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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국회의원들 벌벌 떨게 만들 정책 제시한 청년들

[서평] 청년들이 직접 쓴 희망보고서 '청년을 위한 대한민국은 있다'

등록 2020.01.01 14:22수정 2020.01.01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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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4월 15일 총선을 앞두고 각 정당은 인재영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공관병 갑질로 논란이 된 박찬주 대장을 영입하려다 여론의 된서리를 맞았다. 정의당은 이자스민 전 의원을 영입해 이민자와 이주 아동의 보편적 권리를 위해 일하는 정당으로 포지셔닝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조금 다른 행보를 보였다. 27살의 '청년' 원종건 씨를 영입한 것이다. 상대적으로 지지율이 저조한 20대의 표심을 잡기 위한 노력일 게다. 원씨는 지난해 12월 29일 열린 영입식에서 다음과 같이 포부를 밝혔다.


"국민 입장에서 조금 더 세심하게 배려하면 정치가 많이 바뀔 수 있다."

지난 27일 가결된 공직선거법 개정안은 정치권의 세대교체를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개정안은 만 19살인 선거 연령을 18살로 한 살 내리는 내용을 담았다. 선관위는 유권자가 약 53만 명 정도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선거 지형을 흔들 수도 있는 무시 못 할 숫자다.

20, 30대 청년들이 국회에 진출한다면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다. 최근 출간된 <청년을 위한 대한민국은 있다>가 바로 그것이다. 이 책의 부제는 '2030 청년들의 희망 고문 탈출 안내서'로 미래를 만들어가는 청년 희망 전략을 담았다. 저자들 또한 청년들로 다양하고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한다.

<청년을 위한 대한민국은 있다> 표지 ⓒ 가림출판사

 
저자들이 제시하는 대안 중 하나는 '청년 기본법' 제정이다. 이를 통해 정부의 부처별로 시행 중인 청년 관련 정책을 조정하는 것이다. 또한, 정치 벤처를 활성화해 시민 참여를 촉진하자는 내용도 담았다.
 
"원하는 사람이라면 누구가 쉽게 정치에 참여할 수 있도록 참여 방법을 다양화하여야 한다. 꼭 정당 내에서만, 정부 기관에서 일해야만 정치에 참여하고 정책 개발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일상과 가까이 맞닿아 있는 형태로의 방법이어야 한다."

일상과 가까이 맞닿아 있는 방법이란 IT 솔루션 구축을 기반으로 한다. 즉, 민관 협력으로 시빅 테크(Civic-Tech) 기금을 조성하여 연구 주제를 공모하고, 비용을 지원하여 추진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선정된 주제는 전자정부 내 의사 결정 투표 시스템을 구축하고, 시민들이 전자 투표로 직접적인 의사 결정 구조에 참여하도록 유도한다. 과연 디지털 네이티브다운 발상이다. 저자들은 어쩌면 현역 국회의원들을 벌벌 떨게 만들 정책도 제시한다.

"국회의원, 지자체장, 정부 국가기관의 평가지수를 개발하고 평가 점수를 공개하여 정치 신뢰도를 높인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은 민간, 정부, 시민단체 등 다양한 주체를 포함한 위원회를 구성하여 주체별 평가의 목적과 방법, 평가 기준을 개발하는 것이다. 당연히 모든 과정은 사이트를 통해 공개하여 평가의 절차적 공정성을 확보하고 평가 결과는 시민들이 직접 판단한다.

2017년의 시작과 함께 대한민국을 뒤흔든 혼란과 변화의 바람은 많은 세대에게 정치 관심도를 높이는 계기가 됐다. 10대 청소년부터 중, 장년과 노년층까지 사회 변화의 전면에 나와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단순히 목소리를 내는 데 그치지 않고, 정치에 관심을 이어 나가고, 정책을 개발하고, 실질적인 변화를 끌어내는 등 생산성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 한계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저자들은 '전문 정치인 양성'을 제안한다.

"사회 의사결정구조에 대한 시민 교육을 강화하고, 직업으로의 정치인 교육을 확산한다."

또한, 저자들은 지자체에 설치된 청년 관련 위원회(청년정책위원회, 청년일자리위원회, 청년위원회 등)에 구성원 중 청년 참여 비율을 30%로 확대하자는 제안도 잊지 않았다. 청년 위원회의 청년 비율이 30%도 안 되다니, 이 땅의 청년들이 헬조선을 외칠 만하다.  

<청년을 위한 대한민국은 있다>는 철저히 데이터를 기반으로 쓴 책이다. 전국 17개 시도 18세~39세 남녀 1003명을 설문 조사했다. 40대 중반인 내가 봐도 이들의 상실감이 얼마나 큰지 피부로 느껴질 정도였다.
 

<청년을 위한 대한민국은 있다> 설문 자료 ⓒ 가림출판사

 
이 책의 구성은 청년의 위기, 위기를 만든 문제의 본질 그리고 청년이 희망을 품기 위한 전략으로 나뉘어 있다. 중국, 일본,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청년 정책까지 분석하며, 정치/사회/기술/경제 분야에 명쾌하고 실질적인 정책 제안 및 대안을 제시한다.

오늘 출근길에 보니 벌써 푯말을 든 예비후보가 손을 흔들고 있었다. 그런데 그의 나이가 50살은 넘어 보였다. 원혜영, 백재현, 윤상직 의원 등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는데, 기득권에 안주하려는 그 예비후보가 안쓰럽게 느껴졌다. 퇴근길에 그에게 <청년을 위한 대한민국은 있다>를 선물해야겠다.  
 
"우리가 제안한 청년 정책 프레임 워크의 순서와 접근법 등을 포함해서 청년 정책이, 그리고 미래 대한민국을 위한 대안이 '희망'을 근간으로 논의되고 공론화되기를 바란다. 이 책을 토대로 2020년, 2021년, 그리고 5년 후, 10년 후 지속해서 청년 사회 문제가, 국가가 나아가는 방향이 전혀 다른 양상으로 펼쳐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늦지 않은 미래에, '청년을 위한 대한민국'을 기대해 본다." – 저자 서문 중
 

청년을 위한 대한민국은 있다 - 2030 청년들의 희망 고문 탈출 안내서

정현호, 송보희, 정선호, 옥승철 (지은이),
가림M&B(가림출판사), 2019


#청년 #대한민국 #헬조선 #총선 #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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