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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김현미·유은혜 불출마 못내 아쉬운 이해찬 "후임자 걱정"

"전임자들 뜻 중요, 단수공천 유력"... 윤건영 '꽃길' 힘든 상황서 구로을 공천 주목

등록 2020.01.03 12:39수정 2020.01.03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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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불출마 선언한 현직장관, 그리고 이해찬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3일 오전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현직장관들과 함께 자리에 앉고 있다. 왼쪽부터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경기 고양시정), 이 대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서울 구로구을),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경기 고양시병). ⓒ 남소연


일찌감치 불출마 뜻을 굳힌 박영선(4선, 서울 구로을) 중소기업벤처부 장관과 출마를 저울질하던 김현미(3선, 경기 고양정) 국토부장관, 유은혜 사회부총리겸 교육부장관(재선, 경기 고양병)이 3일 이해찬 당 대표가 있는 자리에서 공식적으로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들은 국회 당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회를 전했다. 이 자리에서 김현미 장관과 유은혜 부총리는 순간순간 울컥하기도 했다. 애당초 함께 하기로 알려진 진영 행정안전부장관은 선거 주무장관 특성상 당 차원의 절차를 밟기보다 추후 개인적으로 뜻을 밝히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찬 "한 석, 한 석이 아쉬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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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컥한 김현미 장관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경기 고양시정)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대표회의실에서 소회를 밝히던 중 울컥하고 있다. ⓒ 남소연

 
세 장관 모두 당선 유력 지역을 갈고 닦아온 베테랑인 만큼, 이해찬 대표는 공개적으로 큰 아쉬움을 표출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당 입장에선 선거 승리가 유력하신 분들이 불출마 하셔서 매우 아쉽다"면서 "한 석, 한 석이 아쉬운데 이렇게 (진영 장관을 포함) 네 분이 그만 두시니 그 자리에 어떤 분으로 대신해야할까 하는 걱정도 많이 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특히 유은혜, 김현미 장관의 출마에 마음이 더 기울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대표실 관계자는 같은 날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기본 자세는 본인에게 맡겨둔다는 것이었다"면서도 "당 대표로선 당에 왔으면 좋겠지만, 본인들이 인사권자인 대통령과 이야기해 자리에 남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세 장관들의 공통 메시지는 '개혁'에 찍혀 있었다. 각각 4차 산업혁명과 대기업-중소기업 상생, 부동산 개혁, 교육 개혁 등 문재인 정부 후반기 주요 개혁 과제들을 맡은 인사들인 만큼, 출마보다 장관 임기를 이어가는 것이 맞다는 판단이라는 것.

박 장관은 "작은 것을 연결해 강한 대한민국으로 만드는 4차 산업 혁명의 선도국가를 만드는 일에 매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 장관은 '부동산 개혁'을 강조했다. 그는 "초강도 부동산 정책을 총선에 앞선 시점에 내놓은 것은 개혁을 멈출 수 없고 전진해야 한다는 의지의 표현이다"라고 말했다. 유 장관 또한 "핵심 인재를 양성해 사람 중심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면서 "1년 3개월 간 시작한 일이 많아 뒤돌아버릴 수가 없었다"고 전했다.

정책 일관성 중요한 교육·부동산... "안정적 내각 뒷받침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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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불출마 선언한 현직장관 박영선-김현미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왼쪽, 서울 구로구을)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경기 고양시정)이 3일 오전 국회에서 21대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기 위해 함께 들어서고 있다. 두 장관과 함께 이날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경기 고양시병)도 총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 남소연


한 중진 의원실 관계자는 같은 날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들의 불출마 선언을 '헌신'으로 해석했다. 그는 "교육과 부동산은 특히 일관된 정책이 중요하다. 두 장관은 최장수 장관이 될 공산이 크다"면서 "개혁 완수를 위해 정치적 헌신을 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들의 후임자다. 이름 난 중진 의원들이 갈아 놓은 텃밭인 만큼, 대놓고 꽃길을 깔아줄 수도, 그렇다고 무작정 신인을 꽂아두기도 애매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당 대표실 관계자는 "당에서 직접 고르기보다, 불출마를 선언한 분들이 '이 정도 사람이면 괜찮다'고 해줘야 한다"면서 "재선, 3선한 분들의 지역구는 전략공천보다 단수공천이 될 확률이 높다. 이런 사람들의 지역구에는 도전자가 별로 없기 때문"이라고 해설했다.

당장 박 장관의 지역구인 구로을에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의 출마설이 돌기도 했지만, 문 대통령 측근이자 청와대 출신 인사를 보내기엔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 당 안팎에서 제기되기도 했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지난 11월 여당 의원들과의 만찬자리에서 "벼슬을 했으면 헌신을 해야지 특혜는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며 청와대 출신 인사들의 '꽃길 바라기'를 사전 차단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편, 중진 국무위원들의 불출마 선언에 더해 윤상직, 여상규, 한선교 등 자유한국당 중진들의 불출마 선언이 잇따르면서 민주당 내 중진들을 향한 불출마 압력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중진 의원실 관계자는 "여성 중진 의원들도 불출마 예외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면서 "정작 아쉬운 것은 야당에서 다선들이 줄줄 불출마를 하는데, 우리 중진은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선 #유은혜 #김현미 #이해찬 #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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