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어지는 강릉시 인사, 김한근 시장 '변칙인사' 이어질까 촉각

김한근 시장 "1년짜리 국장은 일 안한다"며 승진 배제 강조

등록 2020.01.06 15:45수정 2020.01.06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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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근 강릉시장 ⓒ 김남권

 
강릉시 신년 정기인사가 1월 중하순으로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공무원 조직 내에서는 4급(서기관) 승진 인사가 최대 관심사로 회자되고 있다. 취임 후 공무원인사규정보다는 자신만의 인사기준으로 '변칙 인사'를 선호해 온 김한근 강릉시장이 이번에는 어떤 깜짝 결과를 내놓을지에 대한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고 있다.

매년 초 단행하던 강릉시 정기인사가 1월 중하순경으로 미뤄졌다. 강릉시 총무과 관계자는 "구체적인 발표 일자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1월 중하순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또 '이번 인사에 건설교통국장 자리도 포함되느냐'는 질문에는 "아직도 징계 결과가 나오지 않아서 알 수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오는 10일로 예정된 A 전 건설교통국장에 대한 도 징계위원회 결과 마무리 시점과 해외 출장 중인 김 시장의 복귀 시기 등을 고려하면 강릉시 인사 발표 시기는 오는 18일이 가장 유력해 보인다.

이번 인사에서 무엇보다 관심을 끄는 것은 4급 국장급 인사(5급->4급)다. 김 시장은 취임 후 많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4급 승진 필수 조건으로 △ 잔여임기가 1년 초과일 것 △ 읍면 동장 근무자 중 실적을 내는 자 등 2가지를 반드시 적용하겠다고 공언해 왔기 때문이다.

공무원인사규정에 따른 기계적인 승진보다는 일하는 국장을 뽑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승진명부를 배제하고 직렬을 파괴하는 김 시장의 '변칙 인사' 방식에 대해 '결국 입맛에 맞는 인사만 골라 뽑겠다는 것 아니냐'는 내부 불만도 적지 않다.

김 시장은 지난해 6월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통해 "앞으로 자기 희생을 감수하고 읍면동장으로 나가 지역에서 실적을 내는 사람을 대상으로 승진(국장) 시키겠다"고 강조하고 본청 과장급을 대거 읍면동장으로 발령내며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이 때문에 강릉시 내부에서는 김 시장의 '변칙 인사'가 이어질지 초미의 관심 대상이 됐다. 이런 맥락에서 강릉시 신년 인사발령이 늦어진 배경에는 4급 승진 대상자 풀(pool)이 적어 선택의 폭이 제한적이었다는 것도 하나의 요인으로 들 수 있다.


강릉시에 따르면 공로연수, 명예퇴임 등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국장(4급) 1자리와 과장(5급) 11자리가 공석이 됐다. 여기에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 조형물 사업에서 공무상비밀누설죄 혐의로 직위 해제된 국장 자리까지 포함될 경우 국장급은 2자리로 늘어나게 된다.

현재 강릉시에서 공석이 된 4급 자리는 지난해 말 조영화 소장의 공로연수로 비어있는 상하수도사업소장(행정, 복지직)과 직위해제로 공석이 된 건설교통국장(시설직) 두 곳이다. 하지만 승진 대상자 풀이 적다는 게 문제다.

올 초 기준 행정직렬 4급 승진 대상자 명단에는 행정직 손동오 정보산업과장(6월), 김승섭 시민봉사과장(6월)과 복지직 강현숙 생활보장과장(4년7월) 등 3명만 올라있다. 그나마 행정직 2명은 올 6월 공로연수를 떠나게 돼, 결국 김 시장이 제시한 잔여임기 기준 승진 대상자는 한 명만 남게 된다. 게다가 법정 직무대행 중인 건설교통국장 승진 대상인 시설직렬에는 대상자가 한명도 없다.

그러나 인사를 18일로 늦추게 되면, 행정/복지직 최윤순 강동면장(3년), 심교육 회계과장(1년), 배항규 시의회 운영전문위원(6년), 김은희 아동보육과장(2년6월) 4명이 새롭게 명단에 오른다. 또 시설직 역시 서원각 건설과장(1년), 조수현 도시과장(1년)이 나란히 승진 대상자에 포함 돼, 전체 4급 승진대상자는 행정/보건직 7명, 시설직 2명 등 모두 9명으로 늘어난다.

직렬별로 승진대상자를 구분하면 상하수도사업장 7명, 건설교통국장 2명이다.

문제는 김 시장의 기준인 잔여임기다. 전체 승진대상자 9명 중 잔여임기 1년 초과자를 적용하면, 강현숙 과장, 최윤순 면장, 배항규 위원, 김은희 과장 등 4명으로 줄어든다. 그것도 모두 행정/복지직이다. 또 '현직 읍면동장 근무' 조건까지 거르게 되면 최윤순 면장이 유일하게 남는다. 이번 인사에서 최윤순 면장이 상하수도사업소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이유다.

시설직인 건설교통국장 인사는 더욱 고민이다. 서원각, 조수현 과장 모두 잔여임기가 1년 밖에 남지 않아 승진 배제 대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장기간 공석인데다 조 과장이 현재 국장 직무대행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승진 인사에 포함될 것이라는 조심스런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그렇게 될 경우 김 시장은 자신이 정한 인사 원칙을 스스로 무너뜨린 결과를 초래하게 돼 내부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다.

김 시장은 그동안 "1년짜리 국장은 일을 하지 않는다"며 승진 배제 원칙을 강조 해왔다. 실제로 지난 2018년 7월 취임과 동시에 단행한 4급 승진 인사에서, 잔여임기가 1년 남았다는 이유로 승진대상자 명부 1순위에 올라있던 인사를 승진에서 배제했다.

김 시장은 이 문제로 지난해 10월 지방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오는 8일 첫 재판을 앞두고 있다. 그동안 인사 문제로 많은 논란을 자초했던 김 시장이 이번 인사에서는 어떤 선택을 할지 1300여 명의 공무원들의 눈과 귀가 쏠려있는 이유다.
#강릉시 #김한근 #강릉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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