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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 등장한 노회찬의 '불판'... 심상정 "개방형 경선으로 판 갈겠다"

심상정 "비례 선출에 시민 개방형 경선제도 채택"... 당원 70%, 시민 30%로 반영

등록 2020.01.08 12:35수정 2020.01.08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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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으로 국회 교체' 외친 정의당 정의당 심상정 대표를 비롯해 윤소하 원내대표, 김종민 부대표 등이 당원들과 함께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서 열린 '제21대 총선 정의당 비례대표후보 선출 시민선거인단 대국민 제안 기자회견'에서 '투표하면 국회가 바뀐다'라는 내용의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이 자리엔 정의당 박창진 국민의노동조합특별위원장과 이자스민 이주민인권특별위원장도 함께했다. ⓒ 남소연


"고 노회찬 의원은 2004년 총선에서 불판이 다 타면 불판을 갈아야 한다며, 정치권의 50년 썩은 불판을 갈자고 했습니다. 촛불혁명 뒤 첫 총선, 물갈이가 아니라 판갈이를 해야 합니다." (김종민 부대표)

"기득권 정당은 70년 동안 선거 때만 되면 간판을 바꿔 달았고, 국민이 '미워도 다시 한번' 준 기회를 번번이 배신했습니다. 국민을 닮은 국회, 정의당의 대국민 선거인단 제안이 그 시작입니다." (심상정 대표)
 

8일 오전 국회 로텐더홀 계단. 저마다 은색깔 빛나는 업소용 고기 불판을 든 사람 20여 명이 계단 앞에 섰다. 은색 불판 뒤에는 "지금 당장 '16세 선거권', 지금 당장 '이주민 차별금지', 지금 당장 '차별 철폐'" 등 각기 손으로 쓴 피켓이 붙어있었다. 정의당의 '비례대표후보 선출을 위한 시민선거인단 대국민 제안 기자회견'이었다.

정의당은 오는 총선에서 당의 비례로 내세울 비례대표 후보를 당원들이 정하던 기존 관행과는 달리 시민들에게 개방하기로 했다. 이 시민선거인단 명칭은 '판을 가는 사람들'이다. 고 노회찬 원내대표의 과거 발언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여기엔 총선일 기준 만18세 이상(2002년 4월 16일 이전 출생자), 투표권이 있는 국민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당원은 이번 모집 기간(~2020년 1월 31일)에는 참여할 수 없으나, 당권자에겐 이후 자동으로 투표권이 부여된다. 이는 추후 당원 투표와 합산돼 7대 3 비율(당원 70%, 시민 30%)로 비례후보 선출에 반영될 예정이다. 

"정의당은 6만 당원, 300만 지지자와 함께 국회를 바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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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으로 국회 교체' 외친 정의당 정의당 심상정 대표를 비롯해 윤소하 원내대표, 김종민 부대표 등이 당원들과 함께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서 열린 '제21대 총선 정의당 비례대표후보 선출 시민선거인단 대국민 제안 기자회견'에서 '투표하면 국회가 바뀐다'라는 내용의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이 자리엔 고 김용균씨의 친구 이희준(맨 왼쪽)씨도 함께했다. ⓒ 남소연

 
노란 옷을 입고 온 심상정 대표는 이날 "정의당은 진보정당 사상 처음으로 비례대표 후보 선출에서 개방형 경선 제도를 채택했다"며 "이제 본격적으로 시민선거인단 모집을 시작한다, 국민 여러분들께서 적극적인 참여로 이를 껴안아 달라"고 주문했다. "정의당은 6만 당원, 300만 지지자와 함께 국회를 바꿀 것"이라는 예고였다.

발언을 이어받은 김종민 부대표도 "정의당의 개방형 시민선거인단은 용감한 도전"이라며 "대선에서는 시도해본 적이 있지만, 총선에서 정당의 비례대표 후보 선출에 이를 도입한 건 정당사 최초이자 진보정당 역사에서도 최초"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먼저 시민선거인단에 가입한 홍보대사들의 발언도 이어졌다. 산재로 숨진 고 김용균씨의 동료·남양유업 갑질 피해 당사자 및 KTX 해고노동자, 만18세 유권자, 성 소수자·장애인 당사자 등 상징적인 인물들이었다. 이들은 공통으로 "지금의 20대 국회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트남에서 왔다는 웬티하씨는 '지금 당장 <이주민 차별금지>' 피켓을 든 뒤 "위험한 노동 현장, 가정폭력에 노출된 이주민의 삶을 바꿔달라"고 호소했다. "존재조차 무시당하는 이주민의 기본권을 지키려 참여했다"는 얘기다. 성소수자 강동희씨는 "평소 성 소수자임을 숨기고 살아야 했다"며 "이젠 내 손으로 원하는 정치인을 뽑으려 한다"고 말했다.

휠체어를 탄 박명애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는 "저는 올해로 만65세가 됐다, (현행 제도상) 더는 장애인지원 활동보조를 받을 수 없어서 이제 요양원에 넘어가야 할 상황에 놓였다"며 "이 제도가 바뀌길 바라는 마음으로, 국회의원 후보를 뽑아보려 한다"고 말했다.

김대형 남양유업 갑질 피해자(전국대리점살리기협회 사무국장) 등 노동계 인물들은 "고통받는 노동자가 더는 없길 바라는 마음에 함께 참여했다", "비정규직이 없는 세상으로 돌아가길 바란다"라며 선거인단 참여를 촉구했다. 발전소에서 일하다 숨진 고 김용균씨의 비정규직 동료 이희준씨는 '지금 당장 <기업 살인법 제정>, 내 손으로 <노동 안전 국회>'라는 손글씨 피켓을 들었다.

교복을 입고 나온 18세 유권자 신보경씨는 "이번 총선에서 첫 투표권을 가지게 됐다"며 "제 또래 청소년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신씨는 '지금 당장 <청소년 정치참여>, 내 손으로 <청년 국회의원>'이라고 쓴 피켓을 흔들었다.

"시민 참여로 대한민국 정치 업그레이드"... 온라인 또는 전화로 참여

윤소하 원내대표는 이날 '정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헌법 8조가 '정당' 조항, 40조가 국회에 관한 내용이다. 이렇듯 정당 조항을 헌법 가장 앞부분에 배치한 것은 민주주의의 핵심 요체가 정당이라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민들께서 선거인단에 가입해서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사전에 검증하고 선출해달라"라며 "정의당 비례대표 시민선거인단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대한민국 정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켜주시길 간절히 바란다"라고 발언을 마무리했다.

정의당 시민선거인단 모집기간은 오는 1월 말까지다. 전국 시도당 접수나 혹은 온라인 접수(홈페이지 참여 링크 https://pan2020.justice21.org/index.php) 또는 ARS 1800-2120으로 전화해 참여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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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역 출마자들과 함께 '판을 갈자' 외친 심상정 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제21대 총선 서울지역 출마자들과 함께 손 잡고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 남소연

#정의당 #심상정 #노회찬 #비례대표 #시민선거인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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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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