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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승 통로 있는데 '직접 환승' 안 된다고요?

편리한 환승 어려운 부산권의 환승 제도... 언제 바뀔까

등록 2020.01.20 08:57수정 2020.01.20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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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매일 이용하는 교통, 그리고 대중교통에 대한 최신 소식을 전합니다. 가려운 부분은 시원하게 긁어주고, 속터지는 부분은 가차없이 분노하는 칼럼도 써내려갑니다. 교통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전하는 곳, 여기는 '박장식의 환승센터'입니다. [기자말]

동해선 벡스코역의 부산2호선 환승 통로 모습. 요금이 새로 찍히는 개찰구가 있다. ⓒ 박장식

 
환승 통로가 있는데 돈을 다시 내야 하는 환승역이 있다. 교통카드를 사용하면 환승이 된다지만, 깜빡 교통카드를 잊고 나왔다면 꼼짝없이 현금을 다시 내야 하는 역이다. 이런 역이 한 지역 안에만 다섯 곳이나 된다. 이른바 '간접 환승'을 사용하는 동해선과 부산지하철, 부산지하철과 부산김해경전철 이야기다.

부산김해경전철은 개통한 지 9년이 지났고 부산 동해선은 개통 4년째를 맞이함에도 부산 지하철과 직접 환승이 불가능하다. 부산 동해선은 교대역, 벡스코역 등에 지하철 환승 통로가 설치되었으나 환승통로 입구와 출구 사이에 각 운영사의 개찰구가 따로 마련되어 있어 불편을 더한다.

부산권 광역철도의 경우 부산교통공사가 지하철을, 한국철도공사가 동해선을, BGL 주식회사가 부산김해경전철을 각각 운영하고 있다. 수도권에서 서울교통공사, 네오트랜스, 한국철도공사 등 여러 운영사가 광역철도를 운영하는 것과 비슷하지만, 부산권은 수도권이 일회용 교통카드로 현금 승차권을 통일한 것과 차이를 보인다.

부산 지하철은 개통 이래로 현재까지 마그네틱 승차권을 사용하고 있고, 동해선과 부산김해경전철은 RF카드를 활용한 토큰을 사용해 요금을 계산한다. 서로 다른 승차권으로 인해 현금 승차를 하면 새로 요금을 내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운영되는 다른 원인으로는 수익 배분 문제가 꼽힌다. 수도권 통합 요금제는 구간별 운송수익을 버스회사와 철도운영주체 등이 나눠 갖는 구조이지만, 부산지하철과 동해선의 경우 환승에 따른 손실부담금을 부산광역시가 지급한다. 부산김해경전철 역시 부산광역시와 김해시가 공동으로 환승부담금을 지급하고 있다. 

문제는 간접환승이 철도운송사업자 및 관련 기관이 참여하는 연락운송기관협의회의 합의 사항과도 어긋난다는 점이다. 협의회가 2015년 9월 당시 이용객 불편, 현금 승차자의 형평성 문제 등을 들어 간접환승을 운용하지 않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합의에 따라 수도권에서는 미금역, 노량진역 등이 환승 통로를 설치하기도 했다.

부족한 환승 횟수, 호환 어려운 조항
   

부산김해경전철의 모습. 부산김해경전철은 동해선과의 환승이 불가능하다. ⓒ 박장식

   
또 다른 문제도 있다. 부산-김해-양산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광역환승할인제도의 환승 횟수는 두 번으로 제한된다. 동해선과 양산, 김해시내버스와 부산김해경전철은 상호 환승도 불가능하다. 교통카드를 사용하더라도 동해선을 탄 뒤 지하철을 타고 부산김해경전철로 환승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이다.

더욱이 부산광역시는 지난해 7월 시내버스의 준공영제 혁신안을 발표했다. 이 혁신안에는 도시철도망과 중첩되는 버스 노선을 도시철도와 연계되게끔 수정하고 비효율적인 장거리 노선을 줄이는 등 현행 두 번의 환승 횟수로는 시민들이 피해를 볼 수 있는 사항이 포함되어 있다.

특히 부산광역시의 도시권은 더욱 확장될 전망이다. 이미 인적, 물류적 교류가 많은 경남 김해시와 창원시가 상호 간 별도의 환승 체계를 갖췄을 뿐만 아니라, 울산광역시 역시 부산권 광역환승제도 편입이 예상되어 환승 규정을 손보아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실제로 울산광역시는 경북 경주시와 손을 잡고 2021년 동해선 울산 구간 연장개통에 맞춰 부산권 광역환승제도에 편입되는 계획을 세웠다. 실제로 이번 달부터 광역환승제도에 대한 연구용역을 실시했다. 울산시는 예산이 확보되는 대로 부산, 양산, 경주 등 지자체 및 한국철도공사와 협의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광역환승권이 넓어지는 등 성장통을 거쳐 해당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실제로 수도권에서는 개통 당시 수익성 등을 이유로 통합 요금제에 참여하지 않았던 의정부경전철이 개통 후 2년, 용인경전철은 개통 1년 후 수도권 통합 요금에 참여해 환승 할인이 되는 등 개선된 모습을 보였던 전례가 있다.

부산광역시 관계자는 동해선과의 대중교통 환승 시스템에 대해 "해당 환승제도를 임시적 협약으로 구축했는데 동해선을 버스나 지하철처럼 별개의 교통체계로 보고 운영하는 것"이라며 "동해선이 울산까지 연장되어 울산이 현재의 광역환승할인제도에 참여하면 변화 가능성이 있다"라고 답했다.

다만 다른 시 관계자는 부산김해경전철의 환승 방안 개선에 대해 "부산김해경전철에 직접 환승이 가능한 설비를 마련하려면 재정을 투자해야만 한다"면서 "이미 경전철을 대상으로 한 재정보전 금액이 크고 김해시와 시행사, 부산광역시 간의 3자간 협의가 필요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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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도 쓰고, 스포츠와 여행까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러면서도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그리고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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