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수사권 조정은 거대한 사기극"... '검사내전' 김웅 검사 사직

검찰 내부망에 비판 글… "민주화 이후 가장 혐오스러운 음모이자 퇴보"

등록 2020.01.14 15:17수정 2020.01.14 15:56
35
원고료로 응원
 
a

펄럭이는 검찰 깃발 19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1층 유리벽에 펄럭이는 검찰 깃발이 비치고 있다. ⓒ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대검찰청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 대응 업무를 맡았던 김웅(50·사법연수원 29기) 검사가 14일 사의를 표명했다.

김 검사는 이날 오전 검찰 내부통신망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전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을 강도 높게 비판한 뒤 "이 거대한 사기극에 항의하기 위해 사직한다"고 밝혔다.

김 검사는 이번 수사권 조정에 대해 "국민에게는 검찰개혁이라고 속이고 결국 도착한 곳은 중국 공안이자 경찰공화국이다. 철저히 소외된 것은 국민"이라며 "수사권조정안이란 것이 만들어질 때, 그 법안이 만들어질 때, 패스트트랙에 오를 때, 국회를 통과할 때 도대체 국민은 어디에 있었느냐"고 물었다.

김 검사는 "이 법안들은 개혁이 아니다. 민주화 이후 가장 혐오스러운 음모이자 퇴보다", "서민은 불리하고, 국민은 더 불편해지며, 수사기관의 권한은 무한정으로 확대되어 부당하다. 이른바 3불법이다" 등 거센 비판을 쏟아냈다.

'실효적 자치경찰제'와 '사법경찰 분리', '정보경찰 폐지' 등 경찰개혁 작업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데 대해 "혹시 정보경찰의 권력 확대 야욕과 선거에서 경찰의 충성을 맞거래했기 때문은 아니냐. 결국, 목적은 권력 확대와 집권 연장이 아니냐"고 따졌다.

김 검사는 최근 뒤늦게 언급되는 경찰개혁 작업에 대해 "사기죄 전문 검사인 제가 보기에 그것은 말짱 사기"라며 "마지막까지 철저하게 국민을 속이는 오만함과 후안무치에는 경탄하는 바"라고 비꼬았다.

김 검사는 "저는 기쁜 마음으로 떠난다. 살아있는 권력과 맞서 싸워 국민의 훈장을 받은 이때, 자부심을 품고 떠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김 검사는 2018년부터 대검찰청 미래기획·형사정책단장을 맡아 수사권 조정에 대한 검찰 대응 업무를 맡았다. 수사권 조정 법안이 국회 패스트트랙에 올라간 뒤인 지난해 여름 인사에서 법무연수원 교수로 사실상 좌천됐다. 평범한 검사들 생활을 풀어 쓴 책 '검사내전' 저자로도 잘 알려져 있다.

dada@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댓글35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에서 오마이뉴스를 구독하세요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바른 언론 빠른 뉴스' 국내외 취재망을 통해 신속 정확한 기사를 제공하는 국가기간뉴스통신사입니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AD

AD

인기기사

  1. 1 윤석열의 소신과 '임전무퇴'의 끝
  2. 2 서랍 속 방치된 펜, 그냥 버렸다간
  3. 3 "세상은 검사 중심으로 돈다? 어떤 국민이 그걸 위임해줬나"
  4. 4 '심재철 검사 특검' 요구한 심재철, 추미애 향해 "막가파 여왕"
  5. 5 '국정농단' 삼성 이재용 재판에 치료적 사법? 헛웃음 나온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