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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뱅 혜택법' 반대했던 민주당 의원들, '이용우 영입'엔 "..."

"특례법 혜택 받은 기업인사 영입, 좋지 않은 모양새" 비판에 "다른 차원의 문제" 선 긋기

등록 2020.01.14 17:42수정 2020.01.14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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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우 카카오뱅크 공동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 발표행사에서 이해찬 대표의 환영을 받으며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 유성호

 
"정책은 정책이고, 정치 행태는 정치 행태." (민주당 의원 A)

"과거 은산분리 원칙을 훼손하고 재벌과 일부 기업에 특혜를 주는 법안(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에 반대했던 것과, 선거를 앞두고 그 기업 출신 인사를 영입하는 것에 반대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민주당 의원 B)


더불어민주당이 4.15 총선을 앞두고 이용우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를 영입한 데 대해 '인터넷은행 은산분리 완화 등 문재인 정부 정책의 혜택을 받은 기업 대표를 데려온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2018년 9월 인터넷 은행에 한해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지분 보유제한) 규제를 완화한다는 내용의 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을 통과시켜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에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경제 우클릭' 논란을 빚은 바 있다. 국회 표결 당시 반대표·기권표를 던지며 은산분리 완화에 끝까지 반대했던 민주당 의원들조차 지금은 "당시 법안의 문제점과 인재 영입은 별개"라며 선을 그었다.

정부·여당이 주도해 통과시킨 인터넷은행특례법은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을 4%로 제한하던 은산분리 원칙을 인터넷은행에만 34%까지 완화시켜주는 내용이 골자로, 국회 통과 후 2019년부터 적용됐다. 당시는 물론 지금까지 국내 인터넷은행은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전부다. 특례법은 또 자산규모 10조원 이상 대기업(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은 적용 대상에서 배제했지만 정보통신기술(ICT) 자산 비중이 50% 이상인 기업은 예외적으로 허용해 카카오와 KT가 각각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는 길을 터줬다.

정의당 관계자는 14일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법이 통과되던 당시(2018년 9월) KT는 이미 10조 이상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속해 있었고(자산 규모 30조 7천억), 카카오는 진입을 코앞에 두고 있었다(자산 규모 8조 5천억)"라며 "수혜를 준 기업 쪽 인사가 여당 인재로 영입되는 건 썩 좋은 모양새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김은정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간사도 "은산분리 규제 준수는 문재인 대통령 공약이었음에도 불구하고 2018년 인터넷은행법이 제정됐음은 물론, 이후 (카카오뱅크에 대한)대주주 적격성 심사 문제 등에서도 법제처와 금융위의 특혜적 조치가 있었다"면서 "가뜩이나 이 정부 들어 특혜가 이어졌는데 구태여 해당 기업의 관계자가 민주당에 영입됐다는 점에 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카카오는 지난 2019년 5월 IT업계 최초로 자산 10조원 이상 대기업 집단에 포함됐고, 대주주 적격성 심사 논란 끝에 결국 2019년 11월 카카오뱅크의 대주주가 됐다.

은산분리 규제는 집권여당이 되기 전 민주당의 오랜 당론이자 기조이기도 했다.2018년 9월 인터넷특례법 통과 때도 반대표와 기권표를 행사했던 민주당 의원은 20여명에 달했다. 그러나 이들조차 이번 영입에 대해선 별다른 문제 제기를 하지 않고 있다. 특례법 통과를 반대했던 한 의원은 통화에서 "민주당이 그 법 통과에 제일 앞장 섰는데 무슨 할 말이 있겠나"라며 말을 아꼈다.

이 법안에 반대했던 또 다른 의원 역시 "정부의 경제 성적표가 너무 낮게 나오고 있지 않나"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혁신 성장이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기존에 당에서 찾아보기 힘들던 금융 전문가를 영입한 게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특례법 제정에 기권 투표를 했던 또 다른 의원은 "은산분리 규제 완화는 지금도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다. 정책은 정책이고 정치행태는 정치행태(인재영입)"라며 "이번 인재 영입은 참신한 기획"이라고도 평했다. 한 여당 의원실 관계자는 "선거를 앞두고 내부 사안에 대한 문제 제기는 극도로 조심스럽다"고 귀띔했다.

이 공동대표 외에도 삼성경제연구소 출신 스타트업 대표 홍정민씨등 민주당 영입 인재가 친기업 인사에 쏠려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그런 우려가 있다"면서도 "민주당의 인력풀은 이미 노동계나 사회 복지 쪽에 많이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민주당은 지난 12일 이용우 공동대표 영입을 발표했다. 민주당은 이때 "2015년 카카오뱅크 출범과 함께 인터넷전문은행을 시작한 이용우 대표는 출범 2년 만에 카카오뱅크를 흑자로 전환시키고 고객 1천만 명을 돌파하는 첨단 디지털뱅크 시대 신기원을 이룩했다"고 소개했다. 이 공동대표는 "강화해야 할 규제와 철폐해야 할 규제를 구분하는 데서 새로운 혁신의 길을 찾을 수 있다"며 포부를 밝혔다. 카카오뱅크 스톡옵션 52만주를 포기했다고도 했다. 이 공동대표는 지난 13일 카카오뱅크 공동대표직에서 물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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