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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이 쏘아올린 질문 "45세가 청년입니까?"

[정치 잡학다식 1cm] 각당 청년기준 제각각... 민주·한국 45세, 바른미래 39세, 정의 35세

등록 2020.01.21 11:41수정 2020.01.21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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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오는 4월 15일 국회의원 총선거 출마를 준비하는 40세가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이 사람은 청년일까요, 아닐까요?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민주평화당에서는 청년입니다. 그런데 정의당, 바른미래당, 새로운보수당에서는 청년이 아닙니다. 각 정당이 규정하는 '청년'의 연령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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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총선 비례대표 선출방침 밝힌 심상정 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상무위원회를 주재하고, 정의당의 제21대 총선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 선출방침 관련 전국위원회 결정사항을 발표하는 모습. ⓒ 남소연


20일 오전 심상정 대표는 정의당 상무위원회에서 '청년할당제' 확정 소식을 알렸습니다.

"(정의당은) 청년정치 플랫폼돼서 과감한 세대교체를 해나갈 것이다. 총선 비례대표 1, 2, 11, 12번 등 35세 이하 청년에게 당선권 5석을 배정하겠다. 정의당은 이번 총선 거치면서 35세 국회의원을 가장 많이 보유한 정당이 될 것이다."

이어 민주당과 한국당을 겨냥한 발언도 덧붙였습니다.

"다른 당들은 자의적으로 만 45세를 청년으로 이야기하는데, 만 45세를 정치에서 소외된 청년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어디 있나? (만 45세는) 왕성한 정치참여 집단이다. 정치에서 배제되는 세대는 2030이고, 그들을 가장 적극적으로 대변하는 세대가 35세라고 생각한다. 다른 당들이 말하는 45세를 청년 기준으로 한다면, 정의당은 (청년이) 절반이 넘을 수도 있다."

고무줄 같은 청년의 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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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살부터 청년입니까. ⓒ pxhere


그렇다면 '청년'의 나이는 몇 세일까요?

먼저, 법령부터 살펴보죠. 대한민국의 수많은 법 중에서 '청년'을 다루는 법안은 대표적으로 네 가지가 있습니다. 청년기본법, 그리고 청년고용촉진특별법(청년고용법), 중소기업창업지원법(중소기업창업법), 중소기업인력지원특별법(중소기업인력법)입니다.

청년기본법은 "19세부터 34세 이하인 사람"을, 청년고용법은 대통령령으로 "15세 이상 29세 이하인 사람"을 청년으로 봅니다(단, 공공기관과 지방공기업이 청년 미취업자를 고용할 경우 15세 이상 34세 이하인 사람). 중소기업창업법은 (예비)청년창업자를 39세 이하로 규정합니다. 중소기업인력법 속 청년은 어떨까요. 이 법은 중소기업 청년근로자를 15세 이상 34세 이하인 근로자로 판단합니다. 

통계청이 규정한 청년의 연령대는 또 다릅니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고용률이나 실업률 자료를 보면 그들이 규정하는 청년은 15세부터 29세까지입니다.

민주당-한국당은 45세... 정의당은 35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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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영입인재 2호'인 원종건씨가 2019년 12월 29일 국회에서 하트를 만들며 기념촬영하고 있는 모습. 그는 민주당 영입인재 중 유일한 20대다. ⓒ 연합뉴스


정당은 어떨까요? 민주당은 청년후보자를 "만 45세 이하"로 정해놨습니다. 또한 청년당원의 나이대도 "만 45세 이하"고요. 한국당의 청년은 "만 45세 미만"인 사람입니다. 청년최고위원을 선출할 때도, 청년위원회를 구성할 때도 "만 45세 미만"을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민주평화당 역시 청년을 "만 45세 이하"로 규정해놨습니다.

청년의 나이를 30대로 설정해놓은 정당은 정의당, 바른미래당, 새로운보수당입니다. 정의당은 "35세"를 기준으로 잡았습니다. 바른미래당은 당헌에 "만 39세 이하를 청년이라고 한다"라고 적어놨습니다. 새로운보수당 청년의 연령 범위는 만 39세 이하입니다.

총선을 앞둔 청년 인재영입도 이 기준에 따른다고 볼 수 있습니다. 민주당은 21일 현재까지 11명의 영입인사를 발표했습니다. 그중 만 45세 이하는 8명[최혜영(41), 원종건(27), 오영환(32), 홍정민(42), 이소영(35), 최지은(40), 이탄희(42), 최기일(38)]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정의당의 청년 기준을 적용하면 그 수는 3명으로 줄어듭니다.

한국당도 비슷합니다. 한국당 인재영입 1호부터 6호 중에 당 기준을 적용하면 청년은 4명[김은희(29), 지성호(39), 남영호(42), 김병민(37)]이지만, 기준을 '35세'로 조정하면 단 1명만 청년이 됩니다. 

민주당과 한국당은 공천과정에서 청년후보자에게 각각 최대 25%와 최대 50%의 가산점을 주기로 결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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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0년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체육계 성폭력 실태를 고발한 김은희 고양테니스아카데미 코치를 소개하며 꽃다발과 '희망'이라고 적힌 쿠션을 선물하고 있다. ⓒ 유성호

  
"국회는 지나친 세대불균형에 빠져 있다"

정의당은 왜 '35세'를 청년의 기준으로 정했을까요? 강민진 대변인은 '상식'을 언급했습니다. 강 대변인은 20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국민의 눈높이, 일반적 인식에서 청년이라 하면 2030을 말한다"라며 "굳이 35세인 이유는 국회의원 임기 4년이 지나도 여전히 30대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지금 국회는 지나친 세대불균형에 빠져 있다"라며 "정치 영역에서 청년은 소수자다, 국회가 국민을 닮은 입법기관이 되려면 더 많은 청년이 국회에 입성해야 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다른 당은 어떨까요? 김해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현재 정치권이 고령화돼서 청년을 규정하는 연령대가 높다, 40대도 젊은 정치인에 속한다"라면서도 "민주당도 당헌당규에 명시된 청년당원 기준을 낮출 필요가 있다, 당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의원은 예전부터 2030의 국회 진출을 주창해왔습니다. 그는 지난해 10월 민주당 최고위에서 "총선에서의 비례대표 의원 의석을 20, 30대 세대 인사들로 최소 30% 이상 채우자"라고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덧글. 그런데 말입니다.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올해 총선부터 만 18세 이상이면 누구나 투표할 수 있지만, 국회의원 피선거권은 25세부터입니다.(대통령은 40세 이상이어야 출마 가능)

더욱 놀라운 것은 국회의원 피선거권 나이 규정 '25세'가 1948년 국회의원선거법서부터 현재까지 72년간 이어져왔다는 사실입니다. 취재과정에서 강민진 정의당 대변인에게 '총선에 출마하느냐'고 물었습니다. 돌아온 대답은 "나이가 안 돼서 못 나간다"였습니다. 그는 "현행법상 20대의 절반은 자신들의 대표자를 가질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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