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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에 대한 유시민의 예언, 놀라울 정도

[게릴라칼럼] 그의 '새정치'는 과연 무엇일까

등록 2020.01.21 09:30수정 2020.01.21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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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 복귀를 선언한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이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 마중나온 지지자들을 향해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 남소연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님께서 2012년 대선, 2013년 보궐선거, 2014년 지방선거,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까지 참 많은 선거를 꾸준하게 치러오셨습니다, 지난 8년간. 그러면서 사실상 안철수의 생각이 무엇인지 많은 국민들이 궁금해 했었고요."

지난 17일 YTN <더뉴스-청년정치>에 출연한 장경태 민주당 전국청년위원회 위원장의 말이다. 장 위원장은 "또다시 선거철만 되면 많은 분들이 날아온다"라며 "그 날아오는 안철수의 '새정치'가 '안철새 정치'가 아닌지 이 부분에 대해서 조금 우려가 든다"고 전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이후 국민의당과 바른미래당으로 당적을 옮긴 안 전 대표의 정치 여정을 '안철새 정치'란 독한 표현으로 비꼰 셈이다. 함께 출연한 김민수 자유한국당 대한민국 청년팀 공동대표 또한 보수대통합과 관련해 "(안 전 대표와) 자유한국당과 가고자 하는 길이나 색은 다를지 몰라도 큰 대의적인 차원에서 느슨한 연대라도 맺지 않을까라고 미루어 짐작한다"며 이렇게 평했다.

"한국당의 한 사람으로서 한국당과 안철수 대표가 색이 잘 조화롭게 섞이느냐를 따진다고 보면 저는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이리 섞어보고 저리 섞어봐도 잘 섞이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색깔도 다르다. 잘 섞이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한국당이 현 정권과 여당의 독주를 막기 위해 안 전 대표에게 "통합을 하자고 읍소하고"있다는 설명이었다. 철새 정치인이거나 보수대통합을 위한 색(깔)다른 파트너이거나. 여당과 제1야당의 청년 정치인의 평가는 이렇게 흥미로운 지점으로 엇갈리고 있었다.

19일 귀국한 안 전 대표는 인천공항 기자회견에서 "실용적 중도정치 실현할 정당을 만들 것"이라고 천명했다.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보수대통합의 전초기지인 혁신통합추진위원회에 대해서는 "관심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렇게 정치 일선에 복귀한 안 전 대표. 꽤 화려한 복귀였지만, '보수대통합'에 대한 그의 확고한 선긋기는 단 하루 만에 오리무중으로 빠진 듯싶다. 20일 국립현충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나눈 모호한 말 때문이었다.

그의 속내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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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 복귀를 선언한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이 기자들에 둘러싸여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남소연

 
"제가 절박하게 지켜본 대한민국이 나아가는 걸 보고 국민 여러분에게 뜻을 구하겠다."

20일 <중앙일보>가 <"보수통합 관심 없다"→"국민 뜻에"··· 하루만에 말 바뀐 안철수>란 기사에서 전한 안 전 대표의 '워딩'이다. 이날 <중앙일보>는 현충원을 방문한 안 전 대표가 혁신통합추진위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위와 같이 답하며 "선거 자체에 대한 깊은 고민이 제 머릿속에 아직 없다"며 위와 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해당 발언이 "경우에 따라 보수통합 참여 가능성을 열어놓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며 아래와 같이 풀이했다.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안 전 대표의 입장이 미묘하게 바뀐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정치권에서는 안 전 대표 측이 정치적 주가를 높일 수 있는 '통합 합류', '총선 출마' 카드를 단박에 봉쇄한 걸 자충수로 자체 판단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올해 들어 수차례 직간접적인 메시지를 냈던 안 전 대표가 실제로 귀국 기자회견처럼 보수대통합에 대해 잘라 말한 경우는 없었다. 하지만 채 하루가 지나지 않아 말을 바꾸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또 다른 구설을 자처한 셈이 됐다.

안 전 대표의 이러한 모호한 발언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보수대통합의 당사자들이 적극적인 구애를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안 전 대표 귀국 일주일 전인 14일 황교안 대표는 안 전 대표를 향해 "오셔서 우리 자유 우파의 대통합에 역할을 해주셨으면 대단히 고맙겠습니다"라며 손을 내밀어 관심을 모은 바 있다.

20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박형준 혁신통합추진위원장 역시 "총선까지 시간 있기 때문에 가능성 닫힌 건 아니다"라며 안 전 대표를 포함한 보수대통합의 가능성을 열어놨다. 다만, 기존 안철수의 '새정치'도 중요하지만 1991년 YS의 3당 합당과 같은 "극단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주문을 곁들였다.

"마치 30년 전에 YS가 그 3당 통합을 하면서 했던 결단 그런 것들을 통해서 본인의 정치적 가능성도 살리고 또 정권심판을 바라는 많은 국민들의 여망도 받드는 것이 필요할 때가 아닌가, 좀 특별한 전략이 필요하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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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안철수, 넙죽 '큰절'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이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 마중나온 지지자들을 향해 큰절 하고 있다. ⓒ 남소연

 
무엇으로 감동을 줄 것인가

"무엇보다 큰 기대와 과분한 사랑을 보내주신 국민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점,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 영호남 화합과 국민통합이 필요하다는 신념으로 바른미래당을 만들었지만, 합당과정에서 국민의당을 지지해주셨던 분들의 마음을 충분히 다 헤아리지 못했습니다. 무척 서운하셨을 것입니다. 늦었지만 죄송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바른미래당이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것 역시 제 책임입니다."

'철새정치인'이란 비판을 의식해서였을까. 안 전 대표는 20일 내놓은 장문의 대국민 메시지를 자기성찰로 시작했다. 복귀 첫 일정으로 국민의당의 텃밭이었던 호남(광주)를 방문한 것과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었다.

안 전 대표는 현 정부 여당과 보수야당을 동시에 비판하며 '독자 노선', '중도 노선'을 강조했다. "정부여당은 진영논리의 구태정치에서 벗어나야 합니다"라며 정부여당에 더 많은 회초리를 들었지만, 진보와 보수, 양 진영을 구태와 무능으로 몰아간 셈이었다. 아래와 같은 문장이 대표적이다.

"지금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문제의 기저에는 현 정권의 진영논리에 입각한 배제의 정치, 그리고 과거 지향적이며 무능한 국정운영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 반대편에는 스스로 혁신하지 못하며 반사이익에만 의존하려는 야당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가 바뀌지 않는다면 우리에게 내일이 없습니다."

이어 안 전 대표는 향후 목표로 ▲ 현 정부의 잘못된 정책과 국정운영 폭주 저지 ▲ 공정하고 안전한 사회 건설 ▲ 역동적인 시장 경제 건설 ▲ 실용적 중도정치 실현하는 정당 건설 등을 내세웠다. 하루가 멀다 하고 정치 토크쇼에 출연한 정치인과 정치평론가들로부터 "아직도 안철수의 새정치가 무언지 모르겠다"는 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안 전 대표의 이러한 '새정치'론을 국민들은 얼마나 새롭고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안 전 대표에 대한 평가처럼, "사람 쉽게 안 변한다". 귀국 전후 내놓은 안 전 대표의 메시지를 살펴보면, 안타깝게도 '정치혐오'를 부추기는 듯한 안 전 대표의 '반정치 정서'는 더욱 심화된 듯 보인다. 보수대통합에 대해 "국민의 뜻"을 내세우며 말을 바꾼 데서도 알 수 있듯, '정치공학적' 사고 역시 더 깊어진 듯하다.

과연 안 전 대표는 국민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선택지를 갖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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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영화 기자, 오늘은 프리랜서 글쟁이. 살다보니 시나리오 쓰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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