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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흔들렸어, 어쩔"... 이명박 추격기 시즌2 안 하냐고요?

[영화 '삽질' 전국투어-마지막 회] 이제 4월 총선 심판 기획합니다

등록 2020.01.28 13:51수정 2020.01.28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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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삽질' 관객과의 대화 때 징검다리 공동체 회원들이 미리 준비해 온 삽 조형물을 들고 김병기 감독과 김종술 기자가 사진을 찍었다. ⓒ 오마이뉴스

 
"<삽질 2>는 언제 나오나요?"

영화 <삽질> 관객과의 대화 때 나온 '단골 질문' 중의 하나는 차기작에 대한 기대감이었습니다. 한편으로는 반가웠지만, 후속작 제작에 돌입할 정도의 흥행 성적은 아니었습니다. 또 아직 끝나지 않은 '4대강 삽질'에 대한 갑갑함의 표현일 수도 있기에 즉답을 할 수 없었습니다.

"<삽질> 관객 수는 1만5천여 명입니다. 오마이뉴스의 첫 다큐 영화에 대한 과분한 성원입니다. 하지만 10만 명 이상의 관객이 보아야만 삽질의 책임을 묻자는 여론이 확산될 수 있습니다. 그래야만 저는 오마이뉴스에 <삽질 2>를 만들자는 이야기를 꺼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이 <삽질>에 대해 입소문을 내주셔서 <삽질 2>를 만들어 주십시오."

작년 11월 14일 영화 <삽질>을 개봉한 뒤 전국 영화관을 돌면서 많은 박수를 받았습니다. 대학 강의실과 복지센터 등에서 영화를 본 관객들과도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반갑게 맞아준 분들과 공동체 상영을 주관해주신 환경사회단체, 노조, 생협, 종교계 인사들에게 고개 숙여 고맙다는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응원 캘리] "너무 필 받았어"

창의적인 응원 메시지도 받았습니다. 이철수 판화가는 영화관에서 '삽질'을 보면서 핸드폰으로 영상을 찍어 그 장면으로 '나뭇잎 편지'를 제작해 많은 분들에게 이메일을 보내주셨습니다. 캘리그래피스트 강숙 작가도 아래와 같은 멋진 글씨를 선물로 주셨습니다.
 

ⓒ 이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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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그래피스트 강숙 작가가 페이스북에 올린 캐리 갈무리 ⓒ 강숙

 
강숙 작가는 검은 삽으로 모래를 파내는 4대강 삽질을 형상화한 글씨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아래와 같은 인상평을 남겼습니다.

"너무 필 받았어. 과해. 마음 흔들렸어. 어쩔... 영화보고 너무 화가 나서..."


작년 12월 23일 거창 씨네클럽이 주관한 관객과의 대화 때 만난 일산당 유성준 선생도 "인간의 자연환경 훼손에 대한 경고 메시지이며 금권정치와 결탁한 하수인들과 배후인물을 비판하는 내용"이라면서 "2년 전에 삽질 영화를 예고하고 쓴 것 같은 글씨"를 보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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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당 유성준 선생이 보내주신 캘리 ⓒ 유성준

 
유 선생은 해바라기의 '모두가 사랑이에요'를 개사한 노래 '삽질'도 만들었다면서 가사를 보내주시기도 했습니다.

"모두가 삽질이에요/따뜻한 삽질과도 이별/수많은 삽질과도 이별이지요/이별이지요//어깨가 뻐근해지고/손이 아파오네요/이것이 삽질이란 걸/난 알아요//삽질하는 사람도 많구요/삽질해준 사람도 많았어요/모두가 삽질이에요//어깨가 넓어지고/뻐근한 것 같아요/이것이 삽질이란 걸/난 알아요"

관객과의 대화 때 만난 한 지인은 단톡방에 빈센트 반 고흐의 '삽질하는 두 남자'를 올렸습니다. 그림을 보면서 하루에도 2~3회씩 행사를 치렀던 저와 김종술 기자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저는 그 그림을 페이스북에 퍼나르면서 "이명박의 가짜 삽질이 아니라 관객들과 만나면서 4대강 재자연화를 위한 '진짜 삽질'을 하겠다"는 각오를 남겼습니다.  

[응원 영상] "올해 본 다큐 중 최고"

제가 틈틈이 핸드폰 영상으로 기록한 관객 반응도 고마웠습니다. 고려대학교 강수돌 교수는 "자본과 생명의 싸움을 다룬 삽질 영화는 국민 3천만 명 이상 봐야 한다"라면서 "우리 삶을 되돌아보고 토론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효림 스님은 "밀도가 있고, 짜임새도 갖췄다"면서 "올해 본 다큐 중 최고"라고 격찬해주셨습니다.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는 "영화를 보는 내내 답답하고 부끄러웠다"는 소회를 밝히셨습니다. 부산에서 공동체 상영을 주관해주신 김수영 뉴본여성의원 원장은 "삽질 영화 10만 돌파를 위해 다 같이 꼭 봐 달라"고 격려해주셨고, 백은종 <서울의 소리> 대표도 "이런 기록을 꼭 보고 잊지 말아야 한다"고 응원해주셨습니다.

지난해 마지막 날인 12월 31일에는 김종률 금강유역환경청장이 송년회를 겸해 환경청 대강당에서 공동체 상영을 했습니다. 환경부 산하 기관이 처음으로 주관한 자리였기에 의미가 남달랐습니다. 저는 이 자리에서 "금강의 생태환경을 보존하려고 노력하는 여러분들의 목표와 <삽질>의 제작 목표는 같다"면서 "우리는 '동지'"라는 인사말을 했습니다.

김 청장은 "금강은 아름다운 비단결 같은 강인데 4대강사업으로 큰빗이끼벌레와 '녹조라떼'가 생기는 강이라는 오명을 얻었다"라면서 "안타깝고 슬프지만 다시는 4대강사업과 같은 일이 되풀이 되지 않아야 한다는 각오로 영화를 봤는데,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보존하려면 온 국민이 보아야 할 영화"라고 화답해 주셨습니다.
 

"이런 기록 꼭 보고 잊지 말아야 한다" 관객들의 말말말 ⓒ 김병기

 
[영광] 4대강 저항자와 <삽질> 후원자들의 몫입니다

저는 지난 두달여 동안 '펜'과 '영상'뿐만이 아니라 입으로 기록을 이어갔습니다. 무려 20여 매체와 인터뷰했습니다. 'KBS 아침이 좋다' 등 TV 생중계와 '김어준의 뉴스공장' 등 라디오 생중계에 나갔고, 각종 매체에 얼굴을 내밀었습니다. 여러 팟캐스트에도 출연했고, 여의도 검찰개혁 촛불집회에서 마이크를 잡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영광은 저 혼자만의 것은 아닙니다. 정재홍 MBC PD수첩 작가는 12년 동안의 거친 취재 기록을 러닝타임 94분으로 압축한 각본을 써주셨습니다. '4대강 부역자와 저항자들' 미니다큐 5편을 연출한 안정호 기자는 사실상 저를 대신해 감독 역할을 해 줬습니다. 투자배급사인 엣나인 필름 정상진 대표는 <삽질>이 관객과 만날 수 있도록 지원해주셨습니다.

영화 제작을 제안한 이선필 기자는 다른 기사를 쓰면서 시간을 쪼개 PD 역할을 전담했습니다. 4대강 부역자들을 추격하면서 카메라를 놓지 않았던 안민식 기자와 조민웅 기자의 역할도 큽니다. 김혜주 기자는 자막과 영상을 편집하면서 영화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그 외 사진팀, 편집부, 디자인팀 등 <오마이뉴스>의 모든 부서가 협업을 했습니다.

'금강의 요정'으로 불리는 김종술 기자와 '낙동강 지킴이'인 정수근 기자, 4대강 백서 작업을 하는 이철재 기자 등 '4대강 독립군'이 없었다면 오마이뉴스는 이 영화를 세상에 쏘아 올릴 수 없었습니다. 이들은 10년 동안 현장을 지켰고, 매년 현장 탐사 보도를 했습니다. 영화를 위해 드론 촬영도 해줬고, 영화에 직접 출연했습니다.

영화 엔딩크레디트에 이름을 올린 3000여 명의 후원자도 계십니다. 2018년 4대강 미니다큐를 만들 때 아낌없이 도움을 주신 분들입니다. 오마이뉴스에 매년 1만 원 이상을 후원해주시는 10만인클럽 회원 여러분들의 응원과 기대도 <삽질> 제작진이 지치지 않고 작품을 완성시키는 데 큰 힘이 되었습니다.

이들은 지난 10여년 동안 4대강사업에 맞섰던 수많은 '4대강 저항자'들과 함께 <삽질>의 공동 제작자입니다. 지난해 11월 14일 개봉해서 <삽질>이 누린 영광은 오롯이 이분들의 몫입니다(☞ 유튜브 영상 보기 https://youtu.be/E7aAswaPZ38).
 

[기록은 계속된다] 4월 총선, <삽질> 보고 심판하자

저는 관객과의 대화 때 이 말을 빼놓지 않았습니다.

"기록하지 않으면 기억할 수 없고, 기억하지 않으면 책임을 물을 수 없으며 책임을 묻지 않는다면 아직도 끝나지 않는 4대강 삽질을 중단시킬 수 없습니다. 제2, 제3의 삽질을 막을 수 없습니다."

아직 10만 명에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저희에게는 1만 5천여 명의 관객이 있습니다. 환경시민단체와 노조, 생협, 종교계 등에서 영화관을 대관해서 본 관객들은 이 수치에 포함되지만, 공동체 상영으로 영화를 본 관객 수는 집계되지 않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공동체 상영과 단체 관람을 통해 영화를 보신 분만해도 5600여 명에 달합니다.

경자년 신년 초에 공동체 상영의 시작은 강우일 주교(천주교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장)가 열었습니다. 생태환경위원회는 1월 4일부터 6일까지 제주에서 4번에 걸쳐 공동체 상영을 진행했습니다. 7일 만난 강 주교는 <삽질>을 보면서 심판하지 못한 흑역사는 반복된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합니다. 
 

강우일 주교 영화 <삽질>을 말하다 ⓒ 김병기


영화 <삽질>은 지금까지 심판의 분위기를 불러일으키는 데 역부족이었지만, 마침 4월 심판의 달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MB 4대강 부역자'도 출마합니다. '4대강 사업으로 강을 살렸다'는 궤변을 늘어놓던 자들입니다. 지금도 강의 원상회복에 훼방을 놓는 자들도 있습니다. 이들을 심판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4대강 삽질로부터 한 줄 교훈도 얻지 못합니다.

그래서입니다. 저는 환경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아래와 같은 제목으로 4월 총선 심판을 위한 공동 기획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삽질> 보고, 심판하자'(가칭)

이 기획을 통해 4대강 부역자들을 심판대에 올리겠습니다. 아직도 매년 수천억 원의 세금을 쏟아부으며 강을 죽이는 현장을 탐사보도하고, 대안을 제시하겠습니다. 댐 때문에 죽어간 강을 되살리는 외국 사례도 소개하겠습니다.

지금도 <삽질2>를 제작하기 위한 취재는 계속됩니다. 4대강이 다시 흐를 때까지 멈추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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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삽질> 공동체 상영 방법 ⓒ 오마이뉴스

 
덧붙이는 글 <삽질>은 이번 설 연휴 때 각 방송국이 내놓는 특선영화로는 선정되지 못했지만, 안방에서 IPTV로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유튜브에도 올라가 있습니다. 2월 공동체 상영과 단체관람을 원하시는 단체나 개인은 (주) 엣나인필름(070-7017-3319)으로 연락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삽질 #4대강 #다큐멘터리 #총선 #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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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사람에 관심이 많은 오마이뉴스 기자입니다. 10만인클럽에 가입해서 응원해주세요^^ http://omn.kr/acj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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