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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민합작의 폐정개혁 기관 집강소

[김삼웅의 ‘동학혁명과 김개남장군‘ / 50회] 동학농민군의 자치기관인가, 관민합의에 의한 합작기관인가

등록 2020.01.30 17:36수정 2020.01.30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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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토현 갑오동학혁명기념탑 우측 부조. ⓒ 안병기

동학농민군은 신바람이 났다.

비록 전주성에서 철수하면서 한때 패배의식에 빠지기도 했지만 각각 연고지를 중심으로 집강소 운영에 참여하면서 신바람이 났다.

"농민군들은 무기를 돌려주고 때로 수십 명, 때로는 수백 명 씩 무리를 지어 각기 흩어졌다. 그러나 이들은 흩어질 적에도 온통 승리감으로 기세가 높았지 결코 패배하여 잔병(殘兵)으로 고향에 기어드는 모습이 아니었다. 앞에서는 칼춤을 추며 대열을 이끌었고 뒤에서는 농민군들이 검가(劍歌)를 부르며 뒤따르고 있었다." (주석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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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깃발과 당시 집강소 간판 당시 동학 깃발과 집강소 현판 ⓒ 고광춘

 
검가(劍歌)

청의장삼(靑衣長衫) 용호장(龍虎將)이 여차여차(如次如次) 우여차(又如次)라
시호(時好) 시호 이내 시호 부재래지시호(不再來之時好)로다
만세일지(萬世一至) 장부(壯夫)로서 5만년지시호(五萬年之時好)로다
용천검(龍泉劍) 드는 칼 아니쓰고 어이하랴
무수장삼(舞袖長衫) 떨쳐입고 이 칼 저 칼 넌짓 들어
호호막막(浩浩漠漠) 넓은 천지 일신(一身)을 비껴서서
칼 노래 한 곡조로 시호 시호 불러내니
용천검 날랜 칼은 일월을 희롱한다
계운(桂雲)은 무수장삼 우주를 덮었어라
자고병장 어디있나 장부당전(丈夫當前) 무장사(無壯士)라
좋을시고 좋을시고 이내 시호 좋을시고
태평가를 불러내어 시호 시호 득의(得意)로다
왈이(曰爾) 동방 제자들아 너도 득의 나도 득의
우리집도 득의로다. (주석 6)

  

관군에 맞서 싸우고 있는 동학농민군들. 황룡전적지 기념탑에 새겨진 부조물이다. ⓒ 이돈삼

 
호남의 각 군현에 설치된 집강소는 '관민합작'의 성격을 띠고 있었다. 집강소가 순전히 동학농민군의 자치기관인가, 관민합의에 의한 합작기관인가는 논란의 여지가 없지 않다.

① 집강소설치와 관련하여 5월 7일 '전주화약'에서 전라관찰사와 농민군이 합의한 것은 동학농민군이 전주를 관군에 내어주고 자진 해산하여 각각 자기의 출신지역에 돌아가는 대신 동학농민군은 '면리집강(面里執綱)'을 임명하여 관변측이 폐정개혁을 단행하는 것을 지켜보기로 한 것인데,

② 5월 8일부터 동학농민군은 귀향하자 무기를 풀고 농민군을 해산한 것이 아니라 무장한 채 농민군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제1차 농민전쟁 때의 농민군의 '군(郡)' 수준의 '집강' 임명의 예에 따라 전라도의 다수 지역에 '군집강소'를 설치했으며,

③ 농민군측과 양반관료 사이의 대립과 투쟁이 격화되고 첨예화되자 6월에 전라감영에 초청하여 관민상화지책을 의논한 결과 농민군 측의 제의에 따라 이미 다수 설치된 '군집강소'를 사후적으로 추인하여 합법화시켜주고 도내 행정의 질서를 수립하는데 동학농민군의 협력을 얻으려고 했다는 사실이다. (주석 7)


동학농민군 측에서 제안하여 설치한 것을 정부에서 동학농민군의 협력을 얻고자 사후적으로 추인했다는 주장에 설득력이 따른다.


주석
5> 이이화, 앞의 책, 340쪽.
6> 오지영, 앞의 책, 『동학사』
7> 신용하, 앞의 책, 183쪽.

 
덧붙이는 글 [김삼웅의 ‘동학혁명과 김개남장군‘]은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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