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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에만 5골 기록한 맨유, 너무 쉬웠던 트랜미어전

[잉글리시 FA컵 4라운드] 맨유, 트랜미어에 6-0 대승

20.01.27 09:35최종업데이트20.01.27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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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가 3부리그(리그 1) 소속의 트랜미어 로버스였지만 맨체스터 유니이티드(맨유) 입장에선 만만하게 볼 수만 없었다. 그럴만한 것이 과거 MK돈스나 캠브릿지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발목을 잡혔던 사례가 있었던 데다, 최근들어 들쭉날쭉한 경기내용 역시 우려를 낳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전력차는 무시할 수 없었다. 맨유는 27일 자정(한국시각) 열린 트랜미어 로버스와의 2019~2020 잉글리시 FA컵 4라운드(32강전) 경기에서 전반전에만 5골을 몰아치는 압도적인 공세 속에 6-0의 대승을 거두고 16강에 진출했다.

의미 있었던 5골... 그 와중에 터진 린가드의 득점

이날 맨유는 해리 매과이어, 필 존스, 빅토르 린델로프를 위시로 한 3-4-1-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와 초반부터 경기를 주도했다. 그럴 수 있었던 데에는 트랜미어의 느슨한 압박도 어느 정도 영향을 줬다. 

결과적으로 이는 이른시간에 기선제압을 하는 데 주효했다. 맨유는 전반 10분 해리 매과이어의 득점을 시작으로 6분 동안 3골을 넣으며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이후 전반 41분 필 존스, 전반 45분에는 앙토니 마시알의 득점까지 터진 맨유는 전반전을 5-0으로 마쳤다. 

5골이 모두 의미 있었다. 해리 매과이어와 디오고 달롯은 맨유 데뷔골을 터뜨렸으며 필 존스는 2014년 3월 이후 5년 10개월 만에 득점을 기록했다. 아울러 마시알은 맨유 유니폼을 입고 출전한 200번째 경기에서 득점을 기록하는 등 5골 모두 의미를 부여하기에 충분했다.

그 중에서 또 한 명의 선수가 득점을 터뜨렸는데, 바로 애증의 인물 제시 린가드였다. 지난 한 해 동안 공식경기에서 단 1골에 그치는 등 부진한 경기력으로 팬들의 비난을 받았던 린가드는 경기 외적으로도 많은 논란을 낳아 이적설까지 불거지기도 했다. 

린가드가 지난해 공식경기에서 득점을 기록한 경기는 지난해 11월 열린 아스타나와의 유로파 리그경기가 유일할 정도. 린가드는 경기력이 저하됨과 동시에 경기 외적인 문제까지 겹치며 슬럼프에 빠지고 말았다. 무엇보다 더 충격인 것은 2018년 12월 23일 열린 카디프 시티와의 경기에서(솔샤르 감독 데뷔전) 득점을 터뜨린 이후 1년이 넘도록 리그에선 득점을 기록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신예 그린우드가 치고 올라오고 다니엘 제임스, 후안 마타 등이 활약하며 존재감이 흐려진 린가드는 트랜미어와의 경기에서 선발로 출전했다. 상대적으로 전력이 떨어지는 팀과의 경기에 선발출전한 린가드는 오랜만에 득점을 기록했다.

2-0으로 앞서던 전반 16분 페널티박스 바깥쪽에서 기회를 잡은 린가드는 오른발로 감아차는 슈팅을 시도했고 이 슈팅이 그대로 득점으로 이어지면서 올시즌 2번째 골을 기록했다. 아울러 이 득점은 잉글랜드 무대(리그, 컵 대회)에서 366일만에 기록한 득점이었다.

이 득점의 영향이었을까. 린가드는 이날 이전보다 나은 플레이를 선보였다. 눈에 띈 장면은 후반 31분 나왔다. 빌드업 과정을 직접 이끌어간 린가드는 그린우드와의 2대1 패스를 주고받으면서 슈팅기회를 만들었고 이후 오른발로 낮게 슈팅을 시도하며 득점을 노렸다. 아쉽게도 이 슈팅이 득점으로 언결되지 못하면서 멀티골 기회를 놓친 린가드지만,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장면이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었다. 

얻은 것이 많았던 맨유

서두에 언급한 의미 있는 득점 외에도 이날 경기로 맨유가 얻은 것은 더 있었다. 먼저 선수들의 체력안배였다. 전반전에 스코어가 5-0으로 벌어지면서 선수들의 체력을 안배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 맨유는 후반시작과 함께 앙토니 마시알과 네마냐 마티치를 빼고 타히티 총과 프레드를 기용하며 마시알과 마티치의 체력을 안배해줬다.

솔샤르 감독은 이에 그치지 않고 후반 19분 주장인 매과이어를 빼고 브랜든 윌리엄스를 투입했다. 이 3명의 핵심선수를 교체아웃시킨 맨유는 다가오는 맨체스터 시티와의 카라바오 컵 2차전을 대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매과이어의 체력을 안배해줬다는 점이다. 맨유 입단 이후 거의 매경기 선발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던 매과이어는 지난해 12월 2일부터 지난 23일 번리와의 경기까지 단 1경기를 제외하고 모두 90분 풀타임을 소화하며 체력이 저하될 위기에 놓여 있었다. 

여기에 한 명의 선수도 부상을 입지 않았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그럴만한 것이 경기가 치러진 프레턴 파크 그라운드에는 구덩이가 있고 잔디가 상당히 훼손된 상태였다. 영국 현지언론인 <미러> 에서도 이 문제를 지적했는데 매체 'STN스포츠' 에선 영국 현지언론 <미러>의 보도내용을 인용해 "프랜턴 파크의 잔디 상태가 좋지 않다. 트랜미어도 어려움을 겪을 테지만 (원정팀인) 맨유가 플레이를 펼치기 어려울 수 있다. 부상 위험도 있는 상황이다"라고 우려했다. 

다행히 우려했던 부상선수는 발생하지 않었다. 물론 안드레스 페레이라가 후반막판 상대선수와의 충돌로 부상의 위험이 있었고 필 존스 역시 경기막판 근육에 문제가 있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다행히 경기가 끝날 때까지 모두 조기에 아웃되지 않고 경기를 마쳤다.

이날 경기에는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이 찾아와 관전했는데 경기를 지켜본 퍼거슨 감독의 표정에서 여유가 느껴질 정도로 맨유에게 트랜미어전은 모처럼만에 웃을 수 있는 경기였다. 부상선수 없이 선수들의 체력안배까지 챙긴 맨유가 주중 열릴 맨시티와의 카라바오 컵 2차전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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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트랜미어 FA컵 린가드 솔샤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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