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인도네시아 정치를 이끄는가

[누산따라 인도네시아 ⑤] 인도네시아 국회 구성으로 알아보는 인도네시아 정치

등록 2020.01.31 16:01수정 2020.01.31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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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산따라(Nusantara)? 자바 고어로 '섬 사이'라는 뜻이다. 이는 수천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가로로 긴 인도네시아의 영토를 표현하는 단어로, 한국을 표현하는 '한반도'와 같이 인도네시아를 부르는 애칭이다. - 기자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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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 1일 인도네시아 국회의원들이 취임선서를 낭독하는 모습. ⓒ AP Photo/연합뉴스

 인도네시아의 국회인 MPR(Majelis Permusyawaratan Rakyat, 국민협의회, 아래 MPR)은 총 711명의 의원이 있으며 지역대표인 136명의 DPD(Dewan Perwakilan Daerah)와 국민대표회의인 575명의 DPR(Dewan Perwakilan Rakyat)로 구성되어있다. 이러한 구성은 2014년 총선에서 560명이던 DPR과, 132명이던 DPD로 총 692명이던 총원이 확대된 구성이다.

이처럼 이원화된 인도네시아 국회(MPR)에서 DPD는 지방자치 문제에 국한하여 역할을 분담하고 있는 점을 고려한다면, 사실상 일반적 인식에서 국회는 DPR이라고 봐야한다. 이번 연재에서는 2014년 DPR 의원 구성 분석을 통해 어떤 집단이 인도네시아 정치를 이끄는지 분석하고자 한다. 2019년 선거로 구성된 국회에 대한 분석이 미비한 점, 2014년에 이어 2019년 대선에서도 국민들의 비슷한 열망 속에 조코위 대통령의 당선을 통해 현재 인도네시아 정치가 2014년 선거에서 표출된 변화의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는 점 등을 통해 분석 대상을 2014년 총선으로 구성된 DPR로 선정했다. 쉬운 이해를 위해 한국 정치 현실과 적극적으로 비교하고자 한다.

2014년 인도네시아 총선에서는 총 560명을 선출했는데, 이 선거에 주요 정당 9개에서 6608명이 출마했다. 약 11.8: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한국의 20대 총선 경쟁률이 3.7:1이었던 점을 비교하면 인도네시아 총선은 매우 높은 경쟁률을 갖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선거에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는데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국회 입성에 도전하는 것이다.

당선된 560명의 연령을 보면 40대가 전체 연령의 약 30%로 제일 많고, 50대가 약 30%, 30대가 약 14.5%로 뒤를 잇는다. 한국의 20대 국회에서는 50대가 55.3%, 60대가 27.7%로 인도네시아 국회에 비해 연령이 높다. 인도네시아는 평균 연령이 28.4세로 41.8세인 한국에 비해 낮은 점을 고려하더라고 한국 국회의 높은 연령대는 아쉬운 대목이다.

다음으로 학력을 살펴보면 인도네시아 국회는 대졸자가 53.3%, 석·박사 학위 소지자는 약 32.6%이다. 눈에 띄는 점은 고졸자가 11.9%로 꽤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 국회의 경우 대졸 이상이 95%, 고졸 이하는 5%이다. 단순히 구성만으로 평가했을 때, 한국의 국회가 전문적 지식을 갖춘 사람들이 더 많다고 평가할 수도 있지만, '엘리트'들이 사회의 높은 계층으로서 다른 계층을 이해하지 못하고 권력을 독점하고 지배하는 것을 가리키는 표현인 '엘리티즘'에 빠질 수 있는 우려가 더 크다.

마지막으로 알아볼 인도네시아 국회 구성 특징은 출신 직업이다. 인도네시아 국회의원들이 국회의원이 되기 전 가졌던 직업을 살펴보면, 사업가 출신이 전체의 약 41.27%로 압도적 다수이다. 다음으로 정치인 출신이 약 24.3%, 고위직 관료 출신이 약 13.7%로 뒤를 이었다. 조코위 대통령도 처음으로 정치인이 된 Surakarta의 시장이 되기 전에는 성공한 가구 사업가였으며, 상대 후보인 프라보워 역시 군 출신이기는 하지만, 부동산 사업자이다. 이를 통해 인도네시아 정치는 사업가 출신들이 이끌어가고 있음을 분명히 확인할 수 있다.

반면 한국 국회의원은 출신 직업군이 비교적 다양한 편인데, 20대 국회 의원 중 고위 관료 출신이 약 20.33%로 가장 많고, 정치인 출신이 16.33%, 법조인이 15.33%, 교육자(교수 등) 출신이 15% 등 비슷한 수치로 뒤를 이었다. 눈에 띄는 점은 시민단체 활동가 출신이 약 10%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 정치와 비교해봐도 인도네시아 국회에서 사업가 출신이 40%를 넘게 차지하는 것은 이례적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 정치학자 Amalinda Savirani는 그의 연구에서 인도네시아 국회는 사업가 출신의 일반 국민 기준 교육 받은 집단이며, 연령으로는 40~60대가 많다고 하며 이들을 '정치적 중산층'이라고 정의했다. 다음 연재에서는 인도네시아 중산층의 성장과 이 성장이 미치는 정치·경제적 영향력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인도네시아 #중산층 #M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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