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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푸른 숲이나 들판' 좋아하는 이유 있었네

[김창엽의 아하! 과학 44] 혈압 완화하고 비만도 줄이는 등 건강 효과 큰 것으로 밝혀져

등록 2020.02.05 10:43수정 2020.02.05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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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노래나 꽃을 좋아하지 않은 사람은 드물다. 마찬가지로 초록의 숲이나 연두색 들판도 대체로 호감을 자아낸다.

좋은 감정이 불러오는 정신 건강을 위해서는 물론이고 육신을 질환으로부터 지키기 위해서라도 숲이나 들판을 가까이해야 할 것 같다. 중국의 연구자들이 주도하고, 미국 독일 오스트레일리아 등지의 학자들이 참여한 국제공동연구팀이 '푸르름'이 주는 신체 건강효과를 밝혀내 눈길을 끈다.

중국 중샨 대학과 미국 뉴욕 올바니 주립대, 독일 뮌헨의 폐연구센터, 오스트레일리아 퀸즈랜드 대학 등의 공동연구진은 어린아이의 혈압과 성인들의 비만에 미치는 녹지의 영향을 연구했다. 어린이 관련 연구는 '환경 공해'(Environmental Pollution)라는 과학 저널에 성인 비만 연구는 '종합 환경 과학'(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이라는 학술지에 각각 논문으로 실렸다.
  

숲이나 수풀로 우거진 공간에서는 미세먼지나 이산화질소의 농도가 낮아져 혈압이나 미만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 중국 중샨 대학

 
어린이 혈압에 미치는 녹지의 긍정적 효과는 중국 랴오닝 성에서 무작위로 뽑은 62개 학교 9354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드러났다. 62개 학교별로 인공위성 사진을 통해 녹지상태를 분석했고, 학생 개개인의 혈압과 먼지나 담배 연기에 대한 노출 정도, 출신 가정의 소득 정도 등을 따져봤다.

연구결과, 녹지의 정도를 나타내는 계수가 0.1 증가할 때마다 수축기 혈압이 1.39 mmHg씩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사용한 녹지 계수는 땅이 완전히 숲 등으로 뒤덮여 푸르렀을 때 1, 황무지는 0이라는 식이었다.

연구팀은 혈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미세먼지와 이산화질소가 숲이 푸를수록 덜한 것으로 분석했다. 또 땅바닥이 잔디로 뒤덮여 있으면 미세먼지가 덜 올라오고 한번 내려앉은 공해물질이 대기 중으로 잘 되돌아오지 않는 것으로 봤다.

또 성인 2만4845명을 대상으로 한 비만도 조사는 랴오닝 성 등의 33개 도시 거주자들의 데이터를 분석한 것이었다. 이 연구에서도 녹지가 복부 비만과 전신 비만의 완화에 일정한 기여를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숲과 대지가 푸를수록 특히 여성과 노인, 저소득층에서 비만도가 상대적으로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추세는 신체 활동과는 무관한 것이었다.

이번의 두 가지 연구 결과는 대부분의 사람이 대체로 녹빛을 좋아하는 이유에 '건강 증진 효과'라는 그럴듯한 근거 하나를 추가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간 진화생물학자나 인류학자들은 사람들이 녹색에서 안정감을 느끼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녹지가 주는 먹을 것과 피난처 제공을 꼽았다.

예컨대 수만 년 전 인류가 수렵과 채취에 의존하며 떠돌아다녀야 했던 시절, 숲이나 들판은 사냥감이나 열매, 곡물들의 존재를 암시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생명을 위협했던 동물로부터 피신할 수 있고, 추위나 더위를 막을 수 있는 공간이기도 했으니, 황무지를 헤매다가 녹색의 숲이나 들판을 만나면 안심을 했을 것이며 이게 유전자에까지 각인됐을 것이란 얘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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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십이 코앞. 그러나 정신 연령은 딱 열살 수준. 역마살을 주체할 수 없어 2006~2007년 승차 유랑인으로서 시한부 일상 탈출. 농부이며 시골 복덕방 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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