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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고 강력한 삶의 동반자를 아십니까

[서평] 세상을 돌아가게 하는 힘 '발밑의 미생물 몸속의 미생물'

등록 2020.02.07 10:53수정 2020.02.07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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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사랑니를 발치했고, 처방전에는 항생제와 진통제가 있다고 약국에서 알려줬다. 마취가 풀리면서 약간의 통증으로 한번만 복용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약에 의존하지 않는 생활을 했었고, 항생제에 대한 거부감도 있었기 때문이다.

항생제는 질병으로부터 인류를 구원하기도 했지만, 남용으로 병원균의 내성을 키워서 효과가 없거나 인체의 면역력이 떨어지는 부작용이 있다. 소, 닭, 돼지의 공장식축산에서 항생제는 빠른기간에 살을 찌우는 목적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농업에서 사용하는 화학농약(살균, 살충, 제초)은 항생제 처럼 강력한 살상력을 가졌다. 곤충의 신경을 마비시키고 식물의 세포를 파괴하며 토양 미생물의 항상성(균형)을 교란시켜 생태계 전체를 혼란에 빠뜨린다.
  

발밑의 미생물 몸속의 미생물 ⓒ 눌와

 
자연의 숨겨진 절반 미생물

<발밑의 미생물 몸속의 미생물>은 토양속 미생물의 활동이 자연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주고, 인간 몸속의 미생물은 건강과 질병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관찰했다. 식물을 병충해로부터 방어하는 물질을 만드는 미생물은 인간의 건강과 질병에 대한 면역력에도 관련이 있다.
 
"문명이 생긴 이래로 인간은 동식물을 길러 식재료로 쓰고 마음의 위안을 받으며 그 아름다움을 감상하고 즐거워했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자연스레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의 중요성을 간과했다. 생물 분류학의 전성기에 활동한 동식물학자들조차 미생물에 주목하지 않았다. 그토록 작은 존재가 중요하면 얼마나 중요하겠나 싶었을 것이다." -p.38
 
20세기에 들어서도 토양미생물의 존재는 무시되었다. 그 이전까지는 식물이 흙을 먹는다거나, 물과 산소를 이용해서 성장한다는 연구들이 있었다. 식물이 토양의 무기화합물을 양분으로 성장하는 것이 밝혀지면서 화학비료가 개발되었다.

화학비료가 생산성을 높인다는 독일 농학자들의 주장과 다르게 영국의 농학자 앨버트 하워드는 유기물이 흙의 지력을 높이고, 미생물이 관련되어 있음을 주장했다. 그러나 화학비료와 농약을 옹호하는 주류학자들에게 그의 주장은 묵살되었다. 하워드가 세상을 떠난후에 연구한 내용들은 사실로 증명되었다.
 
"리비히와 그의 추종자들은 농화학에 초점을 맞추면서 유기물의 중대한 역할을 간과하는 치명적인 잘못을 저질렀다. 미생물은 동식물의 사체를 새 생명체의 구성 요소로 재활용하는 촉매와 같은 존재로, 유기물은 이들의 먹이가 된다." -p.122
  

신토불이 흙이 건강하면 몸도 건강하다 ⓒ 오창균

 
내가 먹는 것이 바로 나

어느날 갑자기 건강을 잃어버린 사람중에는 흙을 밟고 깨끗한 공기를 숨쉬는 자연으로 돌아가서 회복을 하기도 한다. 건강한 흙에서 자란 먹을거리와 숲이 뿜어내는 깨끗한 산소가 몸을 치유한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눈에 보이지 않는 훍속의 미생물과 몸속의 미생물은 모든 생명체의 건강한 삶과 안타까운 죽음을 결정하기도 한다.

미생물은 건강한 흙을 만들고, 그 흙은 자연생태계를 지속가능하게 할 안전한 먹을거리를 제공한다. 흙속에 무엇을 공급하느냐에 따라서 수확물의 안전성과 영양이 달라지고, 그것을 음식으로 받아들이는 몸의 신진대사는 달라진다.
 
"비옥한 경작지를 유지하는 비결은 유기물을 공급해서 토양생물을 키우는 것이다. 인체 내부의 흙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먹은 음식은 마이크로바이옴에게 영양을 제공하고 마이크로바이옴의 대사를 결정하며, 마이크로바이옴의 대사는 안에서 바깥으로 인간의 건강에 영향을 준다." -p.370 *마이크로바이옴: 인체의 미생물(microbe)과 생태계(biome)를 합친 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전 세계가 새해 벽두부터 혼란에 빠졌다. 지구생태계에 위험신호가 감지되면서 동물과 인간에게 새로운 전염병이 계속 생겨나고 있다. 마스크와 손소독제로 근본적인 원인을 숨길것이 아니라, 자연을 욕망의 물질로 수탈했던 인간성을 버려야 할 마지막 경고는 아닐까.

발밑의 미생물 몸속의 미생물 - 조용하고 강력한 삶의 동반자

데이비드 몽고메리, 앤 비클레 (지은이), 권예리 (옮긴이),
눌와,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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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도 짓고, 농사교육도 하는 농부입니다. 소비만 하는 도시에서 자급자족의 생산을 넘어서 농사를 천직으로 알고 살아가는 사람들과 함께 농부의 길을 가고자 합니다. 흙에서 사람냄새를 느꼈을때 가장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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