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마저 신기한 의령의 경로당 '땅고'

당산나무 고개 줄여 '땅고'라 부르게 돼... "돈독하고 화기애애한 경로당 만들겠다"

등록 2020.02.07 15:43수정 2020.02.07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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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본땅고경로당 개소식 ⓒ 장명욱

  
경상남도 의령군 의령읍에 30번째 경로당이 탄생했다. 이름하여 '서본땅고경로당'이다.

의령읍은 7일 오전 11시 서본땅고경로당(이하 땅고경로당) 개소식을 열고 새로운 경로당의 출생을 알렸다. 땅고경로당은 작년 12월 14일 의령군 노인여가시설 경로당으로 신고 등록됐으며, 금일 개소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경로당 운영에 들어갔다.

이날 개소식에는 의령읍장(읍장 김철수)을 비롯하여 대한노인회 의령읍분회(회장 김광옥) 임원진, 서본땅고 지역주민 40여 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날 행사에서는 경로당 총무의 경로당 추진경과보고에 이어 축문 낭독, 의령읍장 인사말, 현판식 순으로 진행했다.

무엇보다 이날 개소식에는 '땅고'라는 경로당 이름이 화제가 됐다. 보통의 경로당들은 현재 마을명을 가지고 경로당 이름을 짓는다. 땅고경로당은 지역에서 오랫동안 전해져온 구전문화와 역사를 바탕으로 경로당 이름을 정해 더욱 의미를 더했다.

사실 '땅고'라는 명칭은 이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오랫동안 친근하게 불려오던 동네 이름이다.

땅고마을은 예로부터 높은 지대에 형성돼 있는 마을이다. 사람들은 가파른 고개를 넘어야 각자의 집으로 갈 수 있는 마을 구조였다. 오래전 마을에는 마을의 수호신으로 모셔 제사를 지내는 큰 당산나무가 있었다. 이 당산나무를 주민들은 신처럼 섬겼는데, 하필이면 당산나무가 마을 입구 고개 언덕에 자리 잡고 있었다.


사람들은 이 고개를 '당산나무 고개'라 일컬었고, 시간이 지나 '당산나무 고개'를 줄여 '당고' 라 부르다가 현재에는 경상도 사투리 강세를 앞에 두어 '땅고' 이렇게 부르게 된 것이다. 
  
전만호 땅고경로당 회장은 "땅고마을은 매해 정월 당산나무에서 동신제를 지내 마을과 나라의 풍요를 기원했다"며 "오랜 마을의 역사를 함께한 땅고라는 명칭을 경로당 이름으로 사용해 자부심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도 따뜻하게 데워놓고, 원한다면 문도 24시간 열어놓겠다"며 "돈독하고 화기애애한 경로당을 만들겠다"고 했다.

김철수 의령읍장은 "서본마을은 넓은 지역 면적에 비해 경로당이 부족해 늘 마음에 쓰였다"며 "작지만 알찬 경로당으로 승승장구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경로당 #의령 #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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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진주에 사는 장명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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