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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전면적 입국 금지'에 반대한다

[주장] 지금은 중국과 진정한 '관시' 맺고 중국인의 '미엔즈' 세워 줄 때

등록 2020.02.08 19:50수정 2020.02.09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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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하는 가운데 1월 28일 오전 김해국제공항에서 공항 이용객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 ⓒ 연합뉴스

 
중국 후베이성 우한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신종 코로나)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국민들의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 자유한국당과 의사협회 그리고 일부 언론은 "중국인 입국을 전면 금지하라"고 주장하며 정부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2일 "세계 각국이 중국인 입국을 금지하고 있다"라며 "중국과 최인접국인 우리는 오는 3월 중국인 유학생 대거 입국할 것을 예상해 중국인 입국금지 같은 보다 선제적 대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15년간 중국에서 대학교수로 살면서 나름 중국과 중국인을 잘 안다고 생각하는 필자가 보기에 이러한 주장은 정말 위험하다. '중국인 입국 금지'는 문제 해결은커녕 오히려 사태를 심각하게 만들 수 있다. 만약 우리 정부가 중국인의 입국을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결정을 내리면 한-중 관계는 지난 사드 도입 때보다 더 파국적인 국면을 맞이할 가능성이 크고, 양국 국민들에게 단기간에 회복할 수 없는 큰 상처를 남길 수 있다. 

현재 신종 코로나 사망자의 99.9%가 초동대처에 실패한 중국에서 나오고 있다. 이번 사태의 발원지인 우한시와 후베이성에서 유독 바이러스에 감염된 확진 환자의 수가 많고 사망자가 많은 것은 바이러스의 발원지인 우한시와 후베이성에 감염자가 순식간에 급증하면서 환자들 대부분이 적시에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즉, 현지의 열악한 의료인프라와 초동대응 실패가 이번 사태의 주요 원인이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지난 5일 신종 코로나에 감염돼 사망한 환자의 평균 연령이 69세에 달하는 등 고령자의 사망 가능성이 농후한 질병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의 발표처럼 이 병은 고령자 특히 이미 기저질환을 가진 고령자에게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달리 면역력이 강한 건강한 성인은 자연치유도 가능하다고 한다.

국내 환자 상태 양호
 

 
이와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들의 건강상태가 양호하며 이미 완치되어 "우리에게 감사하다"라는 편지를 쓰고 퇴원한 중국 환자도 있다. 7일 기준 신종 코로나에 감염돼 격리치료를 받는 국내 환자는 24명이고 이 중 2명이 퇴원했다. 남은 22명 모두 현재까지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미루어 봤을 때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진과 의술이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지금처럼 신속하게 대응하면 큰 문제가 없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도 자유한국당과 의사협회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해서라도 중국인의 입국을 전면적으로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 어쩌면 이번 바이러스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하고 좋은 방법일 수도 있겠다 싶다. 하지만 가장 손쉽고 확실한 해결책이 종종 더 큰 문제를 불러와 비싼 대가를 치르는 경우가 더러 있다.

의사협회는 이 분야의 전문가 집단이 맞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오직 자기 분야에서만 전문가일 뿐 종종 사태 대처를 둘러싼 다양한 상황에 대해서는 충분히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번 사태는 국민의 보건은 물론 정치, 외교, 경제, 문화 심지어 우리의 미래와 관계된 고차방정식이다. 정부는 물론 우리 모두가 천사만량(千思萬量 여러 가지로 생각하여 헤아림)해야 할 이유다.

우리 정부의 대응과 관련하여 북한조차도 중국인의 입국을 전면 금지했다면서 우리와 북한의 대처를 비교하기도 한다. 하지만 비교를 하려면 무엇보다 비교 대상을 잘 선정해야 한다. 우리의 방역시스템과 의료기술을 북한 또는 몽골 혹은 일부 동남아 국가와 비교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

미국과 비교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 CNN은 지난달 30일 올겨울 미국에서 1500만 명이 독감에 걸려 이중 8200명 이상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미국도 국가적 재난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신종 코로나에 과민하게 대응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

중국의 어려움이 바로 우리의 어려움으로 연결

"중국 경제가 기침하면 한국 경제는 독감에 걸린다"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중국 경제가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이미 현대차, 쌍용차 등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도 신종 코로나 여파로 중국에서 부품을 제때 공급받지 못해 휴업을 하는 등 "중국의 어려움이 바로 우리의 어려움으로 연결"되고 있다. 이번 사태로 우리 경제의 하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과거 우리 정부의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도입에 맞서 중국이 취한 한한령(한류 금지령)의 기억은 여전히 생생하다. 한한령은 정부 간 마찰이 민간 경제와 교류에 영향을 미친 대표적인 사례다.

만약 중국 전역을 대상으로 한 입국 금지조치가 취해지면 중국 정부뿐만 아니라 중국인 개개인에게 강한 반감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농후하다. 당연히 우리 정부가 그동안 공들여 추진해 왔던 시진핑 주석의 방한이 무산될 수도 있고 한-중 경협도 수교 이래 가장 큰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

누군가의 말처럼 우리 경제가 '폭망'하면 누가 책임질 것이며, 힘든 시기 국경을 걸어 잠근 국가에 어느 나라 원수가 방문하기를 원하겠는가?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강대국에 둘러싸여 지정학적 특수성 때문에 우리나라의 경우 국제관계 특히 주변국과의 외교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 중 우리의 최대 수출국이자 북핵 문제 등 안보 문제 심지어 '우리의 소원'인 통일과 관련해서도 누구보다 도움과 협력이 절실한 중국을 상대로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로 인한 문제의 심각성이 임계점에 달하지도 않은 지금 국경을 굳게 닫아버리는 것은 잘못이다.

중국인 전면 입국 금지라는 국경 폐쇄 조치 말고도 중국 내 감염자의 국내 입국을  통제할 방법은 있다. 사실 현재 중국 후베이성을 비롯해 감염자가 많은 지역에 사는 중국인은 도시 전체가 이미 폐쇄되었거나 정부의 외출금지령으로 인해 한국에 오고 싶어도 올 수가 없는 상황이다.

현재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항공편도 크게 줄어들었다. 또 중국에서 출국하려면 중국 당국의 검역을 받아야 하고 한국에 도착해서도 우리 정부의 검역을 재차 받아야 한다. 설령 입국했더라도 우리 검역당국의 관리와 감시를 계속 받게 된다.

따라서 지금 상황에서 중국인 입국을 금지하자는 주장은 불필요할 뿐 아니라 중국과의 관계에 파탄을 불러올 수도 있어 매우 위험하다.

중국인은 유독 '관시'(关系 관계)와 '미엔즈'(面子 체면)를 중시한다. 중국이 신종 코로나로 홍역을 겪고 있는 지금 우리가 먼저 그들을 포용하고 손 내밀어 그들과 진정한 친구(관시)로 거듭나야 할 때다. 국경을 완전히 차단할 게 아니라 상황에 맞게 대응해 나가면서 그들의 미엔즈를 세워줄 때다. 
덧붙이는 글 손한기 기자는 중국 난징이공대학 교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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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학에서 중국법을 강의하는 교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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