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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반지하(banjiha)에 주목한 외신, "남북갈등·주택부족 원인"

BBC·데일리메일·아사히신문이 보도한 한국의 '반지하' 주거형태

20.02.11 17:51최종업데이트20.02.11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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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에서 기택(송강호)이 자신이 사는 반지하 주택에서 외부를 바라보고 있다. ⓒ CJ엔터테인먼트

 
"오스카상(아카데미)을 거머쥔 영화 <기생충>은 허구의 작품이지만 공간은 그렇지 않다. 그곳은 반지하(banjiha)라고 불리며 한국의 수도 서울에는 그곳에 사는 수천 명의 사람들이 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하며 화제가 되자 외신들은 한국의 반지하 주택에 대해 주목했다. 반지하는 영화 속에서 기택(송강호)네 가족이 살았던 집이다.
 
영국 BBC는 <기생충: 서울의 반지하에 사는 실제 사람들>이라는 제목의 르포기사를 통해 반지하에 사는 사람들의 집을 찾아가 인터뷰한 르포 기사를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는 반지하(banjiha)라는 고유명사를 그대로 사용했다. 반지하 주택 내부를 찍은 사진도 여러장 게재했다.
 
BBC는 반지하에 사는 오모 씨(31)의 집을 찾아갔다. 이 매체는 "반지하에는 기본적으로 햇빛이 없다. 다육 식물도 살아남을 수 없을 정도로 작은 빛이 들어온다. 그는 여름엔 견딜 수 없는 습도로 고통받고 빨리 자라는 곰팡이와 싸운다"고 했다. 오 씨는 "처음 입주했을 때는 걷다가 정강이에 타박상이 생겼다. 콘크리트 벽에 팔을 뻗었다가 긁히기도 했다"고 말했다.
 
BBC는 "실제로 서울에서는 수천 명의 젊은이들이 반지하에 산다"며 "하지만 이들은 열심히 일하고 더 나은 미래를 희망한다"고 했다.
 
BBC는 반지하가 남북 간의 갈등에 뿌리에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1968년 청와대를 습격하기 위해 북한 무장공비를 서울에 보내 남북 간의 긴장이 높아지자 1970년 한국 정부는 신축 저층 아파트에 비상사태 시 벙커 역할을 할 지하실로 사용할 수 있게 건축법을 개정했다. BBC는 "처음에는 반지하를 임대하는 건 불법이었지만 1980년대 주택 부족으로 정부는 이 공간의 거주를 합법화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같은 날 보도에서 "반지하(banjiha)라는 이름의 공간의 임대료는 월 350파운드(약 53만원)"이라며 "서울의 주택 시장에서 발판을 딛고 싶어 하는 가난하고 젊은 한국인들이 주요 거주자"라고 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전날 서울 관악구의 한 반지하 주택에 대한 르포기사를 내보냈다.
 
이 신문은 "<기생충>은 서울의 반지하 주택에 사는 가난한 가족이 부유한 가정에 기생함으로써 일어나는 사건을 그린 작품"이라며 "한국이 안고 있는 빈부격차를 다루고 있다"고 했다. 이 신문도 반지하 주택의 내부를 실은 사진을 실었다. 반지하 주택에 대해서는 "1층의 절반이 지상보다 낮아 비가 오면 실내가 침수되는 곳도 있다"고 했다. 반지하에 사는 한 80대 남성은 "공기가 좋지 않다. 내가 좋아서 사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기생충 반지하 기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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