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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자책골'의 끝은?... 임미리 "필요하면 더 강하게 비판할 것"

당 지도부 "안철수와 관련 있다고 나간 건 잘못"...TK를 비롯한 당 내부에서 자성 목소리

등록 2020.02.14 15:02수정 2020.02.14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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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운 분위기의 민주당 확대간부회의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박주민 최고위원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 연합뉴스

'민주당만 빼고 투표하자'는 칼럼을 쓴 임미리 고려대학교 한국사연구소 연구교수와 <경향신문>을 고발했다가 거센 역풍을 맞은 더불어민주당이 14일 고발을 취소했지만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민주당의 대응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날 고발 조치를 취하하면서도 임 교수가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쪽 사람이란 뉘앙스를 풍기며 뒤끝을 보였다. 이번 고발 조치가 실무 차원에서 별 고민 없이 이뤄져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한 것 아니냔 지적까지 당 지도부에서 흘러나왔다.

먼저 민주당의 공식 입장문이 논란을 키웠다. 민주당은 입장문을 내고 "우리의 고발 조치가 과도했음을 인정하고 이에 유감을 표한다"라며 "민주당은 임 교수와 <경향신문>에 대한 고발을 취하한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 과정에서 "임 교수는 안철수의 씽크탱크 '내일'의 실행위원 출신으로서 <경향신문>에 게재한 칼럼이 단순한 의견 개진을 넘어 분명한 정치적 목적이 있는 것으로 판단해 고발을 진행하게 됐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 교수 고발이 정치 공방의 일환이었다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약 10여분 만에 공식 입장문을 정정하고 '안철수' 대신 '특정 정치인'으로 고쳤다.

이에 대해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원래 그런 문구로 가는 게 아니었다. 잘못 보낸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다른 정치 세력 사람의 칼럼이라 정치적 의도를 의심했다는 게 적절했다고 보냐'는 질문엔 침묵했다.

민주당의 A 최고위원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임 교수는 안철수 전 대표와 가까운 사람은 아닌 것으로 안다"라며 "그런 입장문이 나간 것은 잘못"이라고 인정했다. A 최고위원은 "오늘 최고위원회의에선 이구동성으로 이번 고발 조치가 잘못됐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번 고발 조치가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명의로 돼있긴 하지만 실무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란 얘기도 지도부 내부에서 나왔다. 민주당 B 최고위원은 "최고위 등 지도부에서 심각하게 논의되고 결정된 사안이 아니다"라며 "실무선에서 고발 조치가 이뤄져 시의적절한 대응이 안 된 것 같다"고 말했다. B 최고위원은 "진보 진영에서 나온 쓴소리에 대해 당이 과도하게 대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도 덧붙였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번 논란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 질문에 대답을 내놓지 않았다. 

임미리 "더 강하게 비판할 것"... TK 등 험지에선 위기감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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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가 지난달 29일 <경향신문> 칼럼란에 기고한 글. ⓒ 경향신문 갈무리

 "촛불로 탄생했다고 주장하는 정당이니 앞으로 더 겸허하게 국민의 소리를 경청하길 바란다. 필요하면 더 강하게 비판할 것이다."

임 교수는 이날 민주당 입장문 발표 직후 민주당의 고발 취하와 안철수 전 대표 씽크탱크 참여 이력 언급에 대한 입장을 묻는 <오마이뉴스> 질문에 이렇게 답문을 보내왔다. 임 교수는 현재 "구토까지 할 정도로 몸이 좋지 않다"고도 전했다.

앞서 임 교수는 지난 1월 29일자 <경향신문> 칼럼 '민주당만 빼고'란 글에서 "촛불 집회 당시 많은 사람이 '죽 쒀서 개 줄까' 염려했지만 우려는 현실이 됐다. 재벌개혁은 물 건너갔고 노동개혁은 더 악화될 조짐이다"라며 "촛불정부를 자임한 민주당이 국민의 열망보다 정권의 이해를 골몰한다. 그래서 제안한다. '민주당만 빼고' 투표하자"고 했다. 이에 민주당은 지난 5일 임 교수와 <경향신문> 편집인을 선거법 위반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를 비롯해 우석훈 박사·김경률 전 참여연대 집행위원장·민변 권경애 변호사·박권일 사회평론가 등 진보 지식인들은 민주당의 고발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고 일제히 비판했다. 밤사이 SNS에선 이들 뿐 아니라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나도 고발하라"는 연대의 목소리도 급격히 확산돼 역풍이 불었다. 검찰 개혁을 주도하는 여당이 고소·고발을 남발해 정치의 사법화를 자초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지역구에서 활동하는 당내 의원들 사이에선 이번 논란이 선거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았다. 김부겸 의원(대구 수성구갑)은 "정치가 점점 더 강퍅해지고 있다. 민주당이 관용하는 자세를 좀 더 갖추었으면 한다"라며 "대구 경북에서 선거를 치르고 있는 저를 포함한 우리 당 예비후보들을 한 번 도와달라"고 꼬집었다. 정성호 의원(경기 양주)과 홍의락 의원(대구 북구을)도 각각 "오만은 위대한 제국과 영웅도 파괴했다"·"교만은 패망의 선봉"이라면서 각성을 촉구했다.

[관련 기사]
'민주당 찍지말자' 칼럼 썼다고 고발? 정당이 할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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