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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 최재형 선생 손자 '발렌틴 최' 별세

지난해 경기도 초청으로 고국방문... 러 독립유공자후손협회장으로 활동

등록 2020.02.16 15:59수정 2020.02.16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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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12일 경기도의 초청으로 고국을 방문해 최재형 선생의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는 당시 발렌틴 최 회장의 모습 ⓒ 박정훈


러시아 연해주 항일 독립운동의 대부인 최재형(1860∼1920년) 선생의 손자 발렌틴최(83) 한국독립유공자후손협회 회장이 14일(현지시각) 별세했다.

올해는 1909년 10월 26일 안중근 의사의 역사적인 하얼빈 의거 '이토 히로부미 저격'을 배후에서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 최재형 선생이 순국한 지 100주년이 되는 해로, 최재형 선생의 대표적인 자손이 사고사를 당해 안타까움을 던져주고 있다.

최재형 선생은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 총독을 저격하기 전 권총을 제공하며 의거를 막후에서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후손인 발렌틴 최 회장은 지난달 18일 독일에 사는 큰딸을 방문하던 중 스키장에 갔다가 경추가 골절돼는 사고를 당해 독일 현지 병원에서 수술 뒤 지난 7일 모스크바 시립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았으나 의식불명 상태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발렌틴 최씨는 작년 4월 경기도가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고국을 떠나 전 세계에 흩어져 살고 있는 한민족 후손들을 초청해 작년 고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그는 당시 고국이 한민족 후손들을 잊지 않은 것 감사를 표했다. 발렌틴 최씨는 최재형 선생이 자신의 가족들을 반대쪽으로 대피시키고 자신이 일본군을 유인해 가족들을 구하며 붙잡힌 일화를 전해주기도 했다. 그러면서 "분단된 남과 북이 할아버지인 최재형 선생님처럼 사랑하는 마음으로 가득하길 바란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러시아 극동 우수리스크에 세워진 최재형 선생 기념관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발렌틴 최 회장 ⓒ 연합뉴스

 
최재형 선생 3남의 아들인 최 발렌틴은 엔지니어로 활동하며 '사진으로 본 러시아 항일 독립운동' 전 3권을 출간 및 최재형 선생을 세상에 알리고 고려인들의 항일 독립운동 역사를 재조명하는 활동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구한말의 독립운동가인 최재형(1860~1920)선생은 함경북도 경원에서 노비와 기생의 아들로 태어나 극심한 가난으로 인해 9살 때 부모를 따라 시베리아로 이주했다. 그는 10대 시절 가출해 갖은 고생을 겪다 러시아 선장부부에게 구조돼 세계를 돌며 견문을 넓혀 러시아군 통역 및 군납업 등으로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장사를 통해 돈을 모았다. 이후 그는 러시아에 고용된 한인들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한인 노동자들의 어려움을 대변했다. 또 러시아 군관계 넓은 인맥과 두터운 신임으로 군납회사 및 농장을 운영하며 연해주 일대 30여개의 학교를 세우고 학생들을 후원·양성해 명망이 높았다. 


러일전쟁 후 조선이 일본에 병합되자 국민회를 조직하여 회장이 되고 이범윤을 중심으로 의병을 모집했다. 항일의병 활동자금으로 사용하기 위해 거금을 내놓고 폐간되었던 '대동공보'를 재발행하고 한인학교를 설립했다. 1919년 독립단을 조직하고 무장투쟁을 준비하던 그는 이듬해 일본의 시베리아 출병 때 러시아에 있는 한인의병들을 총규합하여 시가전을 벌이다가 순국했다. 

그는 1919년 4월 11일 중국 상하이에서 수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초대 재무총장(장관)을 지냈다. 이후 독립운동가 최재형은 공로를 인정받아 1962년 대한민국 건국훈장 독립장이 추서됐다. 

지난해 8월에는 최재형선생 순국 100돌을 앞두고 최재형기념비가 최선생의 고택이 있던 러시아 우수리스크에서 최재형순국100주년추모위원회 공동대표인 소강석 한민족평화나눔재단 이사장, 안민석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 문영숙 최재형기념사업회 이사장 등의 주도로 제막식이 열리기도 했다.

한편, 최재형기념사업회는 최 선생의 공로를 평가해 17일부터 기념사업회 사무실(용산꿈나무종합타운 제1별관 B1층, 서울시 용산구 백범로 329 )에 분향소를 설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재형 #안중근 #발렌틴최 #이토히로부미 #독립유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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