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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동설한에 핫바지 차림으로 일본 정규군과 전투

[김삼웅의 ‘동학혁명과 김개남장군‘ / 69회] 동학농민군이 일본군과 관군의 합동 공격을 당해내기 어려웠던 이유

등록 2020.02.18 17:54수정 2020.02.18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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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군에 맞서 싸우고 있는 동학농민군들. 황룡전적지 기념탑에 새겨진 부조물이다. ⓒ 이돈삼

추위와 굶주림 그리고 열악한 무기로 무장한 동학농민군은 현대식 병기로 무장한 일본군과 관군의 합동 공격을 당해내기 어려웠다. 결과는 시산혈해를 이룬 참담한 패배였다.

엄동설한에 일본군과 관군은 완전무장한 반면 동학농민군은 의복이 남루하여 말이 아니었다. 상대는 방한모에 양털 방한복차림으로 방한 양말과 방한 가죽신을 신고 서양 신무기인 기관총과 서양총으로 대항하는 정규군이었다.

이와 달리 화승총과 죽창으로 무장하고 머리에 흰수건으로 띠를 두른 동학농민군은 무명베 핫바지 차림으로 버선발에 짚신을 신어, 눈이 오면 물이 들어와 젖은 한복과 질퍽이는 짚신으로 감기와 동상에 걸리기 일쑤였으며 연일 추위에 지쳐서 사실상 전투 자체가 무리였다. 추위가 없는 봄이나 여름이었다면 아무리 신무기를 가진 일본군과 관군이라도 수많은 동학군의 인해전술 앞에 굴복했을 것이다. (주석 5)

 

황룡전적지 기념탑에 조각된 동학농민군들. 장태를 굴리며 관군에 맞서는 모습이다. ⓒ 이돈삼

 
일본군은 우금치전투의 전황을 다음과 같이 본국에 보고하였다. 동학농민군의 피해를 줄여서 보고하는 등 허위성이 짙은 보고서이다.

여기서 제3소대를 우금치산에 증파하여 일제사격으로써, 전방 산 위 약 800m가 되는 곳에 군집한 적(동학농민군)을 대적케 했으며, 경리영병(經理營兵)은 가장 가까운 적을 향해 사격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적은 교묘하게 지형지물을 이용, 약 200명이 우금치산 꼭대기에서 약 150m 되는 산허리로 진격해 왔다. 그 선두의 5, 6명은 몇 미터의 앞 사각 지점에 육박했고, 앞산 위에 있던 적은 더욱 더 전진해 왔다. 수시간 동안 격전했는데 우리 군대 (일본군)가 가장 힘써 싸웠다.

오후 1시 40분 경리병영의 일부(50명)를 우금치산 전방 산허리로 전진시켜 우금치산 산꼭대기에서 약 140내지 150m의 산허리에 걸쳐 있는 적의 왼쪽을 사격케 하였다. 그래서 적은 전방 약 500m의 산꼭대기로 퇴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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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농민군으로 분장한 학생들이 관작리전투를 기념하기 위해 조성한 예산동학농민혁명기념공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 이재형

 
오후 1시 20분 우금치산의 우리 군대 (일본군)를 그 전방 산허리로 전진시키고 경리영병에 급사격을 시켰으며, 적이 동요되는 것을 보고 1개 소대와 1개 분대로써 적진에 돌입케 하였다. 이에 이르러 적이 퇴각했으므로 경리영병에게 추격을 맡기고, 중대는 이인가도(利仁街道)로 나가 적의 퇴로로 다가가려고 하였다.

중대는 이인가도로 나가 급히 추격, 드디어 이인(利仁) 부근에 이르러 그 일대의 산허리에 불을 지르고 몰래 퇴각하였다. 그러나 동남쪽의 적도가 여전히 퇴각하지 않으므로, 한국군에게 우금치산 · 오실 뒷산 향봉ㆍ월성산 등의 경계를 맡기고 기타 대원은 공주로 철수하였다. 이 때가 오후 8시였다. (주석 6)


주석
5> 김기전, 앞의 책, 167쪽.
6> 『주한일본공사관기록』 제1권, 「공주부근전투상보」, 247~248쪽.

 
덧붙이는 글 [김삼웅의 ‘동학혁명과 김개남장군‘]은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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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독재 정권 시대에 사상계, 씨알의 소리, 민주전선, 평민신문 등에서 반독재 언론투쟁을 해오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대한매일주필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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