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와 세계 비핵화 운동이 만나다

러시아 가로질러 런던과 제네바에 이른 생명평화 고운 울림 순례단 이야기

등록 2020.02.19 10:17수정 2020.02.20 11:15
0
원고료로 응원
한반도의 운명에 대해 앞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 나올까 궁금해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너무나 안타깝다. 제국에 둘러싸인 우리네 역사는 지난 130년간 이런 안타까움의 연속이었다. 우리는 그러한 현실 속에서도 촛불혁명처럼 세계사에 유례없는 평화적 변화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그리고 이후에 이어진 흐름은 한반도의 아픈 역사가 새로운 시대를 여는 촛불이 되리라는 희망을 준다.

이런 희망의 확신을 단단히 붙잡고 있는 100여 명의 평화 순례단이 러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긴 순례길에 나섰다. 아장아장 걷는 아기들, 10대 푸름이 청소년들, 연초부터 겁없이 긴 휴가를 낸 직장인 등 생활인들로 구성된 순례단이다. 이들은 한반도 평화에 어떻게 한몫을 감당할지 고민하며 1000일간 생명평화 고운울림 순례(이하 생명평화순례)를 이어가고 있다.

생명평화순례는 한반도가 전쟁의 문턱까지 갔던 2017년 10월에 시작되었다. 순례단은 안산, 제주, 부산, 광주, 천안, 공주 등 국내뿐만 아니라 베트남, 일본, 중국, 러시아 등 다른 나라까지 찾아다녔다. 모두 우리 근현대사에서 사람과 자연이 함께 아픔을 당하고 상처를 입은 곳들이다.

순례단은 평화를 이야기하기 전에, 다른 나라 말로 번역하기도 어려운 '원통함'과 '한'이 서린 곳을 찾아가 원통함을 풀고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했다. 생명평화순례는 아픔과 원통함을 푸는 것을 넘어서 생명평화를 좇으며 어떻게 살아갈지 고민하는 이들과의 연대로 이어졌다.

순례단은 1월 27일, 영국 런던에서 기독 핵군축캠페인(Christian Campaign for Nuclear Disarmament, 이하 CCND)과 함께 "평화와 기후 변화 문제를 위한 시민 직접 행동"이라는 주제로 한마당잔치를 열었다. 이 만남은 1000일 순례 소식을 전해 들은 CCND의 제안으로 마련되었다. 지난 2년간 전쟁과 평화 양 극단 사이에서 역동적인 변화를 경험한 한반도 상황을 천편일률적 보도가 아닌 그 땅에서 사는 이들의 생생한 증언으로 직접 듣고 싶다는 바람이었다.

CCND의 모태가 된 단체인 핵군축 캠페인(Campaign for Nuclear Disarmament, CND), 팍스 크리스티(Pax Christi) 영국, 성공회 평화주의자 모임(Anglican Pacifist Fellowship), 멸종저항 평화분과(Extinction Rebellion Peace) 등에서도 참여했다. 평화운동을 오랫동안 해온 이들이지만 아시아 지역에 대해서는 깊은 이해가 없었고, '코리아'라고 하면 북핵이 이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들이었다.   
a

제네바 WCC에서 "한반도와 동북아의 새로운 시대"라는 주제로 진행되고 있는 한마당잔치 ⓒ 생명평화 고운울림 순례

  영국 시민운동 중심에는 핵반대 운동이 있다. 1957년에 창설된 핵군축캠페인(CND)은 수십 년 동안 대량살상무기와 영국 내 원전 건설을 반대하는 운동을 해왔다. '비핵화'라는 단일 주제로는 유럽 최대 규모의 시민단체라고 한다. 영국 사람들에게 CND를 아느냐고 질문하면 열에 아홉은 안다. 한국에서는 통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핵문제의 심각성은 무지하기 일쑤인데 일반 시민이 핵반대 운동을 인지하는 정도라는 게 놀랍다.

CND는 지금까지 운동을 이어오고 있지만 전성기는 1970~80년대였다고 한다. 팽팽한 긴장이 감돌던 냉전 시기였다. 그러나 요즘 영국 시민들 사이에서 핵 문제의 중요성이 작아졌고, 운동의 동력도 비교적 약해졌다고 한다. 냉전이 끝났기 때문에 핵전쟁의 위협이 멀어졌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냉전의 주체들에게 냉전은 끝났으나 한반도는 아직 냉전의 잔재로 신음하고 있다. 제국주의의 전형적인 문제가 아닐까 싶다. 가해자들은 떠났고, 잊었지만, 피해자들은 아픔과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세기 제국주의 문제는 한반도에만 국한되는 얘기가 아니기도 하다.
 

삼일학림 얼라들 삼일학림 학생들의 사물놀이 공연 ⓒ WCC

런던 한마당잔치는 순례 길벗인 삼일학림 학생들의 사물놀이로 시작되었다. 징, 꽹과리, 북, 장구가 어우러져 자아내는 쩌렁쩌렁한 소리가 성 에델버가 성당 천장을 타고 높이 울렸다. 얼을 깨우는 힘 있는 울림이었고, 연대의 장이 후끈하게 달아올랐다.

원로 평화 활동가이자 CND와 팍스 크리스티 부대표인 브루스 켄트(Bruce Kent)님은 순례단의 청년들에게 주고 싶은 것이 있다며 챙겨온 여러 자료를 꺼냈다. 그중 하나가 유엔 헌장이다.

"유엔 헌장 서문은 전쟁의 위협으로부터 다음 세대를 구해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엔 스스로도, 영국 국민들도 유엔 설립에 담긴 이 소중한 목표를 잊어 버렸습니다."

아흔이 넘으신 운동가의 한 마디 한 마디가 무겁게 다가왔다. 그 '다음 세대'에 해당하는 삼일학림의 푸름이들은 한 세기에 가까운 시간 동안 평화를 위해 운동해오신 할아버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영국 평화운동의 원로 브루스 켄트님의 발표. ⓒ 밝은누리

CND/CCND는 현재 '트라이던트', '핵발전', '북대서양 조약기구', 이 셋을 반대하는 운동(No to Trident, No to Nuclear Power, No to NATO)을 하고 있다. 트라이던트는 영국의 핵무기 장착 잠수함인데 영국 국회는 낡은 잠수함을 대체하기 위해 300조 원이 훌쩍 넘는 예산을 책정한 바 있다.

CCND 공동대표 마틴 틸러(Martin Tiller)는 정치인들이 핵무기를 종식시켜야 한다고 말은 하면서도 미적거리며 이 문제를 다음 세대로 넘기려 한다고 지적했다. 기후변화 대응 역시 마찬가지로 다음 세대까지 오염시키는 불의를 만들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핵무기에 대한 정치인들의 태도와 행동은 절망적이지만 틸러 대표는 "여러분을 맞이하면서 저에게 희망이 다가온다고 느꼈습니다"라는 말로 연대감을 표시했다. 한마당잔치로 만나기 전 순례단에서 보내준 'Life & Peace Pilgrimage Europe 2020' 영상을 몇 번씩 돌려보다가 아내와 아이들까지 불러서 함께 보았다는 따뜻한 소감도 나누어 주었다.  
 

Life & Peace Pilgrimage Europe 2020 ⓒ 생명평화 고운울림 순례

"여러분의 순례 영상은 분명하게 20세기의 비극과 인류의 실수를 짚고 있습니다. 그것이 한반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보여 줍니다. 동시에 그 메시지는 희망을 가득 담고 있습니다. 영상에는 많은 아이들이 나옵니다. 여러분들 같은 젊은이들이 나옵니다. 그것 자체가 희망이라고 생각합니다. 무기가 없고 전쟁이 없는 한반도. 그것은 남과 북, 동과 서의 선택이 아니라 사람들이 만든 장벽일 뿐이기에 언젠가 사라질 것입니다. 우리는 체념과 희망 사이에서 희망을 선택합니다. 여러분의 방문은 저에게 더 큰 희망을 주고 있습니다."

CND 대표 케이트 허슨(Kate Hudson)님은 "기후변화와 군사주의"라는 주제로 멸종저항 평화분과(XR, Extinction Rebellion Peace)에 대해 발표했다. 

"CND와 평화운동 단체들은 지난여름에 모여, 기후변화와 군사주의의 관계를 알리는 데 힘쓰기로 결정했고, 그 결과물로 XR Peace를 조직했습니다. 제가 특히 강조하고 싶은 이슈는 영국 정부가 핵무기를 현대화하는 데 쓰는 돈이 약 300조 원이라는 것입니다. 이 돈을 기후변화 대응에 써야 합니다." 
 

런던 한마당잔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삼일학림 학생 예봄과 영국 CND 대표 케이트 허슨 ⓒ 밝은누리

밝은누리 최철호 대표는 순례 운동을 소개하고 한반도 평화체제의 전망을 나누었다. 

"2017년 가을, 한반도는 전쟁 직전까지 가는 극심한 위기를 겪었습니다. 그 위기는 지난 130년간 한반도를 둘러싸고 이어진 제국주의 잔재를 청산하고 70년간 지속된 분단체제를 종식하는, 새 아침을 앞둔 어둠이라 믿고 생명평화순례를 시작했습니다. 

대한민국과 조선이 비무장지대를 확장하고 영세중립을 선언하는 통일 방안이 적극 추진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한반도 영구평화지대'가 동북아 생명평화공동체를 만드는 지름길이 될 것입니다. 한반도 영구평화지대가 전 지구적인 반전, 반핵, 대량살상무기 폐기를 추동하는 샘물이 되길 소망합니다."


조선의 핵폐기를 주장하는 강대국들은 모두 핵을 보유하고 있다. 이보다 더한 모순이 어디 있을까마는 이를 지적하는 목소리는 작기만 한 듯하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함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이들을 만나서 힘이 났고, 한반도 비핵화가 여기서 끝이 아니라 세계 평화를 위한 중요한 단계임을 다시금 새겼다. 

생명평화순례를 다니다 보면 아기와 학생들에게 주목하는 어른들을 자주 만난다. 존재만으로 순례에 큰 힘을 보태는 푸름이들에게 길게 이어지고 있는 순례가 어떤 의미인지 들어보았다. 삼일학림 학생 다인 님은 모든 순례가 "새로운 경험과 중요한 기억들을 선물해줬다"라고 고백했다.

"그중 한 가지는 이 세상을 진실되게 볼 수 있는 눈이었습니다. 저는 베트남 순례에 가기 전 한국군이 베트남 민간인들을 학살했다는 사실을 공부했습니다. 하지만 희생자를 직접 만나고 그분들의 증언을 듣는 것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일이었습니다. 

지난여름 개인 순례로 도살장을 갔는데 공장식 축산은 전부터 알았지만 직접 죽으러 가는 돼지를 만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일이었습니다. 제 몸과 마음에 깊게 새겨지는 경험이었죠. 이는 순례 이후에도 제 삶에 큰 영향을 줬습니다. 순례 동안 배운 것들은 그것들끼리 서로 이어졌고, 또 제 삶과 이어졌고, 제 관계와 이어졌습니다."


영국 시민들이 이어온 핵반대 운동과 우리의 한반도 평화운동이 어떻게 만날 수 있을까 우려도 있었지만 서로에 대한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일상에서 평화 일구고자 하는 공통된 염원을 읽었다. 이후 펼쳐진 좌담회에서 평화운동의 방향과 제국주의를 성찰하는 이야기를 나누면서 생명평화 가치를 향해서 모인 기운이 강하게 느껴졌다. 

팍스 크리스티의 테레사 알레산드로(Theresa Alessandro)님은 "여러 나라를 순례 중인데 영국의 평화운동을 어떻게 보는지 궁금"하다고 질문을 했고 밝은누리 최철호 대표는 "아름답다"라는 전제를 단 후 이렇게 대답했다.
 

런던 한마당잔치에서 질문을 하고 있는 팍스 크리스티의 테레사 알레산드로. "영국의 평화 운동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밝은누리

"영국은 제국주의의 경험을 가진 나라이고, 지금까지도 식민주의 상태에 신음하는 나라들이 있습니다. 이미 안정적인 상태에서 하는 평화운동과 삶의 터전이 파괴되어 원통함을 품고 사는 곳에서 하는 평화운동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에게 있어서 평화운동은 전쟁이 없는 사회에서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와 관련됩니다. 이와 관련된 대안을 만드는 운동이 우리에게는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지금의 문명 속에서 전쟁이나 핵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이 문명 자체가 폭력을 양산할 수밖에 없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구체적인 대안 문명을 만드는 마을 운동을 함께하는 이유입니다. 

반전과 반핵이라는 것이 국가적인 결정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것과 아울러서 폭력 없는 삶의 양식, 지배 없는 삶의 양식을 지극히 일상적인 부분에서 새로운 삶의 문화로 만들어내는 운동들에 더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연대해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생태적인 마을공동체 운동과 평화운동을 같은 맥락에서 운동 의제로 설정해가고 있는 이유입니다. 

이 세계 문명을 선도해갔던 영국이 근본적으로 영국이 잃어버렸던 삶의 가치를 회복하는 새로운 문명 운동과 평화운동을 함께 가져가면 더 아름답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영국에 오면서 제국주의에 대해서 많이 생각했다. 영국인들은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CCND 러셀 와이팅(Russell Whiting) 간사의 대답은 이러했다. 

"'대영제국'이라는 표현은 우리에겐 부끄러운 역사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영국인들은 제국의 역사를 자랑스러워합니다. 영국은 지금도 여러 전쟁에 참여하고 있고, 만약 미국이 조선을 침공한다면 아마 영국도 참여할 것입니다. 철호 님 말씀처럼 새로운 문명을 창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러시아와 미국의 대립 사이에서 영국은 더 나은 세상를 만드는 데 이바지할 기회가 있습니다. 적이 아니라 친구로서, 지난 세계에 저지른 공포와 수치를 뒤로하고 새로운 21세기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와이팅 간사의 대답은 진솔했고 격려가 되었지만, 그처럼 생각하는 영국인이 많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남북간 갈등뿐 아니라 남남 갈등도 심각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이 질문을 하신 앤드류 님은 세월호 목걸이를 차고 계셨다. 이에 철호 님이 대답했다. 

"앞으로 2, 3년 내에 한국 사회는 더 극심한 냉전 대립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분단체제 하에 늘 있어 온 갈등이 아니라 분단체제를 마감하는 것이며, 새로운 세상을 여는 통일과 연관된 갈등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새벽을 앞둔 마지막 어둠 같은 것이죠. 그 바람을 타고 우리가 만났습니다."

좌담회를 마친 후 길벗들과 참석자들은 영국 웨스트민스터궁 앞뜰로 이동했다. 순례단은 가는 곳마다 역사적 아픔이 서려 있는 곳에서 함께 평화를 구하는 기도를 담은 노래를 부른다. 비가 그치지 않고 날이 추웠지만 자리를 뜨는 사람은 없었고, 지나던 이들도 서서 함께 노래를 불렀다. 마음이 따뜻하게 차올랐다.

1월 30일, 순례단은 중립국인 스위스 제네바에서 두 번째 한마당잔치를 열었다. 한반도 평화 문제에 관심을 갖고 남과 북 양측과 꾸준히 연대하며 평화운동을 이어 온 세계교회협의회(WCC)가 행사를 공동주최했다. 또 핵무기를 불법화하는 국제 조약을 유엔에서 통과시켜 2017년 노벨 평화상을 받은 핵무기폐기국제운동(ICAN), 1891년부터 지금까지 반전, 반핵, 군축을 위한 국제 연대 활동을 활발히 펼치며 11명의 노벨 평화상 수상자를 배출한 국제평화국(IPB) 등이 참여했다.
 

제네바 한마당잔치에서 패널토의를 하고 있는 ICAN의 Daniel Hogsta, IPB의 Ariel Denis, 밝은누리의 최철호, WCC의 Peter Prove ⓒ 밝은누리

이 자리에서는 한반도의 평화운동이 국제 평화운동과 함께 어울려야 한다는 데 일치를 보았다. "비핵화는 한반도에서 시작하지만 거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한반도만의 비핵화는 논리적이지도 않고 성공할 수도 없습니다. 반드시 지구적인 비핵화 운동과 맞물려가야 한다합니다"라고 WCC 국제협력국장 피터 프로브 님은 강조했다. 프로브 님은 "지속가능한 평화를 위해서는 정치 지도자의 결단보다는 시민들이 스스로 평화를 일구는 공동체적 삶을 사는 것에 더 근본적인 힘이 있음"에 대해 인식을 같이했다.

IPB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평화 단체 중 하나로 20세기 후반부터는 군사비를 생명 살림 목적으로 재분배할 것을 촉구하는 운동에 집중하고 있다. IPB의 에리얼 드니스 님은 착취적인 현 경제 구조 비판과 대안적 삶의 필요를 이야기하며 생명평화순례를 지지했다. 

"여러분의 순례는 시민이 머리를 맞대고 날마다 평화를 만들어가면 평화가 성취될 수 있다는 비전을 보여 줍니다. 여러분은 역사를 좋은 방향으로 이끌고 있습니다. 군축과 중립을 통해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오고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확장하는 것 말입니다."

생명평화순례에 대해서 WCC의 이자벨 아파우 피리(Isabel Apawo Phiri) 부총무 님도 격려의 말씀을 건네주셨다. 

"한반도 중립화와 통일, 반핵, 반전을 위해 일하면서도 생태적인 마을을 만들어 살아가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이것이 평화와 정의에 통전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입니다. 평화로운 삶을 위해 정치적인 통일을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이미 보여 줬고 그 길을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오전부터 오후까지 열띤 이야기를 주고받은 길벗들은 마지막 순서를 위해 유엔 광장으로 이동했다. 각 나라 깃발이 걸린 유엔 본부를 바라보며 순례단은 생명평화를 구하는 기도회를 열었다. 오늘 뜻나눔을 해준 단체들도 길벗으로 함께함은 물론, 기도 노랫소리 듣고 찾아온 행인들까지 마음 모아 한반도와 동북아 넘어 온누리에 퍼져갈 생명평화를 염원했다.
 

제네바 유엔 사무소 앞 조형물 "부러진 의자 (Broken Chair)". 순례단은 비오는 날씨에 기도노래를 불렀고 지나가던 많은 이들이 함께했다. ⓒ 김나경

과거의 평화운동은 베트남전쟁 반대 사례와 같이 부정의 힘과 맞물려 생겨났다. 그러나 지금 평화를 향한 열망은 좌절을 경험했던 시기와는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생명평화순례가 기존의 대결과 폭력 속에 있던 원통함을 푸는 기도로 새로운 동북아 평화 공동체를 만드는 순례를 하는 이유다. 이것이 지구공동체 평화운동의 새로운 전형이 되지 않을까 염원을 담아서...
 

프랑스 샤모니에서 생명평화 기도 노래를 부르고 있는 순례단 ⓒ 밝은누리

작은 소리도 함께 울리어 공명하면 거대한 장벽도 무너질만큼 큰 힘을 발휘한다. 한반도와 유럽의 풀뿌리 시민들이 런던과 제네바에서 서로 공명하며 기대 이상의 힘을 주고받았다. 이 울림은 퍼져 나가서 더 큰 울림이 되어 새로운 평화를 만들어 낼 것이다. 
덧붙이는 글 개인, 단체, 공동체 누구나 생명평화 고운울림 기도순례 길벗이 될 수 있습니다. 자세한 안내와 순례, 한마당잔치 후기는 밝은누리 누리집(www.welife.org)과 생명평화 고운울림 기도순례 페이스북 페이지(www.facebook.com/gounulim)에서 볼 수 있습니다. 문의 | 생명평화연대 사무국 02-999-9294, lifepeacekorea@welife.org
#생명평화 #생명 #평화 #한반도통일 #비핵화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특혜 의심' 해병대 전 사단장, 사령관으로 영전하나
  2. 2 "윤 대통령, 달라지지 않을 것... 한동훈은 곧 돌아온다"
  3. 3 왜 유독 부산·경남 1위 예측 조사, 안 맞았나
  4. 4 '파란 점퍼' 바꿔 입은 정치인들의 '처참한' 성적표
  5. 5 창녀에서 루이15세의 여자가 된 여인... 끝은 잔혹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