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이언주 그리고 전진당, 부산 총선 뇌관되나

부산 중구·영도구 전략공천설 두고 이언주-김무성 갑론을박

등록 2020.02.20 11:12수정 2020.02.20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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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통합의 한 축인 미래를향한전진4.0(전진당)이 부산 총선의 뇌관이 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언주 의원의 '중구·영도구 전략공천설'을 두고 갈등이 터진 것이다. 해당 지역구 의원인 김무성 의원이 불편한 심기를 노출하면서 통합 이후 공천 갈등이 수면 위로 부상한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부산 내에서 전진당 출신 인사가 미래통합당 후보로 출마할 지역은 많아야 3석 정도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새누리당 시절에 공천 갈등으로 쓴 맛을 본 상황이라 내버려 둘 수도 없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에 빼앗긴 PK 지역구의 재수복을 노리는 미래통합당 입장에서 '부산 중구·영도구 공천 논란'은 부산 선거 구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악재다.

현역인 김무성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중구·영도구 지역에서 곽규택 변호사와 이언주 의원이 출마를 준비하는 게 문제의 시발점이 됐다. 미래통합당 통합의 한 축인 전진당을 이끈 이언주 의원으로서는 통합의 한 당사자였음을 이유로 경선없는 공천을 요구하는 것이 본인에게 유리하다.

그러나 이 경우 해당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인사들로서는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언주 의원이 보수 성향으로 방향을 틀기 전부터 당을 위해 뛰어온 이들 입장에선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는' 모양새가 되기 때문이다. 이언주 의원은 영도여고를 졸업했지만 2016년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경기 광명을 지역구에서 당선됐다.

김무성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공관위가 이 의원을 중·영도에 전략공천하면 지역 표심이 분열될 게 뻔하다"며 이언주 의원의 경선없는 공천에 대해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번 선거는 분열되지 않는 분위기로 임해야 겨우 이길 수 있는 선거인데, 통합의 정신에도 어긋나는 일"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이에 대해 이언주 의원 측도 강하게 반발하면서 경선 시작도 하기 전에 갈등으로 지역이 쪼개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이후 김무성 의원이 이언주 의원에 대해 "우리 당의 훌륭한 전략적 자산"이라고 말하면서 한 발 후퇴했다.

그러나 갈등이 봉합되었어도 결국 어떤 식으로 후보를 공천할지 정하지 않을 수 없다. 미래통합당 입장에서는 경선이든 전략공천이든 갈등없이 후보가 출마하는 것이 최선이다. 최악은 전략공천 이후 지역 후보가 각자 무소속 출마하여 민주당에 패하는 결말이다. 해당 지역구의 민주당 후보는 김비오 지역위원장으로 지난 선거에서 40.7%를 득표한 바 있어 쉽게 볼 상대는 아니다.


부산 부산진을에서는 전진당 출신인 이종혁 전 의원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이 지역에는 자유한국당 출신 현역인 이헌승 의원, 새로운보수당 출신 이성권 후보가 준비하고 있다. 통합의 세 정당 후보가 모두 선거를 준비하고 있기에 자칫하다간 계파 갈등을 노출하는 발화선이 될 수도 있다.

자유한국당 출신 김도읍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부산 북·강서을에서는 전진당 전략기획위원장 출신인 미래통합당 김원성 최고위원이 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미래통합당 측에서는 이상민 전 시의원, 강인길 전 강서구청장 등이 뛰고 있다. 해당 지역은 민주당 전략공천 지역으로 아직 민주당 후보는 미정이다.

미래통합당 입장에서는 공천으로 인한 갈등이 표출되면 곤란한 처지다. 새로운보수당 출신 인사의 선거 문제를 놓고 다른 방향에서도 갈등이 표출된 상황이다. 19일 유승민 의원이 이혜훈 의원에게 보낸 메시지를 언론이 포착한 바에 따르면 새로운보수당 일부 의원은 컷오프, 일부 의원은 경선 대상이다. 유승민 의원은 "괜찮다 김형오가 갈수록 이상해지네"라는 문자를 남겼고 이것이 포착되어 기사화되었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이에 대해 "우리 공관위의 원칙과 방향을 흔들려는 시도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고 입장을 밝히고 "기존의 관행과 이해관계를 벗어나지 못한 채 책임과 헌신을 망각하는 일부의 일탈 행위에 대해 엄중하게 경고한다. 다시 반복될 경우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대응했다.

이런 상황에서 전진당 출신 인사들에게 의석을 보장하기 위해 인위적인 컷오프나 단수공천이 행해진다면 해당 지역구는 물론이고 부산 전체의 총선 구도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기존에 자유한국당에서 활동하던 인사 입장에서는 지방선거 대패 후 어려운 환경에서 밭을 갈아 놓았더니 바로 빼앗기는 셈이 된다. 따라서 전진당 출신 인사들의 인지도와 조직력이 저조하다면 전략공천 시에 일부 후보가 무소속 출마를 염두에 둘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민주당이 어부지리를 노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래통합당 입장에서는 부산은 꼭 탈환해야 할 곳이다. 민주당 부산시당은 현역 의원들은 다시 공천하고 지난 총선에서 패한 일부 지역에는 영입인재를 배치하는 전략을 세워 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호락호락하게 질 수 없다는 태도다.

화학적 통합에 실패하고 공천 갈등설만 모락모락 피어나게 된다면, 보수 통합에 대한 민심은 싸늘하게 식을 것이다. 공천의 방향과 콘셉트를 정하면서 통합의 시너지 효과도 추구해야 하는 김형오 공관위로서는 풀어야 할 난제가 산적해 있다.  
#부산 #이언주 #김무성 #통합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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