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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성중인 암환자들 "삼성생명, 출입제한 등 인권침해"

폐쇄된 본사 2층서 1달째 농성... "외부인 접촉 못하게 하고 음식 반입도 막아"

등록 2020.02.20 18:08수정 2020.02.20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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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본사 앞에서 열린 '삼성생명의 인권침해 행위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발언하고 있는 모습. ⓒ 조선혜


"삼성이 재판부로부터 선처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큰 오산입니다. 상식적으로 요구하며 농성 중인 암환자들을 숨기기 급급한 삼성과 이재용 일가는 오히려 가중 처벌 받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본사 앞에서 열린 '삼성생명의 인권침해 행위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이 한 말이다. 

관련기사 : 상복 입은 암환자들 2년째 집회하는 이유는?

삼성그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파기환송심 재판부 쪽 요구로 준법감시위원회(준법위)를 설치하는 등 준법경영을 표방하면서도 주요 계열사인 삼성생명의 문제는 외면하고 있다는 얘기다. 

안 소장은 "삼성과 이재용 일가는 반드시 엄벌 받아야 한다"며 "삼성은 암환자 문제부터, 농성 중인 환자들의 인권을 보장하는 문제부터 해결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이날 '보험사에 대응하는 암환우 모임(보암모)'은 암보험금 문제로 1개월 가량 농성을 벌이는 과정에서 회사가 출입제한 등 인권침해 행위를 저지르고 있다고 고발했다. 현재 13명의 암환자들이 삼성생명 본사 2층에서 농성을 이어오고 있다. 

보암모측은 회사가 약관과 달리 요양병원 치료와 관련한 암보험금을 주지 않았고, 금융감독당국이 지급 권고한 사안 가운데 약 43%만 받아들인 뒤 소송을 유도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농성장 폐쇄해 면회도 불가능... 한때 음식 반입도 금지"

보암모 회원이자 암환자인 김아무개씨는 "삼성생명이 보암모 대표를 고소해 그 이유를 묻고 면담을 요구하러 이곳을 찾은 것이 농성의 시작이었다"며 "회사는 지난달 30일부터 환자들이 농성 중인 2층 고객센터를 폐쇄했으며, 지금은 저도 회원들 면회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화장실도 폐쇄돼 회원들은 1층 화장실에 갈 때마다 감시를 받고 있고, 외부인 접촉도 금지됐다"며 "삼성생명이 약관대로 암입원비를 지급해 하루 속히 우리가 이곳을 떠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삼성생명이 암환자들에 대해 음식물 반입까지 금지했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하성애 삼성피해자공동행동 대표는 "지금은 가능해졌지만, 농성장에 음식물을 넣으려 했을 때 경비원들이 지키며 못하게 막았었다"며 "1~2시간 실랑이 끝에 간신히 반입했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는 암환자들이 바깥에서 면담도 하지 못하게 하고, 화장실도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며 "이런 인권 유린이 어디 있는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재용만 살리지 말고 암환자도 살려주길"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도 "삼성생명은 금융감독원이 지급권고를 내리더라도 법원에서 끝까지 버텨내 될 수 있으면 보험금을 주지 않겠다는 심산"이라며 "회사가 상품 설계를 잘못한 책임을 져야 함에도 지금까지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은 상식적으로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김 대표는 "삼성은 준법위를 만들어 부회장 구하기에 나설 것이 아니라 암환자들에게 보험금을 제대로 지급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해야 할 것"이라며 "이것은 계약상 문제가 아닌 인권 문제다, 이재용만 살리지 말고 암환자들도 살려주길 마지막으로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회사 쪽은 오히려 환자들이 불법점거 시위를 이어오고 있다는 입장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보암모 회원들이 폐쇄된 공간을 임의로 출입하면서 난방, 온수, 화장실 등을 이용하고 있다"며 "불법점거를 중단할 것을 요청한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보험금 관련 민원에 대해서는 최대한 해결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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