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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 휴업 택한 가게들... 사람 구경하기 힘들어진 대구

[르포] 대구 최대 번화가 동성로와 서문시장에도 인적 드물어

등록 2020.02.21 10:13수정 2020.02.21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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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대구의 최대 인파가 몰리던 동성로가 텅 비어있다시피 하다. ⓒ 조정훈


"동성로가 고향인데 이렇게 사람이 없는 것은 처음이에요. 너무 놀랍습니다. 어제는 날씨가 흐려서 더 을씨년스러웠어요..."
 
대구 동성로가 고향이라는 유성동(50대)씨의 말이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온 지난 20일 대구 도심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확연히 줄어들었다.

이날 오후 대구 최대의 번화가인 동성로 거리도 마찬가지였다. 대구에서 가장 큰 서점인 교보문고 대구점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사실이 확인되면서 문을 닫았다. 일부 상가도 문을 닫거나 손님이 거의 없어 텅 비어 있었다.
 
유씨는 "반월당 부근에는 휴업하는 식당가도 생기고 도서관도 폐관하니까 코로나19를 더욱 피부로 느끼는 것 같다"면서 "더구나 가짜뉴스까지 퍼지면서 시민들의 충격이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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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중구 교동시장. 평소 간식거리로 유명한 교통시장에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는 20일 오후 한 사람도 보이지 않는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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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반월당 인근의 한 식당 유리문에 코로나19로 인한 휴무를 알리는 글이 붙어 있다. ⓒ 조정훈


 마스크도 동나... 빈손으로 돌아선 시민들

약국이나 편의점에는 가끔 마스크를 사러 오는 손님들이 있었지만 빈손으로 돌아서야 했다. 마스크가 이미 동이 나, 마스크 사기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려웠기 때문이다. 일부 편의점에는 '마스크 없음'이라고 쓴 팻말을 붙여놓았다.
 
한 약국의 약사는 "주문한 마스크가 오후에 온다고 했는데 아직까지 안 와 팔지를 못하고 있다. 오늘만 마스크 사려는 사람이 200~300명 정도였다. 한 사람도 못 사고 돌아섰다"고 말했다.
 
한 젊은 손님이 들어서며 "마스크 있어요?"라고 묻자 이 약사는 "지금 온다고 했는데..."라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약사가 "혹시 모르니 6시 이후에 한번 와봐요"라고 하자 손님은 실망한 듯 도로 밖으로 나갔다.
 
친구와 마스크를 구하러 나왔다는 이화정(24)씨는 "오늘 약국 3곳을 들렀는데 가는 곳마다 마스크가 없다고 한다"며 "근처 카페에 있다가 6시쯤 다시 약국에 사러 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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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중구 동성로 한 편의점 입구에 '마스크 없음'이라고 쓴 글씨가 적혀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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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로 한 점포에 마스크와 손세정제가 품절이라는 내용의 글귀가 적혀 있다. ⓒ 조정훈


   
백화점도 한산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대구백화점은 손님을 찾아보기가 어려웠고 매장을 지키는 직원들만이 삼삼오오 모여 코로나19 확산이 언제까지 갈 것인지 이야기를 나누며 한숨을 내쉬었다.
 
현대백화점과 동아백화점 쇼핑점은 이날 오후 아예 문을 닫았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사실이 확인되면서 질병관리본부가 방역에 나서자 손님을 내보내고 이틀 동안 휴점에 들어갔다.
 
일부 상인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소독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며 안전하다는 안내글을 유리문에 붙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손님이 끊길 수 있다는 공포가 현실이 되지 않을까 우려했다.
 
나이 지긋한 한 시민은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은 휴대전화가 없던 시절 만남의 장소였을 정도로 사람들이 항상 분비는 곳"이라며 "이렇게 한산한 경우는 처음 본 것 같다. 빨리 위기를 극복하고 활기를 되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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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현대백화점 대구점이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확인되자 셔터문을 내리고 임시휴업에 들어갔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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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동성로에 있는 교보문고가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사실을 확인하고 20일 문을 닫았다, ⓒ 조정훈


썰렁한 서문시장... 장사 접은 상인들
   
한강 이남에서 제일 크다는 서문시장도 썰렁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시장에는 손님이 거의 없었고 일부 매장은 일찍부터 장사를 접었다.
 
서문시장에서 어묵을 파는 한 상인은 "낮에도 사람이 거의 없다. 사람들이 겁을 먹고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면서 "코로나19가 확산되고 가짜뉴스가 불안을 부추기니까 무섭다는 생각까지 든다"고 말했다.
 
빈 점포를 지키고 있던 한 상인은 "마스크 끼고 손만 잘 씻어도 문제가 없다고 하는데 언론이 너무 불안감을 조성하는 것 같다"며 "대구시장도 시민들에게 집 밖으로 나오지 말라고 했는데 너무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문시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자 방역을 위해 오는 23일 전면 휴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코로나19 감염자가 늘어나자 대구시는 시민들에게 외출을 자제하고 마스크 착용을 일상화할 것을 당부했다. 또 대구시교육청은 전국에서 처음으로 유·초·중·고의 개학을 일주일 연기했다.

대구시는 또 시민들에게 "SNS 등을 통해 떠도는 가짜뉴스에 현혹되지 말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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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대구 서문시장. 코로나19 확진자가 늘면서 평소 가득 메웠던 인파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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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대구 서문시장. 코로나19 확진자가 늘면서 평소 가득 메웠던 인파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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