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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권고에도 행사강행?"... 우리공화당 "억울하다"는 까닭

국회서 행사 열자 코로나19 확산 우려... 국회 "사전조율됐는데, 앞뒤 맥락 잘려 오해"

등록 2020.02.21 17:41수정 2020.02.21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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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쓰고 손 소독하는 우리공화당 조원진 대표 우리공화당 조원진 대표가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우리공화당의 자유통일당 합당 주요당직자 설명회에 참석하기 전 마스크를 쓰고 손을 소독하고 있다. ⓒ 연합뉴스

  
"선생님, 마스크 쓰고 들어가셔야 해요!"

한 장년 남성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 들어가려고 하자, 우리공화당 당직자 및 조원진 의원실 관계자들이 그를 붙잡았다. 남성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세정제로 손을 소독한 뒤에야 대회의실로 들어갈 수 있었다.

21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앞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의원회관 입구의 국회 직원들은 열화상 카메라, 체온측정기, 손소독제 등을 구비한 채 대기했다. 이날 우리공화당은 자유통일당과의 합당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우리공화당 전국 핵심 당직자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는 언론에 비공개로 진행됐다.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의원회관을 찾은 이들은 직원들의 통제에 따르며 체온 측정과 손소독에 응했다. 별다른 충돌은 보이지 않았다. 대회의실 안에 들어선 이들도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민주당 "국민 불안감만 조장하는 행태"

이날 행사가 논란이 된 건, 우리공화당이 국회사무처 측의 취소 요청에도 불구하고 행사를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YTN 등 일부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국회 측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해당 행사 취소를 권고했으나 조원진 의원실이 행사 취소 불가 입장을 밝혔다는 것.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서재헌 상근부대변인을 통해 "국민불안감만 키우는 우리공화당 전국 핵심 당직자 간담회를 중단해줄 것을 촉구한다"라는 제목의 논평까지 내놨다.


서재헌 부대변인은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해당 행사 취소를 권고하는 대한민국의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서도, 행사 진행을 강행하겠다고 하는 우리공화당은 과연 어느 나라 국민을 위한 공당인지 의심스럽다"라며 "특히 정치권이 앞장서서 국민 공포 및 불안감을 해소하는 역할은 외면한 채, 국민 불안감만 조장하는 행태는 정치권 스스로가 관리하고 통제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간담회 개최에 반대하는 참석자의 돌발 행동에 대비해 행사장 주변 및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는 우리공화당은 '당직자 간담회 개최가 대한민국의 돌발 행동'임을 자각하고, 오늘 계획된 당직자 간담회를 국민을 위해 중단해줄 것을 촉구한다"라고 꼬집었다.
  

우리공화당 주요당직자 설명회 참석하는 조원진 우리공화당 조원진 대표가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우리공화당의 자유통일당 합당 주요당직자 설명회에 참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그러나 우리공화당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애초에 "국회로부터의 행사 취소 요청 자체가 없었다"라는 것. 일부 당 관계자는 해당 보도를 한 매체 소속 기자가 현장에 나타나자 "가짜뉴스"라고 외치며 강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우리공화당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만나 "우리 역시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를 잘 알고 있다"라면서 "국회 측의 요청에 최선을 다해 협조할 생각이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행사) 전날 국회 관계자가 조원진 의원실을 찾았을 때 요구한 것은 행사 취소가 아니라 '국회 후문으로 입장할 수 있겠냐'는 것"이라며 "기준을 정해서 명확히 요청하면 따르겠다고 했으나, 이후 별다른 이야기가 없었다"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취소 요청 자체가 없었는데 우리가 거부했다는 식으로 보도가 나가니 억울하다"라고 하소연했다. 이어 "우리는 행사 인원도 많이 줄였다, 대구‧경북 지역 당직자들은 아예 올라오지 말라고 했다"라며 "다른 의원실에서 주최한 대규모 행사도 그대로 진행하는데, 우리한테만 이러는 이유가 뭐냐"라고 덧붙였다.

이날 우리공화당이 예약한 대회의실 외에도 제1회의실, 제2회의실 등의 공간에서 국회 행사들이 진행됐다. 모두 다른 의원실에서 주최한 행사들로, 외부인이 참석하는 정책토론회와 기자회견 등이 포함됐다.

국회 측 "앞뒤 맥락이 잘려서 오해 샀다... 행사 전 잘 조율했다"

국회사무처 측은 우리공화당 행사 관련 보도로 인해 상당히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의원실 측과 잘 조율한 행사인데, 보도로 인해 오해가 커졌다'는 것. 익명을 요구한 한 국회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에 "의원실 측에 '행사를 안 했으면 좋겠다'고 전했고, 의원실에서는 '전날 행사를 완전히 취소하는 건 현실적으로 곤란하다'고 했다"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의원실 사정을 충분히 이해하기에, 대신 열화상 카메라와 체온측정기를 모두 이용해 이중으로 체온을 잴 테니 양해해달라고 전했다"라고 말했다. "의원실 측에서도 당초 300여 명 참석하기로 한 행사를 100여 명 수준으로 축소한 것으로 안다"라고도 덧붙였다.

그는 "좋은 분위기에서 서로 잘 이해하고, 코로나19 확산도 방지하면서 행사도 진행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앞뒤 맥락 없이 '취소 권고에도 불구하고 행사 강행'으로 알려져 오해를 샀다"라고 설명했다.
#우리공화당 #간담회 #코로나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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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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