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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중한국학교 학생-교직원 6554명 어떡하나

"코로나19 불안, 휴교하라" 요구 빗발... 교육부 '악화하면 원격수업' 검토

등록 2020.02.21 18:57수정 2020.02.21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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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상해 한국학교가 지난 10일에 보낸 가정통신문. ⓒ 상해 한국학교

 
오는 3월 개학하는 재중 한국학교 학생과 교직원은 모두 6554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해당 학교에 가기 위해 중국으로 입국해야 하는 한국인이다. 그런데 이들 가운데 일부가 교육부에 "코로나19 안정기까지 휴교할 수 있도록 일괄 지침을 보내 달라"고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월 16일 개학, "3월 1일까지 중국으로 입국하라"

21일, 교육부가 집계한 이날 현재 재중 한국학교 현황에 따르면, 중국에 있는 13개 한국학교(홍콩한국학교 1곳 포함) 재학생은 모두 5662명이다. 대부분 유초중고 과정을 공부하는 한국 국적자다. 이들 학교에 근무하는 교직원은 892명인데, 상당수가 한국에서 고용 휴직된 형태로 파견되거나 초빙된 한국 유초중고 현직 교직원이다.

교육부가 최근 코로나19 관련 이들의 거주 현황을 조사했더니, 방학을 맞아 한국에 귀국한 학생과 교직원이 각각 60%와 46%였다. 나머지는 여전히 중국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 재중 한국학교들은 모두 오는 3월 16일 개학하기로 하고 이를 학부모들에게 통보했다. 이들 학교장은 가정통신문 등을 통해 "기존 개학일인 3월 2일을 16일로 변경했다"면서 "중국에서 2주간의 자가격리 기간이 필요하므로 학생들은 3월 1일까지 중국 입국을 완료해 달라"고 안내하고 있다. 교직원들은 이보다 1~2주 더 일찍 입국하도록 했다.

하지만 출국일이 다가왔는데도 중국 내 코로나19 문제가 사그라지지 않자 학부모와 교직원들이 극도의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다고 한다.

이날 한 재중 한국학교 교원은 "중국이 감염병 발원지인데 사망자도 속출하는 그곳으로 자녀들과 함께 가야하는 교직원과 학생 부모들은 잠을 잘 수가 없다"면서 "책임기관인 교육부에서 '3월 휴교' 등의 일괄 지침을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고 밝혔다. 이 교원은 "우한에서는 한국인들을 데리고 오면서 같은 한국인인 우리들은 중국으로 갈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고 하소연했다.


실제로 '재외국민교육기관 교사' 카페 등에는 중국 입국을 포기한 교직원들의 글들이 여러 개 올라와 있다. "어린 자녀와 함께 도저히 갈 수가 없어 포기했다"는 글이 있는 반면 "아이를 데리고 가는 사람으로서 정말 포기하는 분들만큼 힘들다"는 글도 보였다. 또 다른 이는 "중국 입국 포기자 증가는 교육부의 눈치보기식 행정의 결과"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교육부 재외동포담당관실의 지난 2월 초 '교육부 국민신문고 답변'은 재중 한국학교 교직원들의 화를 더 돋우기도 했다. "교육부가 자신이 할 일을 중국 정부에 떠넘기고 있다"는 것이다. 다음은 문제가 된 교육부 답변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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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되고 있는 교육부의 국민신문고 답변 내용. ⓒ 인터넷 갈무리

  
"교직원의 복무에 대한 사항도 중국 정부의 후속 방침에 따라 각 학교에서 정한 후 안내될 예정입니다."

교육부, 휴업기관 더 늘리고 원격수업도 검토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재중 한국학교는 한국의 초중등교육법과 중국의 교육관련법이 함께 적용되기 때문에 교육부가 할 수 있는 일에 한계가 있다"면서 "교육부가 우선 개학을 2주 연기하도록 했는데 늦게 출국하는 학생의 경우 2주간의 자가격리 기간을 3월 중에 주어 해당 달 안에는 출석을 인정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학생과 교직원의 안전'과 관련 "지금 상황에서 이 정도 수준으로 학사운영 방안을 내놓은 것이고 감염병이 더 진행된다면 휴업일자가 늘어날 수도 있다"면서 "상황을 보면서 심각해지면 다른 단계를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중국 상황이 더 악화될 것에 대비해 학생들의 경우 중국에 가지 않고도 한국에서 원격수업을 듣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중 한국학교 #코로나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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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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