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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를 막아라... 코로나19 확산 저지 나선 기업들

외부인 출입금지·회의 연기·출장 최소화 등 대책 마련 부심... 출입 기자실도 줄줄이 폐쇄

등록 2020.02.24 17:05수정 2020.02.24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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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오후 울산시 북구 현대차 명촌정문에서 1조 근무자들이 마스크를 쓴 채 퇴근하고 있다. ⓒ 연합뉴스


코로나19 위기경보가 심각단계로 격상되고 확진자가 크게 늘어남에 따라 국내 기업들에도 비상이 걸렸다. 제조업 생산 공장은 물론 본사에서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생산 및 사업 차질 규모가 천문학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크다.

특히 외부인 출입 통제가 확실한 생산 공장보다 불특정 다수의 출입이 자유로운 서울 소재 본사의 방역망에 구멍이 생길 여지가 크다고 보고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만에 하나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관련 인원 격리는 물론 최악의 경우 본사가 '셧다운' 될 수 있어 외부인 출입을 엄격하게 통제하기 시작했다.

외부인 본사 출입 막기 시작한 기업들

먼저 현대자동차그룹은 24일부터 서울 양재동 본사에 외부인 출입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출입기자들이 이용하던 기자실도 이날부터 문을 닫았다. 본사 사옥 출입자들을 대상으로 체온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대응하다가 방역 대책을 한층 더 강화한 것이다.

현대차는 또 울산지역에 2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함에 따라 울산공장 출입문에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하고 '코로나19 종합상황실'을 설치·운영하고 있다. 근무자 중 발열 증상을 보이거나 몸에 이상 징후가 있을 경우 상황실을 통해 대응한다. 현대차 노사는 울산공장 근무자 중 신천지와 관련된 4명과 경북의원 방문 진료자 1명, 경주의 협력업체 방문자 1명 등 총 6명을 자가 격리 조치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현대차지부도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차지부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사내에서 1명이라도 나오면 전 공장을 세워야 할 수도 있다"라며 "확산 방지를 위해 지부장이 사측과 협의해 21명으로 구성된 대책위를 운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대차 노사는 현장 노동자들에게 지급될 마스크와 손 소독제 보급 상황을 점검하고 통근버스 예방활동도 강화하기로 했다.


현대차뿐만 아니라 외부인의 본사 출입을 제한 조치를 취한 기업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LG전자는 외부 방문객 출입을 제한하는 한편, 이날 오후부터 여의도 트윈타워 2층에 위치한 기자실 운영도 무기한 중단했다.

대기업 기자실도 줄줄이 폐쇄

LG전자는 이날 자녀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직원이 근무한 인천캠퍼스 연구동을 방역을 위해 폐쇄했다.

통신업계 사정도 마찬가지다. SK텔레콤도 본사 외부인 출입을 차단하는 한편 을지로에 있는 기자실도 폐쇄하기로 했다. KT는 기자실 방역을 위해 25일부터 이틀간 기자실 문들 닫고, LG유플러스는 25일부터 용산사옥에 있는 기자실 운영을 잠정 중단한다.

건설업계에서도 현대건설(계동), SK건설(서린동), 쌍용건설(잠실), GS건설(종각) 등이 외부인 출입을 막기 위해 25일부터 기자실 문을 닫을 예정이다.

기업들은 또 내부적으로 대규모 인원이 참석하는 회의는 연기하거나 온라인 및 화상 회의로 대체하고 국내외 출장을 최소화하고 있다.

불가피하게 대구나 청도를 방문한 직원의 경우 재택근무를 시키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포스코는 포항·경북 지역의 확진자 동선과 겹친 직원들이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SK그룹은 출근 시간도 혼잡한 시간대를 피할 수 있도록 오전 10시로 조정했다.

종로에 있는 본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업계 관계자는 "요즘 같은 분위기에서는 확진자가 한 사람만 발생해도 해당 부서는 물론 건물 전체가 폐쇄될 수도 있다"라며 "외부인 출입을 금지하고 내부 직원은 체온을 재는 방식으로 코로나19를 막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으니 기업들이 재택근무 확대하거나 몸에 이상이 있을 경우 부담 없이 자가 격리를 할 수 있도록 지침을 세워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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