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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141만장 풀린 대구에서 벌어진 일

[현장] 사람 몰리면서 감염위험 증가 지적도... "소형마트에서도 판매해야"

등록 2020.02.24 19:06수정 2020.02.24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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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는 가운데 24일 오전 이마트 트레이더스 비산점에서 마스크를 사기 위해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 조정훈

 
보건당국이 이마트와 공동으로 확보한 마스크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특별관리구역으로 지정된 대구·경북에서 24일부터 판매하기로 하자 판매 매장마다 시민들이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뤘다.

이마트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압수한 마스크와 제조업체 필트로부터 제공받은 221만장 중 141만장을 24일부터 대구 경산점, 감삼점, 만촌점, 반야월점, 성서점, 월배점, 칠성점 등 7개 점포와 트레이더스 비산점 등에서 판매에 들어갔다.

이날 공급된 마스크는 '프리미엄 마스크'인 필트의 '에티카' 브랜드로 등급은 KF94이고 판매가는 장당 820원이다. 이는 시중가보다 약 45% 정도 저렴한 가격으로 1인당 구매 개수는 30개로 한정됐다.

나머지 80만장 가운데 10만장은 대구시 사회재난과에 기부하고 70만장은 대구시에 판매해 의료진과 면역력이 약한 아동 및 노인,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에게 지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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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가 24일 코로나19 방지를 위해 대구경북에서 마스크 140만 장을 판매하기로 한 가운데 이날 오전 이마트 트레이더스 비산점 매장 밖 주차장에서부터 마스크를 사기 위해 몰려든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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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가 24일 코로나19 방지를 위해 대구경북에서 마스크 140만 장을 판매하기로 한 가운데 이날 오전 이마트 트레이더스 비산점 매장 안에는 마스크를 사기 위해 몰려든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 조정훈

  
이날 오전부터 마스크를 판매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른 아침부터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매장마다 수백 미터씩 길게 줄이 이어졌다.

이마트 경산점의 경우 매장 문을 여는 오전 10시보다 훨씬 이른 시각인 오전 6시 30분쯤부터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한번에 3000~4000명이 몰려들면서 줄은 매장 밖으로까지 이어졌고 주변 교통도 심한 체증을 빚었다.

경산점에서 확보한 물량이 한 시간 만에 모두 소진되자 길게 줄을 섰던 시민들이 강하게 불만을 표시하며 항의하기도 했다. 

대구와 경북의 다른 매장도 일찍부터 시민들이 줄을 섰고 판매분도 금세 동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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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확산하는 가운데 24일 오전 이마트 트레이더스 비산점에는 마스크를 사기 위해 몰려든 시민들이 에스컬레이터에도 길게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 조정훈

  
이마트 트레이더스 비산점에는 이날 오전 일찍부터 마스크를 사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주변 도로가 마비될 정도로 차량 정체를 빚었다. 3층 주차장에서 마스크를 파는 2층까지 약 300m 이상 길게 줄을 섰다. 마스크 구매에서 계산까지 2시간 이상 걸리기도 했다. 


트레이더스 비산점 직원은 "10개짜리 3개씩 묶음으로 한 사람당 30개씩만 팔고 있다"며 "한 시간도 안 돼 1000묶음 이상 나갔다. 쉴 틈도 없이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고 말했다.

트레이더스 비산점에서 마스크를 구매한 50대의 한 시민은 "이렇게 줄을 길게 서 있는 것을 본 적이 없다"면서 "아무래도 불안감을 느낀 시민들이 마스크를 사기 위해 한꺼번에 몰려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기회에 돈을 벌겠다고 매점매석하는 사람들은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스크를 어렵게 구한 시민들은 가족들에게 전화를 해 알리기도 했다. 한 시민은 "엄마, 한 시간 더 기다려서 겨우 샀어"라며 "더 사고 싶어도 양보하고 갈게. 조금만 기다려"라고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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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서구 비산동 이마트 트레이더스 비산점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마스크 60만장을 판매한다고 하자 주변 도로에 차량이 몰리면서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 조정훈

  
오전 9시부터 나와 겨우 마스크 30개와 손세정제를 구매했다는 방현희씨(40대, 비산동)는 "일찍 나온 사람들은 8시 전부터 나왔다고 한다"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나올 줄 몰랐다"고 말했다.
  
방씨는 "대구시는 자가격리 하라고 하지만 이런 사태를 보면 자가격리가 안 된다"면서 "대형마트에서 마스크를 파는 것보다 마을마다 편의점이나 소형마트에서 팔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전염 방지를 위해서도 필요한 것 아닌가"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코로나19 #마스크 #이마트 #자가격리 #이마트 트레이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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