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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일블레이저, 한국GM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까

[시승기] 기대 이상의 주행 성능과 편의 사양... ‘절대 강자’ 셀토스에 도전장

등록 2020.03.02 18:14수정 2020.03.02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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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액티브. ⓒ 한국GM


'한국GM의 구원 투수'

한국GM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트레일블레이저에 따라붙는 수식어다. 지난달 16일 국내 시장에 첫 선을 보였다.

트레일블레이저는 한국GM이 지난 2018년 정부와 KDB산업은행으로부터 8100억원의 지원을 받으면서 출시를 약속한 신차 중 첫 번째다. 한국GM이 직접 개발하고 생산한다. 경영정상화를 위해 거액의 '혈세'가 투입된 만큼 회사 안팎의 기대치가 크다.

내수와 수출 부진을 만회하고 회사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아야 하는 막중한 임무가 주어졌지만 경쟁 상대가 만만치 않다. 소형 SUV 시장에서 절대 강자로 자리를 굳힌 기아자동차의 셀토스를 상대해야 한다. 또 르노삼성의 XM3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지난 20일 트레일블레이저를 직접 경험해 봤다. 시승 차량은 1.35리터 가솔린 E-터보 엔진이 탑재된 액티브(ACTIV) 트림으로 사륜구동(AWD) 모델이다. 서울역에서 출발해 강원도 춘천을 왕복하는 총 200km 구간으로 도심과 국도, 고속도로를 두루 경유했다.

소형이지만 작지 않은 체격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액티브의 전면부. ⓒ 한국GM

트레일블레이저는 소형 SUV지만 작지 않다. 체격은 경쟁 상대에 비해 조금 크다. 전체 길이는 4425mm, 높이 1660mm, 넓이 1810mm다. 셀토스(길이 4375mm, 높이 1615mm, 넓이 1800mm)와 쌍용차의 티볼리(길이 4225mm, 높이 1615mm, 넓이 1810mm) 보다 크다. 실내 공간을 좌우하는 휠베이스(축거)도 트레일블레이저가 2640mm로 셀토스(2630mm), 티볼리(2600mm)보다 각각 10mm, 40mm 길다.

덕분에 2열에 앉았을 때 무릎 공간은 넉넉한 편이다. 특히 운전석 아래 부분에 움푹 들어간 홈이 있어 2열 탑승자가 다리를 편하게 뻗을 수 있다.

차체는 고강성·경량화 위해 기가스틸 22%를 포함해 고장력·초고장력 강판을 78% 가량 적용해 강성을 확보하면서도 무게를 1460kg에 묶었다.

외모는 한마디로 발랄하다. 주로 20~30대를 타깃으로 하는 차답다. SUV의 정체성에 충실한 근육질을 뽐내면서도 부담스럽지 않은 간결한 볼륨감를 갖췄다. 후면부도 간결한 가로선을 통해 깔끔하다는 느낌을 준다. 쌍용차의 티볼리가 처음 출시됐을 때처럼 젊은층, 특히 여성들의 취향을 만족시킬 만한 외모다. 외관 색상도 트림에 따라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 차체와 지붕 색도 개성에 따라 다르게 적용할 수 있다.

아날로그 감성의 실내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액티브의 내부. ⓒ 한국GM

 
아날로그 감성으로 가득하다. 공조장치는 버튼과 다이얼로 조작한다. 최근 출시된 차들은 각종 버튼을 디지털화해 스크린에서 터치하는 방식을 채택하는 경우가 많지만 트레일블레이저는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했다. 아날로그라서 나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오히려 필요한 기능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센터페시아에는 8인치 컬러 터치스크린이 자리 잡고 있다. 애플 카플레이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안드로이드 오토 기능은 추후 적용된다. 스마트폰 무선 충전과 블루투스 시스템도 갖춰 케이블 없이도 스마트폰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액티브의 내부. ⓒ 한국GM

1.35리터 터보 엔진, 체급에 딱 맞는 힘

시승한 트레일블레이저는 1.35리터 가솔린 E-터보 엔진을 장작했다. 9단 자동변속기와 결합해 최고출력은 156마력, 최대토크는 24.1kg.m의 힘을 낸다. 쉐보레 중형세단 말리부에 탑재돼 호평을 받은 그 엔진이다. 전체 5개 트림 중 프리미어∙액티브∙RS 모델은 이 엔진이 들어갔고, LS∙LT 모델은 1.2리터 가솔린이다.

도심 주행 시 저·중속 성능은 나무랄 데가 없었다. 가속은 굼뜨지 않았고 엔진음도 부드러웠다. 가볍게 도로를 박차고 나간다는 느낌이 들었다. 고속 주행 시에는 어떨까. 고속도로에 들어서서 가속페달에 힘을 줬다. 시속 100km까지는 무리 없이 부드럽게 치고 나갔다. 노면 소음과 진동, 풍절음도 불편하지 않는 수준이다.

엔진 회전수(rpm)이 낮게 유지되는 점도 인상적이다. 9단 변속기를 탑재한 덕분인지 시속 100km 주행 시 엔진 회전수는 1500rpm 안팎을 유지했고 시속 110Km에서도 1900rpm 수준을 유지할 정도로 여유가 있었다.

다만 조금 더 욕심을 부려 고속에서 다시 가속페달에 힘을 줄 때면 반응이 재빠르지 않았다. 반박자 정도 늦게 반응하는 느낌이라 추월 시 원하는 가속력을 얻기 위해서는 더 깊게 가속페달을 밟아줘야 했다.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전환해도 큰 차이는 없었다. 그래도 배기량과 가솔린 엔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준수한 편이다. 트레일블레이저는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게 체급에 딱 맞은 동력성능을 보여줬다.

셀토스의 1.6리터 가솔린 엔진 모델과 비교할 때 숫자 스펙에서는 밀리지만 힘은 충분하다. 제3종 저공해 차량 인증을 받은 터보 엔진은 세제 해택과 함께 공영주차장 할인 등 친환경 차량으로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연비는 고속도로 주행만 했을 때 리터당 15.7km가 나왔다. 고속도로 공인 연비 리터당 12.6km보다 3.1km가 더 나왔다. 복합연비는 리터당 11.8km(도심 10.9km).

기존 쉐보레 브랜드에서 볼 수 없었던 편의사양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액티브의 뒷모습. ⓒ 한국GM

 편의 사양은 기존 GM 쉐보레 브랜드의 이미지를 넘기 위해 대폭 보강됐다. 미국 본사가 아니라 국내 소비자들의 성향과 필요에 민감한 한국GM이 개발을 주도한 티가 났다. 물론 셀토스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선택이기도 하다.

기본 트림부터 전방충돌 경고, 전방 보행자 감지 및 제동, 차선 이탈 경고 및 차선 유지 보조시스템이 들어갔다. 특히 그동안 쉐보레 SUV에서 볼 수 없었던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도 트레일블레이저에는 적용됐다.

먼저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부터 사용해 봤다. 트레일블레이저의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은 차선의 중앙을 유지하며 달리게 해주지는 않는다. 차가 차선을 침범할 때 스스로 반대쪽으로 조향해, 말 그대로 차선을 이탈하지 않게 해준다. 안정적인 운전을 위해서는 운전대를 직접 잡고 차선 중앙을 유지해야 한다.

시승 때 이 기능을 시험해 보기 위해 운전대에서 손을 뗐더니 차가 좌우로 왔다갔다 했다. 아마 뒤에서 보면 졸음운전이나 음주운전을 의심할 수도 있다. 어댑티드 크루즈 컨트롤은 차 간 거리 유지와 속도 조절을 스스로 잘 해냈다.

스스로 차선 중앙을 유지하면서 달리고 고속도로 주행도 보조해주는 주행보조 장치가 들어간 기아차 셀토스와는 다른 점이다.

트레일블레이저, 한국GM의 '개척자' 될까

그동안 국내 소형 SUV 시장은 쌍용차의 티볼리가 주춤하는 사이 기아 셀토스가 지배자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지난해 7월 처음 선을 보인 셀토스는 월평균 5000대 이상의 판매를 이어오면서 국내 누적 판매량이 3만5000대를 넘어섰다.

이렇다 할 경쟁 상대가 없었던 셀토스에 트레일블레이저는 만만치 않은 경쟁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행 능력은 물론 편의사양에서도 뒤지지 않는다. 가격도 트림별로 1995만원부터 2620만원 사이로 셀토스 가솔린 모델(1965만원~2670만원)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트레일블레이저가 이름에 담긴 뜻대로 한국GM의 위기를 타개할 '개척자'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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