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본문듣기

"상처 받은 여성들에 사과" 도밍고 사과에도 비판 여전

"의도한 바 아니었다, 몇 달간 반성 시간 가져"... "사과, 부족하고 늦었다"

20.02.26 13:54최종업데이트20.02.26 13:54
원고료로 응원

플라시도 도밍고의 성추행 사과 성명을 보도하는 AP통신 갈무리. ⓒ AP

 
세계적인 성악가 플라시도 도밍고가 수십 년간 자신에게 성추행을 당했던 피해 여성들에게 사과했지만, 내용과 방식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5일(현지시각) 도밍고는 자신의 행동이 부적절했다는 미국오페라노조(AGMA)의 조사 결과가 나오자 성명을 내고 "음악 동료들의 고발에 대해 몇 달간 반성의 시간을 보냈다"라고 밝혔다.

이어 "난 피해 여성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을 정도로 안정을 찾았다는 점에 존경을 표한다"라며 "내가 그들에게 준 상처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전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내가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누구도 그런 감정(수치심)을 느껴서는 안 된다"라며 "또 다른 사람들이 같은 경험을 하지 않도록 오페라 산업의 긍정적 변화를 위해 헌신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스페인 출신의 도밍고는 루치아노 파바로티, 호세 카레라스와 함께 '세계 3대 테너'로 이름을 날렸다. 지금까지 4천 회가 넘는 공연 무대에 섰고, 78세의 고령인 지금까지도 전 세계를 누비며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수십 명의 여성 성악가와 무용수가 '도밍고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하면서 명성에 금이 갔다. 이들은 도밍고가 노래 레슨과 오페라 배역 등을 제안하며 자신의 집이나 사무실로 불러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도밍고는 "나의 교류와 관계들은 항상 환영받았으며 모두 합의된 것이었다고 믿는다"라고 반박했으나, 미국 연방 검사가 참여한 미국오페라노조의 조사 결과가 나오자 결국 사과 성명을 내게 됐다.

그러나 미국오페라노조는 진상 조사에 관한 전체 보고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도밍고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만 밝혔다.

이와 관련 도밍고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여성 성악가 루즈 데 알바 루비오는 "도밍고는 자신의 잘못을 부인하면서 희생자인 척 했다"라며 "그가 정말로 반성했다면, 자신 때문에 고통받은 여성들을 만나 직접 사과해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한편 도밍고를 고소한 피해 여성의 변호인단은 "미국오페라노조가 보고서 전체를 공개하지 않은 것에 분노한다"라며 "도밍고는 도대체 무엇을 반성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도밍고의 사과는 너무 부족하고, 늦었다"라고 지적했다. 
플라시도 도밍고 성악 미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