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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상 1/4로 추락"... 확진자 동선에 벌벌 떠는 상인들

가게명 노출 극도로 꺼려... 상당수 블랙리스트, 부산시 ‘클린존’ 시행

등록 2020.02.27 16:55수정 2020.03.04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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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부산 연제구 아시아드요양병원과 같은 건물을 쓰는 1층 한 병원에서 병원 관계자가 방역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나온 부산 아시아드 요양병원이 코호트 격리됐다. ⓒ 연합뉴스


[기사보강: 27일 오후 7시]

코로나19 환자의 동선이 실시간으로 공개되면서 2차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 확진자들이 거쳐간 다중 집합 건물과 가게 등의 방문객이 급속도로 줄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오거돈 부산시장이 직접 진행한 코로나19 브리핑에서도 "동선 정보가 데스 노트(살생부)"라는 지적까지 나왔다.

코호트 격리 조처가 내려진 부산 아시아드요양병원 앞 커피매장은 며칠 전부터 아예 문을 닫았다. 25일 오전까지만 해도 영업을 진행했지만, 이후로 찾는 고객이 거의 없었다. 다른 곳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확진자들이 방문한 피시방, 식당, 편의점, 대형슈퍼, 영화관 등 상당수가 이른바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대형 매장인 롯데백화점 동래점, 코스트코 등도 소독을 위해 일시적으로 휴업했다. 영업하지 않는 전통시장도 늘었다. 이들 지역의 상인들은 한목소리로 "힘들다"며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이들은 가게가 노출되는 것을 극도로 꺼렸다. A 편의점의 사장은 "언론에 우리 가게 이름 공개는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고객이 줄어도 너무 줄었다. 방역 조처 이후 며칠이 지났지만 크게 달라진 게 없다"고 말했다. B 커피점의 점주도 "매상이 이전보다 4분의 1로 떨어졌다"며 한숨부터 내쉬었다.

이 문제는 부산시 브리핑에서도 언급됐다. 오거돈 시장은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불안감에 시민의 이용률이 떨어지면서 업체들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동선 정보가 자영업자들에게 '데스 노트'로 불리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부산시는 확진자 동선을 공개한 뒤 관련 건물·장소에 대해 의무시설일 경우 자체 소독, 영세업체는 보건소 인력을 투입해 방역 절차를 밟고 있다. 필요하면 일정 기간 폐쇄조치도 병행한다. 오 시장은 "이런 조치가 되면 이후 감염의 우려가 전혀 없다는 것이 전문가의 소견"이라며 "오히려 다른 장소보다 더 안전해진 것으로 볼 수 있다"라고 이용을 당부했다.


의사, 보건소장 출신인 안병선 부산시 건강정책과장도 <오마이뉴스>에 "소독을 하고나면 하루가 지나면 이용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다"면서 "불안해 하지 마시고, 방역을 거친 곳은 안심해도 된다"라고 당부했다.

시는 동선에 있는 상가들의 2차 피해가 계속되지 않게 방역이 된 곳은 '클린존' 마크를 부착하고, 홈페이지에 적극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다. 오 시장은 "저부터 해당 식당과 가게를 이용하겠다"며 "관련 지원방안 등 긴급 추경도 시의회 등과 조속히 협의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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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거돈 부산시장이 코로나19 브리핑에서 확보한 신천지 교인에 대한 전수조사를 오늘 내로 시행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 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

#데스노트 #코로나19 #동선 #확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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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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