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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현장 투입을 앞둔 예비 공중보건의입니다

대구로 달려가는 의료인들... 나는 그들을 보며 희망의 불씨를 지핀다

등록 2020.03.02 08:06수정 2020.03.02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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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무장하고 진료 업무를 보고 있는 의료진 ⓒ 김민수

 
그동안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없던 부산광역시에서 지난 2월 21일 처음으로 확진자가 나왔다. 조용하던 스마트폰에 갑자기 코로나19 관련 긴급재난문자가 끊임없이 울렸다. 이제 막 의료인으로서 첫발을 뗀 나는 낯선 긴장감에 사로잡혔다.

올해 의과대학을 졸업한 나는 최근 부산의 한 요양병원에서 임시직 당직 의사로 근무하게 됐다. 이 요양병원은 지난 1월 말 국내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가 발병했을 때부터 모든 직원이 마스크와 방호구 등을 착용하며 일찌감치 대비 태세를 갖추었다고 한다. 요양병원의 특성상 면역력이 약한 고령 환자들이 많아 즉시 면회와 출입을 차단했다. 불가피하게 출입하는 경우에는 열 체크와 손 소독을 철저히 했다.

다른 의료기관들도 감염병 위기 경보 단계가 '심각'으로 격상하면서 이와 비슷하게 준비 중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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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 통제 중인 병원의 모습 ⓒ 김민수

 
그러나 준비의 정도와는 무관하게 코로나19의 강한 전파력을 보며 의료진들은 당혹감에 빠진 모습이다. 몇 주 전까지만 해도 사태를 전망하며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던 주변 의료진들도 요즘엔 별말 없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몇몇 요양병원 등에서 원내 감염이 발생했기 때문에 더욱 그럴 수밖에 없었다.

또 대구경북 내 감염이 확산되고 확진자가 2000명을 넘자, 의사들 사이에서도 '초기 방역 실패 아니냐' '중국인 입국 금지와 관련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수면 위로 올라오기도 했다.

개인적이 친분이 있는 한 선생님은 근무 중인 병원 한 층 전체가 코호트 격리로 관찰 중이라는 안타까운 소식을 전해왔다. 지역 보건소에서 일하는 또 다른 선생님은 주말을 반납한 채 당직 근무 중이라고 했다. 진료 중 확진 환자와 접촉해 자가격리 중인 분도 있었다.

대구의 한 병원에서 근무하는 교수님의 경우 '27일 하루 동안 확진자는 300명 이상, 확진 받고도 대기하는 환자는 200명이 넘었다, 선별진료소의 수 또한 부족해 추가로 설치된다'는 지역 상황을 전해 왔다.

이해 가능한 불안, 그러나 해소돼야 할 불안
  
부산에서도 확진자 수가 늘어나자 그나마 잠잠했던 주변 사람들도 불안해 하는 듯하다. 마스크를 사야 한다며, 손 소독제를 빨리 구해야 한다며 발을 동동 구른다. 넉넉한 양의 일회용 마스크를 손에 쥐지 못한 사람들은 방한용 면 마스크라도 샀다고 한다. 외출도 어려워졌다. 확진자의 동선과 조금이라도 겹칠까봐 걱정하는 이들이 늘었다. 대수롭지 않았던 기침과 가래 끓는 소리에 곤두서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나는 걱정하는 분들에게 의료인으로서 알고있는 객관적 정보를 전달하려 노력한다. 이를테면 이런 내용이다. 간접적으로, 또는 비말(침방울)로 전파되는 코로나19의 특성상 호흡기 증상이나 발열 증상 등이 없는 무증상자일 경우 수술용 마스크를, 감염자와 직접 접촉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의료진의 경우 KF94 이상의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질병관리본부에서 제시된 기준이다. 밀폐공간일수록 마스크 착용 필요성이 높아진다.

또 확진자 이동 경로를 공개하는 건 오랜 기간 그곳을 피하라는 뜻이 아니다. 그 당시 감염자와 접촉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의 '능동감시'를 유도해 감염의 확산을 막자는 취지다.

제일 중요한 것은 다들 알다시피 손 소독이다. 수많은 병원균은 우리의 손에서 입으로, 손에서 코로 전파되지 않던가. 나 또한 병원에서 환자분을 마주칠 때마다 열심히 하던 손 소독을, 이제는 카페 등의 밀폐공간에 있을 때도, 지하철을 타기 전후에도, 외출 이후에도 한다.

확진자가 많아져 의료 자원이 부족해지면 당장 급한 중증 환자들에게 의료 자원이 우선 분배될지도 모른다. 따라서 '효율적인 예방'에 대한 지식은 누구에게나 꼭 필요하다.

대구로 달려가는 의료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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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부산 동래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보건소 관계자가 보호장비를 고쳐쓰고 있다. ⓒ 연합뉴스

 
감염병은 불안으로 막을 수 없다. 일선에서 코로나19 확산에 대처하는 의료진들은 이 사태를 진정시킬 방법을 냉정하고 차분하게, 발 빠르게 모색해야만 할 것이다.

이미 그러한 문제의식을 행동으로 옮기는 의료진들이 있다. 그야말로 '비상' 상황인 대구를 위해 의료서비스 지원을 추진중인 수많은 개원의, 지역 의사회 회원들, 그리고 대구 지역으로 임시 파견된 공보의와 군의관들이 그렇다. 정부는 대구에서 봉사활동을 하겠다고 지원한 의료인이 850명(2월 28일 오전 9시 기준)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내 주변 의사 중에서도 주말 또는 평일에 자신의 지역이나 대구·경북으로 의료 지원을 하러 가기 위해 일정을 미리 빼놓는 분들이 있다. 이번 주말만 해도 부산에서 근무하는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소속 의사 5명이 보건복지부의 요청을 받고 대구와 부산 동래 지역 선별진료소에서 지원 활동에 나선다.

나 역시 올해 공중보건의로 지원해 3월부터 코로나19 방역 현장으로 투입된다. 현재로선 대구경북에서 역학조사, 선별진료, 치료 등의 업무를 맡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누군가에게 탓을 돌리고 혐오하며 뒤에서 손가락질하는 사람들이 있는 순간에도, 바이러스가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현장으로 달려가는 수많은 의사와 간호사들이 있다. 그들을 보며 나는 마음에 불씨를 지피는 중이다. 이 사태를 극복해낼 수 있다는 희망의 불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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