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온함이 모여 사는 사람들의 마을 '고성'

[디카시로 여는 세상 시즌3 - 고향에 사는 즐거움 52] 조정권 디카시 '고성 앞바다'

등록 2020.03.03 09:02수정 2020.03.03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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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권 ⓒ 이상옥


여기 사람들 마을에서 사라진
평온함이 모여 살고 있구나
- 조정권 디카시 <고성 앞바다>
 

조정권 시인은 박목월에 의해 1969년 <현대시학> 창간 신인 시인으로 등단하였다. 1949년생인 조 시인은 2017년 11월 8일 향년 68세로 별세했다. 당시 언론에서는 한국 시단의 '정신(精神)주의' 대부 혹은 대표라는 칭호와 함께 조정권 시인 부음을 일제히 타전했다. 조 시인은 1990년대 시단에 등장한 정신주의 계열을 이끌며 한국시단에 독보적인 발자취를 남긴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조 시인은 디카시와도 인연이 깊다. 계간 <디카시> 자문위원을 말년까지 맡아서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시 장르인 디카시의 확산에도 공헌했다. 그는 '시가 흐르는 서울'의 디카시 행사에 참가하여 디카시를 낭독하기도 했으며 경남 고성 공룡발자국 화석지에서 열린 디카시 행사에도 참석하여 현장에서 디카시 <고성 앞바다>를 썼다.

오늘 소개하는 디카시가 바로 조 시인이 상족암이 있는 고성 앞바다를 보고 즉석에서 쓴 것이다. 이 작품은 2017년 6월 10일 디카시연구소에서 엮은 디카시 사화집 <디카시의 매혹>에 수록돼 있다. 조 시인은 이 작품을 수록하고 석 달 후에 별세했다.

통영과 인접한 경남 고성은 남도의 소읍에 불과하지만 상족암의 공룡발자국화석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2020경남고성공룡엑스포가 고성군 당항포관광지(주행사장), 상족암군립공원(특별행사장)에서 2020.04.17(금) ~ 2020.06.07(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시인 백석은 일본 아오야마학원 전문부 영어사범과를 졸업하고 귀국한 이듬해 1935년 친구 결혼식에서 우연히 만난 통영 출신인 당시 이화고보 학생 박경련에게 첫 눈에 반해서 그녀를 만나기 위해 통영을 세 차례 방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때 쓴 <통영 2>라는 시가 통영 충렬사 앞 작은 공터에 시비로 서 있다. 백석은 고성을 거쳐 통영으로 가며 <고성 가도>라는 시도 한 편 남겼다.  

백석 시인이 고성에 관한 시를 남긴 것도 큰 의미를 지니는 것이지만 그 못지 않게 한국 정신주의의 대부 조 시인이 디카시의 발원지라 일컬어지는 고성에 직접 방문하여 디카시 <고성 앞바다>를 창작한 것은 더욱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하겠다.

서울에 거주하다 청정해역 고성 앞바다를 보니 세사를 잠시 잊고 평온함을 느껴 즉석에서 고성을 평온함이 모여 사는 마을이라고 명명한 것이다. 세상 어딘들 평온함이 모여 사는 마을이 있겠냐마는 서울에서 있다 고성의 앞바다를 와서 보니 마침 늘 꿈꾸던 무릉도원에라도 온 것 같은 생각이 들었을 법하다.  

앞으로 정신주의 시의 대부 조 시인이 명명한 것을 차용하여 고성을 '평온함이 모여 사는 마을'로 이미지 메이킹해도 좋을 법하다.
덧붙이는 글 디카시는 필자가 2004년 처음 사용한 신조어로, 디지털카메라로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형상을 포착하여 찍은 영상과 함께 문자를 한 덩어리의 시로 표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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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디카시연구소 대표로서 계간 '디카시' 발행인 겸 편집인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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