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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만에.... '조선일보', 현송월 총살 오보 인정

'조선일보', 창간 100주년 맞아 주요 오보 소개... '현송월 총살' 보도 언급

등록 2020.03.04 12:09수정 2020.03.04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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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현송월 보도 조선일보의 2013.08.29일자 기사 ⓒ 조선일보

 
<조선일보>가 북한 현송월 당부부장과 관련한 오보를 4일 정정하고 사과했다. 2013년 8월 29일, '현송월 부부장이 공개총살됐다'고 보도한 지 7년여 만이다.

<조선일보>는 4일 "<조선일보>의 창간 100주년을 맞아 그동안 지면에 게재된 주요 오보를 소개한다"라면서 '현송월의 총살' 보도를 언급했다.

이어 "'김정은 옛 애인' 등 10여 명이 음란물 찍어 총살돼라고 보도했지만, 현송월은 2015년 모란봉 악단을 인솔해 베이징에 나타났다"라고 오보를 인정했다. 이 신문은 또 "2013년 현송월이 총살되었다고 오보했으나 <조선일보>는 정정 기사를 게재하지 않았다"라고 반성했다.

1년 뒤 <조선일보> 오보 드러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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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맞댄 윤상-탁현민-현송월 남북평화협력기원 남측예술단 윤상 음악감독(왼쪽부터), 탁현민 청와대 선임행정관과 북측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이 2018년 4월 3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남북합동공연 리허설을 준비하고 있다. ⓒ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조선일보>가 보도한 현송월 부부장 관련 기사는 '중국 내 복수의 대북소식통'을 근거로 삼았다. 이 신문은 현송월 부부장을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연인으로 알려진 가수'라고 소개했다.

이어 "현송월을 포함해 북한 유명 예술인 10여 명이 김정은의 지시를 어기고 음란물을 제작·판매한 혐의로 공개 총살된 것으로 밝혀졌다"라고 썼다. 이들이 제작한 음란물이 "중국에까지 유출된 것으로 알려졌다"라고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현송월과 은하수 관현악단장 문경진 등이 지난 6월 김정은의 '성 녹화물을 보지 말 것에 대하여'란 지시를 어긴 혐의로 체포된 지 3일만에 전격 처형됐다"라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소식통의 말을 빌러 "공개 처형은 은하수·왕재산·모란봉 등 주요 예술 단원과 사형수 가족이 지켜보는 데서 기관총으로 진행됐다"라며 "사형수 가족은 모두 정치범수용소로 끌려간 것으로 안다"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조선일보>의 보도가 1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현 부부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2014년 북한 전국예술인대회였다. 당시 그는 첫 토론자로 등장했다. 대좌(대령) 계급장을 단 현 부부장은 "위대한 김정은 시대를 문화예술의 전성기로 빛내기 위해 우리 모두 칼을 빼고 힘차게 진군, 또 진군해 나아가자"라고 발언했다.

이후 모란봉악단 단장으로 2015년 12월 10일 중국 베이징 국가대극원 공연을 위해 베이징역에 도착한 모습도 포착됐다. 2018년에는 삼지연관혁안단장으로 평창 동계올림픽 때 방남했다. 당시 그는 1월 21일 오전 9시 경 남측 출입국사무소(CIQ)에 나타났다.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은 평창 겨울올림픽에 앞서 우리 측 시설을 점검하기 위해 방남했다.

현 부부장의 등장에 <조선일보> 독자권익보호위원회도 2018년 2월 "2013년 현송월이 총살됐다고 오보했으나 아직까지 정정보도하지 않았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당시 <조선일보>는 침묵했다. <조선일보>가 오보를 인정하는 데 걸린 시간은 7년이다.

4일 <조선일보>는 현 부부장의 보도 외에도 ▲김일성 피살설(1986년) ▲김정남 '천안함, 북(北)의 필요로 이뤄진 것'(2012년)등을 언급하며, 오보라고 인정했다.

한편, 1995년에 '전국언론노조-한국기자협회-한국방송PD연합회'는 공동으로 <평화통일과 남북화해·협력을 위한 보도·제작 준칙>을 발표했다. 보도실천요강의 7항은 '각종 추측보도 지양 : 국내외 관계자들이 무책임하게 유포하는 각종 '설'은 보도하지 않는다. 다만 취재원을 정확히 밝힐 수 있는 경우는 예외로 한다'라고 명시했다.
#현송월 #조선일보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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