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일만에 고 문중원 기수 장례 치른다

제도개선, 유족에 사과 등 마사회와 합의... 노동사회장으로 치르기로

등록 2020.03.07 16:48수정 2020.03.07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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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문중원 기수의 딸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쓴 편지를 재구성. ⓒ 문중원 열사 시민대책위


"우리 아빠 추워요. 따뜻한 하늘나라로 보내주세요. 엄마랑 같이 있고 싶어요" 

100일을 하루 앞둔 99일 만에, 고 문중원 기수 딸의 바람이 이루어지게 됐다.

고 문중원 기수가 한국마사회의 부정과 비리를 폭로하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99일 만에, "100일 전에는 장례를 치르게 해달라"는 유가족의 호소에 결국 합의에 이르렀다.

한국마사회의 대화 불가에 따라 시신이 상경한 지 71일 만이고, 문중원 기수의 부인 오은주 씨의 단식 3일 만이다.

문중원 열사 민주노총대책위·시민대책위는 6일 저녁 9시경 한국마사회와의 합의를 알렸다. 대책위는 ▲부산 경마장 사망사고 재발방지대책 마련 위한 연구용역 사업 추진 ▲사망사고 책임자 밝혀질 시 형사책임과 더불어 중징계 ▲경쟁 완화·건강권·계약서 표준안·면허갱신 등의 제도 개선 ▲유족에 대한 유감 표명 및 장례지원 보상 등이 담긴 합의서를 공개했다.

양 대책위는 공동 입장문을 내고 "이 합의를 통해 문중원 기수를 따뜻한 곳에 모실 수 있게 되었다"고 했다. 이어 "제도개선에서는 진전한 안이 나왔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대책위는 아래와 같이 과제가 남아 있음을 밝혔다.


"마사회의 완강한 거부로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은 과제로 남게 되었다" 
"유가족은 아직 청와대로부터 분향소 폭력 침탈에 대한 사과를 받지 못했다" 
"마사회는 합의가 이루어지는 날까지도 기수들의 도덕성을 문제 삼음으로써 자신들의 적폐를 덮으려고 시도했다" 
"고용노동부는 기수들이 낸 노조설립신고서를 아직 수리하지 않고 미뤄두고 있다"
"7명의 기수와 말관리사가 죽음으로 고발한 마사회 적폐권력을 우리 힘으로 해체하고자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책위는 "비록 한계가 있는 안이지만, 100일 전에 장례를 치러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이 합의안을 수용했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남아 있는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민대책위는 '마사회 적폐권력 해체를 위한 대책위원회'로 전환하기로 했다.
 

문중원 열사의 장례 일정 ⓒ 문중원 열사 장례위원회

 
고 문중원 기수의 장례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노동사회장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발인은 9일이다. 7일, 8일 이틀간 장례식장 1층에서 오후 6시에 추모제를 진행하고, 9일 2시에 부산 경마장에서 노제가 진행될 예정이다. 장례위원회는 "일요일 추모제에 적극 참여"해달라 요청했다.
덧붙이는 글 <노동과세계> 중복 송고
#문중원 #장례 #한국마사회 #민주노총 #시민대책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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