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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코로나191170화

"재봉틀은 많은데... 마스크 만들 기술자가 없어요"

[현장] 안양시 자원봉사센터, 면 마스크 제작 봉사... "코로나19 극복에 보태"

등록 2020.03.11 20:22수정 2020.03.11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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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만들기에 분주한 안양시 자원봉사자들 ⓒ 이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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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만들기에 분주한 안양시 자원봉사자들 ⓒ 이민선

 
"마스크 끈이 다 떨어졌어요... 11호 바늘이 자꾸 부러져요."

마스크 회사 풍경이 아니다. 안양시청 별관 3층에 있는 자원봉사센터에서 들려오는 말소리다.

경기도 안양시 자원봉사센터는 지난 6일부터 면 마스크 자체 제작에 돌입했다. 이곳에서 하루 800개 정도의 마스크가 만들어지고 있다. 필터를 교체하면서 쓸 수 있는 반영구적 마스크다.

원자재는 안양시가 3000여만 원을 들여 직접 구매했다. 3만 개 제작이 1차 목표다. 완성된 마스크는 안양시가 직접 주민자치센터(동사무소) 등을 통해 독거노인을 비롯한 사회 취약계층에게 무료 공급한다. 

마스크를 만드는 이들은 오가는 차비까지 스스로 부담하는 자원봉사자들이다. 20대 청년에서 80대 어르신까지, 하루 평균 80여 명이 참여한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일하면서 받는 것은 점심 한 끼가 전부다.

"일당? 그런 거 안 받으니까 재미있는 거지, 진짜 봉사를 하는 것이니까."

11일 오후 2시 30분 자원봉사센터에서 재봉질에 열중인 한 여성에게 '일당도 없이 일한다는데, 힘들지 않냐?'고 물으니 이 대답이 돌아왔다. 이 여성은 6일부터 계속 마스크 제작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재봉기술은 언제 배웠느냐?'고 묻자 그 여성은 "젊어서 이런 일을 했었다"라고 간략하게 답했다. 옆에 있던 여성이 "예전에는 (직업이 아니어도) 집에서 이 정도는 다 했어요. 스스로 옷도 줄여서 입고..."라고 거들었다.

자원봉사자 격려하는 발걸음... 시의원들도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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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완성품 ⓒ 안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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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마스크 수급 안정화 대책으로 ‘마스크 5부제’를 시행한 가운데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 약국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 유성호

 
자원봉사에 참여한 것은 이들만이 아니다. 박문국 자원봉사센터 사무국장에 따르면 피자 같은 간식거리를 사들고 와 자원봉사자들을 격려하는 시민들도 이어지고 있다. 11일에는 안양시의원 21명 전원이 격려차 이곳을 방문해 약 2시간씩 손을 보탰다.

박 사무국장은 "재봉틀 기술자만 있다면..."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재봉틀은 있는데, 기술자가 없어서 마스크를 더 많이 만들지 못한다는 것이다. 재봉틀은 평생교육센터 수강생 실습용으로 총 48대가 있다. 자원봉사센터 외에도 만안·동안 평생교육센터에서도 마스크를 만들고 있다.

안양시는 또 안양교도소 도움을 받아 필터 교체용 면 마스크를 제작, 안양시민에게 670원이라는 싼 가격에 공급하고 있다. 이 마스크는 교도소 내 수형자들이 만들었다. 

최대호 안양시장은 지난 3일 기자와 한 인터뷰에서 "수형자에게는 좋은 일을 한다는 자부심을 느끼게 하고, 코로나19 극복에도 도움을 주는 일"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안양시뿐만 아니라 광명시와 수원시, 시흥시에서도 면 마스크를 직접 만들어 공급하고 있다.

광명시는 지난 6일부터 시작했다. 재봉틀 27대를 활용해 필터 교체용 면 마스크를 만드는데 하루 병균 70여 명이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시흥시도 지난 5일부터 자원봉사센터 등과 함께 필터 교체용 면 마스크를 11일까지 제작, 8000여 개를 취약계층에 나눠줬다. 수원시 자원봉사센터에서도 면 마스크를 만들고 있다.

[관련 기사] 교도소 제작 마스크, '마스크 대란' 숨통 틀 수 있을까
#코로나19 #마스크대란 #면 마스크 #안양시 #자원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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