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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질본' 깜짝방문... "고맙고, 고맙다"

정은경 본부장도 만나... "오늘은 보고도 브리핑도 지시도 없다"

등록 2020.03.11 20:07수정 2020.03.11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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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정은경 본부장의 코로나19 대응 관련 설명을 듣고 있다. ⓒ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19 대응 지휘소인 질병관리본부(아래 질본)를 '깜짝 방문'했다. 문 대통령이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첫 질본 방문이자, 지난 1월 20일 국내에서 첫 번째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이후 첫 질본 방문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11일 오후 5시 31분부터 7시까지 충북 청주시에 위치한 질본을 직접 찾아 정은경 본부장 등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사전예고가 없이 이뤄진 이날 깜짝 방문에서는 보고와 브리핑이 생략됐고, 최소한의 필수인원만 문 대통령을 수행했다.

문 대통령은 질본 긴급상황실에서 질본 관계자들과 잠깐 대화를 나눴고, 뒤늦게 도착한 정은경 본부장도 만났다.

정 본부장이 긴급상황실에 도착하자 문 대통령은 "질본이 너무 애쓰고 있고, 고생이 많고 안쓰러워 진작 감사하고 싶었으나 너무 바쁜 것 같아 오면 폐가 될까 봐 안왔다"라며 "오늘은 브리핑이나 보고 안받겠다, 지시할 일도 없을 거다"라고 말했다. 이어 "고맙고 고맙다는 말씀 드린다"라고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이 칭찬 메시지를 보내는데도 다함께 고생하는데 혼자 칭찬받는 게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정은경 본부장의) 마음 씀씀이가 고맙다"라며 "그래서 국민 신뢰가 더 높아졌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나는 질본이 칭찬받고 격려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질본에 대한 칭찬과 격려는 국민 스스로에 대한 칭찬과 격려이기도 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망률은 낮지만, 국민에겐 가슴 아픈 일이다, 사망자가 더 나오지 않게 각별한 노력을 해 달라"라고 특별히 당부했다. 

이에 정은경 본부장은 "사스 극복 후 노무현 대통령과 평가대회를 하는 과정에서 질본이 만들어졌다"라며 "더 노력하고 분발하겠다"라고 화답했다. 정 본부장은 "항상 믿고 격려해주는 것이 저희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라며 "국민 피해를 줄이고 일상으로 돌아가실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앞서 지난 2월 20일 문 대통령은 정은경 본부장과 15분 동안 전화통화한 적이 있다.

당시 문 대통령은 "너무 고생해서 그동안 일부러 전화를 자제했다"라며 "만약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면 언제든 연락주시라, 늘 수고가 많다"라고 격려했다. 이에 정 본부장이 겸손의 말을 하자 문 대통령은 "무슨 말씀이냐, 지금까지 이렇게 잘 대응해온 것이 나는 질본 덕분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치하했다. 

문 대통령 "사망자가 더 나오지 않게 각별한 노력"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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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총력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왼쪽은 정은경 본부장. ⓒ 청와대 제공

 
다음은 문 대통령이 정은경 본부장이 도착한 뒤에 정 본부장, 질본 관계자 등과 나눈 대화를 정리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 : "(정은경 본부장이 도착하자) 반갑습니다.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야당 대표로서 질본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정 본부장님이."
정은경 본부장 : "센터장이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 "대통령 되고 나선 처음입니다."

문재인 대통령 : "(원고 없이) 질본이 너무 애쓰고 있고 고생이 많고 안쓰러워 진작 감사하고 싶었으나 너무 바쁜 것 같아 오면 폐가 될까 봐 안 왔습니다. 오늘 브리핑이나 보고 안 받겠습니다. 지시할 일 없을 겁니다. (다들 웃음) 고맙고 고맙다는 말씀 드립니다. 혹시 고충이 있다면 듣겠습니다.

얼마 전 감사와 격려의 뜻을 전하는 물품(홍삼 제품)을 보냈는데 그때 질본은 공항에서 검역하는 분들이 더 고생이라고 그쪽에 전달하겠다는 말씀을 전했습니다. 국민이 칭찬 메시지를 보내는데도 다함께 고생하는데 혼자 칭찬받는 게 바람직 못하다는 마음 씀씀이가 고맙습니다. 그래서 국민 신뢰가 더 높아졌습니다. 그래도 나는 질본은 칭찬받고 격려 받을 자격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질본에 대한 칭찬과 격려는 국민 스스로에 대한 칭찬과 격려이기도 합니다.

코로나19로 고생하면서 국민이 마음의 상처를 받았습니다. 국민의 자존심이 상했습니다. 코로나19로 고생하는 국민은 물론 마음의 상처를 받은 국민도 많습니다. 감염확산 때문에 불안 공포 무력감이 커졌습니다.

그러나 질본이 열심히 해서 세계가 인정하는 좋은 성과를 냈습니다. 스스로 자화자찬하는 게 아니라 세계가 평가하고 있습니다. 국민에겐 치유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빨리 증상자를 찾아내고, 세계에서 가장 빨리 검사를 해서, 감염을 확인하면 적절한 치료로 사망률을 낮춘 것에 국제사회가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빠른 속도를 내는 진단 키트와 시약, 자가관리앱을 활용한 특별입국절차는 전면입국 금지라는 극단적 선택을 않고도 바이러스를 막아내고 있습니다. 드라이브 스루라는 검사방법까지, 이런 모습들이 든든하게 국민에게 보이고, 이젠 국제사회에 기여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질본은 좀 더 자신 있게, 당당하게 질본이 이룬 성과를 말씀해도 좋습니다. 국제사회에도 제공해도 됩니다.

한 가지만 당부 드리면 사망자가 더 나오지 않게 각별한 노력을 해주십시오. 사망률은 낮지만, 국민에겐 가슴 아픈 일입니다."

정은경 본부장 "믿고 격려해주는 것이 저희에게 큰 힘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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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총력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 청와대 제공

 
직원 A : "찾아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드립니다. 저희들뿐 아니라 의료계, 학계 도움으로 여기까지 오게 됐습니다. 그분들도 격려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 "얼마나 고생인지 말해도 괜찮습니다. (웃음)"
직원 B : "국민 모두 같은 마음일 것입니다. 밥도 잘 먹고 있습니다. 애로사항 전혀 없습니다."
보건복지부 수습사무관 : "다들 너무 열심히 하셔서 잘 배우고 있습니다. 부족한 것 없습니다."

정은경 본부장 : "사스 극복 후 노무현 대통령님과 평가대회를 하는 과정에서 질본이 만들어졌습니다. 더 노력하고 분발하겠습니다. 항상 믿고 격려해주시는 것이 저희에게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국민 피해를 줄이고 일상으로 돌아가실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를 말씀드립니다."

문재인 대통령 "사스를 겪으면서 질본이 생겨 메르스 사태 이후 위상이 높아져 차관급기구가 됐습니다. 이번의 아픈 경험이 좋은 자산이 되도록, 성공한 경험을 활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십시오. 앞으로도 여전히 질본이 (감염병 대응의) 중심일 것이라고 믿습니다."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 : "저는 두 번째 뵙는데, 너무 감사드립니다. 용기백배해서 다들 코로나19의 퇴치에 앞장서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 "상황이 상황인 만큼 악수를 위해 손도 잡지 못하고 이렇게 서서 마주 보면서 인사를 나누고 있습니다. 제가 격려하는 마음은 곧바로 국민의 마음이기도 합니다. 하루 빨리 (코로나19라는) 터널을 벗어나 국민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게 끝까지 열심히 해주십시오. 믿습니다."

방문 전 두 가지 주문 "순수 격려 일정으로 준비하라"

질본에 방문하기 전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참모들에게 '두 가지'를 주문했다고 윤재관 청와대 부대변인이 전했다. 하나는 '순수한 격려 일정으로 준비하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업무수행에 지장없는 시간대로 방문시간을 정하라'는 것이었다.

윤 부대변인은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에 대통령은 여러 차례 수고하고 있는 질본 격려 차원에서 방문하고 싶다는 말씀을 계속했다"라며 "그러나 본인의 방문이 고생하고 있는 질본 관계자들에게 오히려 누가 될 것을 우려해서 그동안 방문이 실제 이뤄지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윤 부대변인은 "대통령은 오늘 질본 방문을 준비하는 참모들에게 특별하게 두 가지를 주문했다"라며 "첫째는 '보고받기 위해 가는 것이 아니다, 브리핑 등은 준비하지 않도록 하라, 순수하게 격려 일정으로 준비하라'는 것이고, 둘째는 '야간시간도 좋다, 질본 업무 수행에 지장없는 시간대로 방문시간을 정하라'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윤 부대변인은 "'질본의 수고가 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일정을 준비하라'는 대통령의 말에 따라 오늘 일정을 깜짝 방문 형태로 준비했고, 최소 인원만 수행했다"라고 덧붙였다.

정은경 본부장의 사전 인지 여부와 관련,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관계자는 "준비한 저희들이 본부장에게 (문 대통령의 방문계획을) 전달하지는 않았다"라며 "혹시 다른 경로를 통해 인지했는지까지는 저희들이 확인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질본 직원들의 저녁 밥차에 갈비찜을 포함한 한식을 '특식'으로 제공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정은경 본부장은 문 대통령에게 상황실 곳곳을 구두로 소개 설명한 뒤 문 대통령이 특식을 전한 것에 감사하다고 인사했다"라고 전했다.

식사자리에서 권준욱 원장은 "두 달 넘게 고생하며 힘들고 에너지가 고갈되려고 하던 중에 이렇게 직접 와 따뜻하게 격려해줘서 새 힘을 얻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감사 인사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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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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