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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광장 백지화'로 박원순 때리기 나선 황교안

‘안보와 통일’로 광장 컨셉 바꾸겠다고 천명, 박원순 시장 측 "방역 와중에 정치 공세"

등록 2020.03.18 15:25수정 2020.03.18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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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17일 오후 종로구 주한중국문화원 앞 거리에서 광화문광장 관련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서울 종로구에 출마한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서울 종로구 출마 공약으로 박원순 시장이 추진하는 '광화문광장 확대 백지화'를 들고 나왔다. 박 시장 측은 "코로나19 방역 와중에 뜬금없는 정치공세"라는 반응이다.

황교안 후보는 17일 오후 종로구 주한중국문화원 앞에서 광장 백지화를 골자로 한 교통공약을 발표했다.

황 후보는 "박 시장의 계획 발표 이후 종로 주민들은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다. 박 시장 계획대로 광화문을 무리하게 확장할 경우 주변 지역은 교통지옥이 되고만다. 강북 전역의 교통 흐름에도 심각한 혼란을 일으킨다"고 주장했다. 황 후보는 서울시가 광화문광장 재구조화를 강행할 경우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온몸으로 광화문광장을 지키겠다"고 공언했다.

황 후보는 박 시장 안을 거부하는 대신 광장의 기본 콘셉트를 '안보와 통일'로 바꾸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황 후보는 "(광화문광장 같은) 국가상징 광장에는 안보 통일 관련 이미지가 담겨있다"며 "충무공 이순신 동상 뒤로 조국의 독립과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 바친 선조들을 기리는 메모리얼 조각 광장을 배치하겠다"고 말했다.

광화문광장을 '이승만광장'이라고 부르며 보수우익의 가치를 주입하려는 '태극기 부대' 성향 유권자들의 정서와도 부합되는 말이다.

그러나 이 같은 구상은 광화문광장을 2017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을 이끌어낸 '촛불집회의 성지'로 생각하는 박 시장의 인식과는 큰 차이가 난다. 비록 구체화 단계에서 폐기했지만 박 시장은 광장 바닥에 촛불 시위의 상징물을 새기는 방안까지 검토했다.

황 후보의 발언은 광화문광장 인근 종로구 유권자들을 겨냥한 총선 공약의 성격이 강하지만, 총선이 끝난 후에도 '여진'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박 시장과 황 후보 모두 여야의 유력한 대권주자이기 때문에 총선이 끝난 후에도 정치적 공방의 소재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광장 재조성의 키를 쥔 쪽은 박 시장이지만, 미래통합당이 총선 후 국회의 주도권을 쥘 경우 정부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이 지역에서 상대해야 할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후보와의 여론조사에서 다소 밀리는 황 후보로서는 선거 구도를 '여권과의 한 판 승부'로 재편해보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박 시장도 황 후보의 부상에 대해 지난해부터 경계의 목소리를 내왔다. 박 시장은 지난해 5월 28일 유튜브 '유시민의 알릴레오'에 출연했을 때 황 후보 얘기가 나오자 "제가 뭐라 하지도 않았는데 인터넷에서 저 보고 '스나이퍼 박'이라고, 그냥 내 앞에 얼쩡거리는 사람들은 다 가더라. (황교안도) 조금만 기다려 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 시장 측은 황 후보의 공세에 대응하지 않겠다는 반응이다. 박 시장의 핵심 참모는 "코로나19로 온 나라가 정신없는 상황에서 정치인의 선거용 발언에 대꾸할 겨를이 없다"면서 "그런 것에 휘둘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황교안 #박원순 #광화문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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