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벌레만 찍은 제가 초접사 사진책을 냅니다

[책이 나왔습니다] '로봇 아닙니다 곤충입니다'

등록 2020.03.23 09:33수정 2020.03.23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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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책이 나왔습니다'는 저자가 된 시민기자들의 이야기입니다. 저자가 된 시민기자라면 누구나 출간 후기를 쓸 수 있습니다.[편집자말]
불혹을 넘긴 이래로 10여 년간 오로지 곤충 사진만 찍어왔습니다. 그것도 작은 대상을 몇 배로 확대해서 촬영하는 익스트림 매크로(Extreme Macro) 사진에 탐닉했습니다. 슈퍼 매크로(Super Macro)라고도 하며 우리말로는 초접사란 용어로 번역됩니다. 카메라를 처음 든 순간부터 지금까지 다른 분야의 사진은 필자의 관심사가 아니었습니다. 맨 눈으로 볼 수 없는, 전 우주가 진화시킨 조형미에 흠뻑 빠져 살았습니다.

이러한 노력이 한 권의 화보도감으로 출판이 됩니다. 현재 텀블벅에서 '로봇 아닙니다. 곤충입니다' 라는 타이틀로 소셜 펀딩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후원자들에게는 특별히 양장본으로 만들어 드립니다. 펀딩 종료 후 페이퍼백으로 제작되는 책은 시중 서점에서 5월 1일 부터 구입할 수 있습니다.
 

<로봇 아닙니다 곤충입니다> 앞표지 ⓒ 이상헌

 
"애들이 정말 좋아할 겁니다. 특히 사내 아이들이라면 시선을 떼지 못할거라는 즐거운 상상을 해 봅니다."

필자가 곤충에 꽂힌 사연은 뭘까요? 사진 장르 중에서도 마이너 파트인 초접사에 몰두하는 까닭이 무엇일까요?

제일 큰 이유는 어느 정도 타고나는 부분이 있다는 겁니다. 특히 예체능 분야가 그렇지요. 그 다음으로 일상의 비일상화, 익숙한 것 낯설게 보기 입니다. 세번째는 분류학적 소양이 상당히 뒷받침 해주는 것 같습니다. 저는 무엇이든지 한 눈에 들어오도록 그림으로 정리하지 않으면 이해가 잘 되지를 않습니다. 마지막은 남들이 안 하는 분야에서 활동해야만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는 연유 때문입니다.

이 화보도감을 내는 곳은 '자연과생태'입니다. 세계에서 도감을 가장 많이 펴 내는 출판사입니다. 다양한 이력을 가진 조영권 편집장이 20년 가까이 운영하면서, 시쳇말로 돈이 안 되는 서적들을 펼쳐내고 있습니다. 그이는 벌레 매니아 입니다. 더군다나 지은이와 동갑이라서 죽이 잘 맞는 것 같습니다.

과거 <오마이뉴스>에 소개된 자연과생태의 도서가 여러권 있는데, 그 중 한 편이 아래처럼 나와 있습니다.

[관련 기사 : 내가 잠자리에 집착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한편, 이 책의 추천사를 사진가 김홍희가 써 주셨습니다. 현재 '착한 사진은 버려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아마추어들의 사진 크리틱을 해 주시고 있습니다. 필자의 포트폴리오를 비평해주신 인연으로 귀한 글을 받아왔습니다.
 

5-6.접사의 세계(이상헌)/착한 사진은 버려라 ⓒ 김홍희

 
필자는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초접사 촬영 방법을 가르치기도 합니다. 그런데 대부분 반년을 넘기지 못합니다. 무엇보다 육체적으로 힘들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제가 보기에는 이쁜 곤충을 쉽게 찾을 수 없다는 것도 걸림돌 입니다. 그래서 몇 번 촬영을 해 보고는 풍경이나 인물 사진으로 넘어갑니다. 그들이 떠나가는 이유는 한결 같습니다. "이 길은 나의 길이 아니다"라고 말입니다.

벌레 촬영에서 재미난 점 하나는 초상권에서 자유롭다는 것 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피사체에 위해를 가해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잔혹한 방법으로 자신의 이기심을 채워서는 안 되겠죠. 이 부분은 곤충 사진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아마추어나 그들을 가르치는 강사들도 모델에게 고의로 피해를 줍니다.

처음 사진에 입문하는 사람들은 열심히 카메라 공부를 합니다. 그러나 사진 공부와 그에 따른 윤리는 관심이 없습니다. 때문에 자연을 막 대하고 훼손합니다. 이 한 마디만 기준으로 삼으면 됩니다. '내가 지금 하는 행위를 가족에게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을까?' 대답이 No!라면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지금껏 곤충의 세계는 밝혀진 바가 많지 않습니다. 여러 사진 장르 중에서도 마이너 리그에 속합니다. 그래서 블루 오션입니다. 바꿔말해 아카이브를 구축해 놓는다면 그것이 바로 교과서가 될 수 있다는 얘기 입니다. 아마도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있다면 곤충의 세계가 아닐까요?

'거인의 어깨 위에서 세상을 본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지금껏 쌓아 올린 인류 문명은 윗 세대의 유산에 새로운 것을 덧붙이는 과정이었습니다. 지은이의 작업도 이와 같습니다. 다음 세대를 위해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기를 바랄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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