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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교회가 굳이 '현장예배'를 강행하는 이유

[역사로 보는 오늘의 이슈] 코로나19에서 드러난 개신교-가톨릭 차이

등록 2020.03.25 11:02수정 2020.03.25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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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집단감염 방지를 위해 정부가 종교 집회 등 밀집 행사 중단을 강력히 권고했음에도 불구하고 22일 예배를 강행한 구로구 연세중앙교회 앞에서 주민들이 현수막을 들고 항의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예배·법회 등 종교 행사를 자제해 달라는 문자메시지가 계속 발송되고 있지만, 일요일인 22일에도 일부 교회에서는 여전히 현장 예배를 강행했다. 서울시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의 경우에는 구속 중인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문재인 하야 범국민 투쟁본부'의 주일 예배가 열렸다.

예배가 진행된 교회들에서는 방명록 작성, 체온 측정, 떨어져 앉기 등의 조치가 권고됐다. 하지만 국민들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서울시 구로구 연세중앙교회 앞에서는 주민들이 '이웃의 안전을 위해 집합예배를 중단하라'는 등의 현수막을 들고 시위를 하기도 했다.

일부 개신교 교회들이 예배 중지 권고를 수용하지 않는 것은 종교적 신념이나 재정적 문제와 관련된 것이기도 하고, 온라인 예배에 대한 적응력과 관련된 것이기도 하다. 동시에 교단의 통일성 내지는 중앙집권화와도 무관치 않은 문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행한 <2018년 한국의 종교 현황>에 따르면, 2015년 11월을 기준으로 개신교 교인은 967만 5761명이고 가톨릭 교인은 389만 311명이다. 한편, 불교는 761만 9332명이다. 건물 숫자에서도 개신교는 가톨릭을 능가한다. 위 자료에 따르면, 2017년 12월 31일 기준으로 전국 성당의 본당은 1734곳, 그보다 작은 공소(公所)는 737곳이다. 개신교의 경우에는 통계 자체가 힘들 정도다.

합동파로 불리는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가 1만 1937곳, 통합파로 불리는 또 다른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가 9050곳, 백석대신파로 불리는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가 7100곳, 기독교대한감리회가 6710곳, 합동개혁파로 불리는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가 4023곳 등등이다. 이 외에도 무수히 많다. 통계에 잡히지 않은 교회 건물도 상당수다.

평균적으로 볼 때, 개신교 건물은 가톨릭 건물보다 작다. 하지만 숫자 면에서 개신교가 압도적이기 때문에, 개신교의 총재산이 한국 가톨릭의 총재산을 능가한다. 부동산 가격이나 전세보증금 등을 합치면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총재산은 개신교가 더 많지만, 의료시설은 한국 가톨릭이 더 많다. 위 자료에 따르면 개신교에 속한 요양 및 의료기관은 102곳이고, 가톨릭에 속한 요양·의료기관은 186곳이다. 또 의료기관의 규모 면에서도 개신교가 뒤진다. 개신교계 의료기관에는 요양원이 많은 데 비해, 가톨릭계 의료기관에는 성모병원으로 대표되는 대형 병원이 많다.

개신교가 통일적 행동 취하기 힘든 이유

교인 숫자나 건물 숫자에서 가톨릭을 능가하는 개신교가 대규모 자본을 요하는 대형병원 숫자에서 가톨릭에 뒤지는 것은 통일성이나 중앙집권화 문제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이탈리아 바티칸시에서부터 세계 곳곳으로 이어지는 중앙집권화로 인해 대규모 자본의 집약이 가능한 가톨릭을 따라잡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 가톨릭의 경우에는 389만 교인이 단 1개의 교단에 속해 있는데 비해, 개신교의 경우에는 967만 교인이 374개의 교단으로 나뉘어 있다. 이런 차이가 대형병원 숫자로 나타날 뿐 아니라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가톨릭과 달리 개신교가 주일예배 중단 문제와 관련해 통일적 행동을 취하기 힘든 이유를 여기서 찾을 수 있다.

개신교와 가톨릭이 그런 차이를 갖게 된 역사적 기원은 종교개혁가인 마르틴 루터(1483~1546)에서부터 찾을 수 있다. 조선왕조에서 유교 개혁파인 사림파가 사회적 주도권을 목표로 맹렬히 도전하던 시절에 독일에서 태어난 루터는 95개조 반박문에서 교황의 권위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가했다.

그는 반박문 제5조에서는 "교황은 그가 그 직권 혹은 교회법의 위세로 부과한 형벌 외에는 어떤 벌도 용서할 권한도 없고 의지도 없다"고 했고, 제21조에서는 "그러므로 교황의 면죄로써 인간이 모든 형벌로부터 해방되며 구원받을 수 있다는 것을 선포하는 면죄부 설교자들은 모두 오류에 빠져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교황의 권위를 부정하는 루터의 태도는 개신교인들의 태도에 영향을 미쳤다. 일부 예외가 있기는 하지만, 개신교에서는 교단 지도자에게 인간 이상의 권위를 부여하지 않는다. 그래서 개신교에서는 교황 같은 절대적 카리스마의 지도자가 등장하기 어렵다. 2004년에 <신학논단> 제35권에 실린 정양모 성공회대 초빙교수의 논문 '기독교 분열 약사(略史)와 일치 전망'에 이런 글이 있다.
 
"정교회와 성공회는 로마교황의 명예적 수위권(首位權)은 인정하되 실질적 수위권은 용납하지 않는다. 개신교계는 명예적 수위권조차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교황의 무류성으로 말하면 비(非)가톨릭 모든 교파들이 전혀 용납하지 않는다."
 
개신교에 비해 가톨릭과 가까운 그리스정교회나 성공회는 로마교황이 오류가 없다는 점은 인정하지 않아도, 세계 가톨릭에 대한 교황의 리더십만큼은 형식적으로라도 인정한다는 것이다. 그에 비해 개신교는 교황의 무류성을 부정함은 물론이고 형식적인 리더십조차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개신교는 개별 자본가들의 자율성을 근간으로 하는 자본주의 문화와 함께 발달했다. 교황에 대한 태도와 더불어 이 같은 자본주의와의 친화성은 개신교가 인간 지도자의 초월성에 대해 거부감을 갖도록 만드는 요인 중 하나가 됐다. '초월적인 인간 지도자'에 대한 거부감이 수많은 '인간적인 인간 지도자'의 등장을 가능케 하는 요인이 됐다고 볼 수 있다. 개신교가 수많은 교단으로 갈라지기 쉬운 이유 중 하나를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손 놓고 방치할 만한 상황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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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 100주년 기념관에서 열린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한국교회총연합 긴급 상임회장회의에서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세계 개신교가 갖는 그 같은 공통적 사정 외에, 한국 개신교만이 갖는 특수한 사정도 개신교 분열에 원인을 제공했다. 일제강점기 때의 경험이 바로 그것이다. 이 시기에는 한국 교회를 분열케 할 만한 일이 많았다. 그중 하나는 신사참배 문제다.

서울 남산에 있었던 조선신궁은 일왕(천황)의 조상이자 태양신으로 불리는 아마테라스 오미가미와 1868년 메이지유신으로 즉위한 메이지 일왕을 숭배하는 신사였다. 이 조선신궁을 정점으로 약 1140개의 신사가 해방 당시까지 한국에 존재했다.

개신교 상당수는 일본제국주의의 강압에 억눌려 어쩔 수 없이 신사참배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적지 않은 수의 교회는 탄압을 감내하면서도 끝까지 저항했다. 류대영 한동대 교수가 쓴 <한 권으로 읽는 한국 기독교의 역사>는 "가장 심하게 박해받은 것은 보수적인 선교사들의 영향 아래서 신사참배를 거부한 한국 교인들이었다"며 "해방이 되기까지 많은 신도가 신사참배에 반대하다 투옥되었고 교회가 폐쇄되었다"고 설명한다.

일부는 신사참배를 수용하고 일부는 거부하는 이런 양상은, 일제가 물러간 뒤 개신교 교단들이 갈라서는 원인 중 하나가 됐다. 개신교 내 최대 교파인 장로교에서도 이런 현상이 발생했다.

2011년에 <장신논단> 제41집에 실린 임희국 장로회신학대학교 교수의 논문 '한국 장로교회의 분열에 대한 회고와 일치를 향한 전망'은 "1938년 장로교회의 신사참배 결의가 비록 일제의 강압을 이겨내지 못한 피치 못할 결정이긴 했으나, 이것이 8·15 해방 직후 교단 분쟁의 주요한 원인"이었다고 말한다.

이처럼 한국 개신교가 통일성을 보여주지 못하는 데는 지도자 1인의 초월성을 허용하지 않는 관념과 더불어 반기독교적인 일본제국주의의 종교정책 등이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로 인한 교단 분열이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한국 교회가 손 놓고 방치할 만한 상황이 결코 아니다. 코로나19는 국민 보건뿐 아니라 기독교 교세에도 영향을 줄 만한 사안이다. 어느 조직이든 간에 이 사태에 대해 통일적 대응을 하지 못하면 심대한 난관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지금은 개신교가 분열의 역사를 잠시 뒤로 하고, 당면한 위기에 대한 통일적 대응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볼 수 있다. 통일적 대응이 개신교를 위해서뿐 아니라 한국 사회를 위해서도 절실히 요청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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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ongsung.com저서:반일종족주의 무엇이 문제인가,조선상고사,나는 세종이다,역사추리 조선사,당쟁의 한국사,왜 미국은 북한을 이기지못하나,발해고(4권본),패권 쟁탈의 한국사,한국 중국 일본 그들의 교과서가 가르치지 않는 역사,조선노비들,신라왕실의 비밀,왕의 여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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