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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못 잡은 집값 코로나가 잡나... "하반기부터 하락"

[긴급 진단] 코로나 경제위기의 역설... 전문가들 "내후년쯤 정상화 될 듯"

등록 2020.03.26 13:29수정 2020.03.26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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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서울 서초구 한 공인중개사 앞에서 시민이 급매 게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 연합뉴스

 
"내후년이면, 집값은 지난 2017년 수준으로 내려갈 겁니다." (김헌동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본부장)
"정부가 다주택자 특혜만 주지 않는다면, 올 하반기부터 하락세가 될 겁니다." (송기균 경제평론가)


김헌동 경실련 본부장의 예측은 뜻밖이었다. 김 본부장은 2017년 8.2 부동산 대책, 2018년 9.13 부동산 대책, 2019년 12.16 부동산 대책 등 정부가 집값잡기 대책을 내놓을 때마다 "절대 못 잡는다"고 예상했고, 이는 그대로 적중했다.

분양가상한제 전면 실시, 후분양제 도입 등 주택시장 정상화 조치가 없다면 집값 거품은 계속될 거라고 입버릇처럼 말했던 그였다. 그랬던 그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내후년쯤 집값은 정상화될 것"이라고 했다.

김 본부장은 "60년 넘게 살면서 처음 겪는 경제 위기"라면서 "2008년 금융위기 때와는 차원이 다르다, 경제 활동이 하나도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아파트 매수자들은 없어질 거고, 빚을 내서 집을 산 다주택자들은 투매를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선 고가 주택 많이 떨어지고, 둔촌 주공도 미분양 날 것"
 

김헌동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운동본부장 ⓒ 경실련

 
아래는 김헌동 경실련 본부장과 일문일답.

- 코로나 사태가 집값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집값이 많이 떨어질 것 같다. 2008년 금융위기에 비해 코로나 사태가 미치는 파급 효과가 훨씬 크다. 지난 1997년 외환위기 이상 가는 쇼크가 올 것 같다. 쇼크가 올 때 문제는 아무도 사려는 사람이 없고, 거래가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 분양가상한제 전면 실시 등 주택시장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집값은 오를 거라고 계속 얘기하지 않았나.
"지금은 경험해보지 않은 위기다. 문제는 분양을 받아서 집을 살 사람이 없어지는 거다. 지금 경제 활동이 하나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밥장사 안 되고 돈 장사 안 되고, 회사채 발행도 안 된다. 중소기업들도 회사가 돌아가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수출로 먹고 사는데 수출도 안 된다. 사람들이 부채와 원금을 갚아가면서 생활할 여력이 안된다. 주택을 구매할 기본 여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 집값이 하락하는 시점은 언제라고 보는가?
"내후년 정도면 2017년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다. 올해와 내년까지는 그래도 관망하면서 버티는 사람이 있을 거다. 하지만 강남 쪽에서 빚을 내 막바지에 시장에 뛰어든 다주택자들이 현금마련을 위해 집을 파는 때가 올 것이다. 우선 고가 주택은 많이 떨어지고, 둔촌 주공도 이제 미분양이 날 거다."

- 19차례 넘게 대책 내놓고 못 잡았던 집값을 코로나19가 잡게 생긴 격이 됐다. 정부는 어떻게 해야 하나?
"집값이 정상화될 때는 가만히 있어야 한다. 제도나 법안이 아닌 코로나 바이러스가 부동산 바이러스를 잡는 것. 지금 부동산 전문가라고 똘똘한 한 채라고 떠들던 사람들 다 사라졌다. 대출 규제 시행된 게 작년 12월인데, 이걸 풀기도 애매하기 때문에, 부양책을 쓰고 싶어도 당장은 미적거릴 것이다."

"시장이 정상화되는 과정... 정부, 다주택자 편드는 정책 꺼내지 말아야"
 

송기균 송기균경제연구소 소장 ⓒ 더불어삶

 
현재 부동산 가격이 거품이라는 지론을 펼쳐왔던 송기균 경제평론가(송기균경제연구소 소장)의 예측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집을 사려는 사람이 사라지면서 올해 하반기부터 서울 아파트 가격 하락세가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집값 하락은 정상적인 실물경제 수준으로의 회복"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정부가 임대사업자에 대한 특혜를 주지 않는다"는 전제 조건으로 제시했다. 만약 정부가 서울 등의 투기과열지구를 해제하고, 임대주택사업자 특혜를 주기 시작한다면, 집값은 더 큰 상승 국면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했다.

아래는 송기균 경제평론가와의 일문일답.

- 향후 집값은 어떻게 될 것으로 보나?
"경제 주체들의 소득이 줄고 있다.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투자 심리도 위축되고 있다. 실제로 소득이 줄고 있고,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올 하반기부터 서울 집값은 하락할 것이다. 사실 2~3년 전부터 보면 유동성이 풀렸지만, 서울 집값은 40% 폭등했는데, 주식 시장은 투자 심리가 약했다. 주택 시장은 투자 심리가 강했는데, 열기가 서서히 식고 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하반기부터는 하락세가 올 것이다"

- 집값이 하락하는 상황이 바람직하다고 보는가?
"지금은 부동산에 누가 봐도 투기 거품이 있다. 거품이 꺼지는 것이다. 거품이 꺼지는데, 완만한 하락은 없다. 거품이라는 것이 인식되고, 매물이 매물을 불러서 폭락하게 된다. 일단 투자심리가 얼어 붙으면 매수세가 사라질 수 있다. 그런 국면에서 이미 하락 추세로 접어들었다. 그간 폭등했던 것이 꺼지고, 시장이 정상화되는 과정이다. 다만 정부가 다주택자를 편드는 정책을 쓰지 않아야 한다."

- 다주택자를 편드는 것은 어떤 정책인가?
"그간 시중에 유동성이 많이 풀린 것도 있지만 정부가 세제혜택을 많이 줬다. 특히 임대주택사업자로 등록하면, 몇 채를 갖든 종부세 한 푼 내지 않았다. 재산세도 깎아준다. 19번 부동산 대책을 내놨지만, 그건 다 곁가지 정책들이었다. 그럼에도 정부는 임대주택사업자 세제 혜택을 폐지 안했고, 그것이 집값 상승세를 견인했다. 만약 서울 지역에 투기과열지구를 해제하고, 혜택을 주기 시작한다면, 시중 유동성까지 몰리면서 집값은 더욱 상승할 것이다"

- 정부가 그런 정책을 쓸까?
"(단호한 어투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주택이든 주식이든 실물경제에 연동돼 움직이는 것이다. 구매력이 늘어나면서 가격이 오르는 것은 정상이다. 그런데 4~5년간 투기성 투자들이 많았고 그것들이 거품을 만들었다. 그동안 경제는 좋아진 것이 없는데 집값만 40% 올랐다. 사실 그 근저에는 정부가 임대사업자 특혜를 제대로 폐지 안해서 벌어진 일이다. 만약 또다시 그런 정책을 쓴다면, 집 있는 사람만을 위한 편파적인 정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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