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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입국자 중 확진자 느는데... 전수조사 못하는 이유

유럽발 입국자와 달리 '유증상 입국자'만 검사... 방역당국 검사 역량 한계치

등록 2020.03.25 18:05수정 2020.03.25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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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코로나19' 관련 지원나온 육군현장지원팀이 입국하는 외국인 승객들을 안내하고 있다. ⓒ 권우성

 
코로나19 해외 역유입으로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유럽발 입국자 전수조사에 이어 미국발 입국자도 유증상자는 공항에서 진단검사하고, 무증상자는 2주간 자가격리하는 등 검역을 강화한다. 지난 하루 동안 미국내 환자가 1만명 이상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조만간 미국발 입국자들에 대한 전수조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본부장 정은경)는 3월 25일 0시 현재, 총 누적 확진자수는 9137명이며, 이 중 3730명이 격리해제 되었다고 밝혔다. 신규 확진자는 100명이고, 격리해제는 223명 증가해 총 3730명이다.

하루 확진자 100명 중 51명이 '해외유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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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발생 국가 주간 동향 ⓒ 질병관리본부

 
신규 확진자는 어제보다는 다소 늘어났지만, 지난 10여일 간 이틀을 제외하면 두 자릿수 증가세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최근 방역당국의 가장 큰 숙제로 떠오른 것은 해외 역유입이다. 어제 유럽지역의 입국자 중 83.4%가 내국인이다. 미국 지역 입국자의 경우는 90.1%가 내국인이었다. 국경을 봉쇄할 상황은 아닌 것이다.

해외 유입 증가 추세는 계속 확산되고 있다. 지난 23일에는 국내 확진환자 64명 중 28.2%인 18명이 해외유입 사례였다. 24일에는 76명 중 32.9%인 25명이었다. 어제 하루 동안 증가한 100명의 환자 중 검역과정에서만 34명이 증가했다. 지역사회에서 발생한 17건을 포함하면 해외 유입 사례는 모두 51명에 달한다. 사흘만에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아직까지는 유럽발 입국자의 확진빈도가 높지만 미국발 환자 수도 늘고 있다. 지난 하루 동안의 해외유입 사례 51명 중 유럽발은 29명, 미국발은 13명에 달했다. 하루 해외 유입의 44.8%에 달한다. 지난 하루 동안 미국은 1만54명의 확진자가 늘어나 총 5만3269명이다. 조만간 이탈리아의 확진자 수를 넘어 중국 확진자 수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미국의 확진자가 급증함에 따라 불안감을 느끼는 북미지역 유학생 등 우리 국민들의 귀국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지체할 시간이 별로 없다"면서 미국발 입국자 강화조치를 시행할 것을 예고했다. 하지만 유럽발 입국자와 같은 전수조사에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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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유입사례 분석 ⓒ 질병관리본부

 
유럽발 입국 확진환자는 미국발의 3배이지만...

우선 방역당국이 미국발 입국자들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서지 않는 이유는 유럽과 비교할 때의 위험도 차이 때문이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중대본 브리핑에서 "3월 3주 차에 유럽발 입국자 1만 명 당 확진자 수는 86.4명이고, 3월 4주 차에 미국발 입국자는 1만 명당 확진자 수가 28.5명"이라면서 "1주간의 차이가 있지만 유럽이 좀 더 확산세가 빨리 진행되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윤 총괄반장은 "3배 이상 유럽 입국자들의 확진자 수가 많기 때문에 일단 미국은 유럽 입국자들과는 달리 자가격리는 하지만 전수검사는 하지 않고 있다"면서 "미국 입국자 중에서 확진자 수가 계속 높아지는 경향이 있기에 유럽과 비교했을 때 유사한 수준이 되면 2단계로 자가격리자들에 대한 전수검사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우리 방역당국은 지금까지 빠른 속도로 많은 검사를 진행해왔다. 25일 0시 기준으로 무려 33만 3142건이다. 이웃나라인 일본의 경우는 2만 2184건에 불과하다. 우리나라로 치면 하루 반나절이면 완료할 수 있는 검사 분량이다. 하지만 미국발 입국자들에 대해 지금 당장 전수검사를 한다면 우리 방역당국의 검사 역량을 넘어설 수 있다.

방역당국 하루 최대 검사량은 2만건, 미국발 입국자 추가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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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로 입국한 외국인 승객들이 경찰의 안내를 받으며 '코로나19' 관련 격리시설로 이동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세계 각국에서 발생하면서 비행기 운항이 대폭 중단되어 도착을 알리는 전광판이 대부분 비어 있다. ⓒ 권우성

 
가령 현재 미국발 입국자는 하루 2500건이다. 이중 90%는 내국인이다. 유증상자로 신고하는 사람은 10% 정도이다. 따라서 현재 방역당국은 300명 내외의 미국발 입국자들에 대해 진단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중 3~4%가 확진판정을 받고 있다. 미국발 입국자 전원에 대해 진단검사를 실시하면 8배 이상의 검사 역량을 투입해야 한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홍보관리반장은 "저희가 하루에 진단검사를 할 수 있는 총량은 대략 1만 5000건, 아마 맥시멈까지 검사하기 시작하면 하루에 2만 건 정도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현재 유럽 쪽의 입국자들에 대한 검진을 비롯해서 요양병원에 대한 표본조사나 전국적으로 의사 선생님들이 의뢰하는 코로나19 의심환자들에 대한 진단검사 등을 포함해서 대략 1만 건에서 1만 5000건 정도를 검사한다"고 밝혔다.

손 홍보관리반장은 이어 "미국 입국자들에 대한 전수조사와 요양병원 전수조사, 위험 지역 종사자들에 대한 전수 조사 중 위험도를 평가하면서 위험순위가 높은 집단을 중심으로 진단검사를 집중하고 있다"면서 "진단검사 하루 총량에 제한이 있다는 것을 감안해 달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진단검사 역량을 더 확대하거나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정은경 본부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 질문에 대해 다음과 같이 답변했다.

"검사를 하려면 시약이 있어야 합니다. 그 다음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할 검사실과 검사자가 있어야 되고 검체 채취 의사와 의료진이 있어야 합니다. 시약은 충분히 보유하고 있는데 시약만으로 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검사기관은 95개 정도이고 대규모 수탁검사기관은 대부분 PCR 검사를 하기에 최대한 작동하면 2만 건 이상 검사를 할 역량은 있습니다.

그런데 오류나 검사의 질 관리가 될 수 있는 적정선 검사 물량이 2만 건 정도일 거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 정도에서 검사물량이 초과되지 않게 상대적인 우선순위를 정하고 있습니다. 좀 더 장비가 늘어나거나 검사실에 검사인력이 늘어나면 검사를 할 수 있는 물량 자체는 더 증가시킬 수 있을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정 본부장은 "단계적으로 (검사역량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종교시설, 실내체육시설, 유흥시설 등을 상대로 한 보다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된 지 4일이 경과되고 있다. 방역당국은 지난 24일에는 콜센터, 노래방, 종교시설, 실내체육시설, 유흥시설 등 총 4만 1508개소를 점검했고, 방역지침을 위반한 2546개소에 행정지도를 실시했다. 위반행위 등이 심각한 2개 종교시설에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여전히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침투할 수 있는 국내 요인은 산재해 있다. 국내 집단발생 사례도 이어지고 있기에 이에 적극 대응하면서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해외 유입 위협을 줄이기 위한 검사 인력, 검사 시설, 공항 격리시설 등에 대한 대책도 시급히 마련돼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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