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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 간 3박4일 벼락치기 수업, 진상조사 뭉개는 국립공주대

조사위 구성도 안 한 상태에서 "조사 거의 마무리" 거짓 해명도... 학교 측 "사실관계 확인중"

등록 2020.03.26 10:43수정 2020.03.26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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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대학교 ⓒ 공주대 누리집 갈무리


국립 공주대(총장 원성수) 생활체육지도학과 A 교수가 수년 동안 3박 4일 벼락치기 수업으로 부실 수업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조사 결과가 수개월째 나오지 않고 있다. 대학 당국은 지난 1월, 조사위원회에서 거의 결론을 냈다고 밝혔는데 이 또한 사실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에서야 조사위를 구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오마이뉴스>는 지난 1월 이 대학의 생활체육학과 A 교수가 학기당 4과목의 전공 실기 과목(해양훈련과 수상스키 1, 2, 3 또는 동계훈련과 스키 1, 2, 3, 수업 시수 180시간 )을 맡은 뒤  정해진 수업을 하지 않다 학기 말에 타지역에 있는 리조트, 바닷가, 스키장 등에서 3박 4일간 수업으로 대체, 수년 동안 부실 수업을 해온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다. (관련 기사: 국립 공주대의 이상한 '3박 4일' 벼락치기 수업)

이에 대해 공주대 학사관리과 관계자는 25일 "지난달 3일에 사실확인을 위한 조사위원회를 구성했고, 조사가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조사위 구성 이후 본격 조사를 시작했고, 언제 조사가 마무리될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는 대학 당국의 지난 1월 해명과 다르다. 이 대학 교무과 관계자는 지난 1월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자체 조사위를 구성해 해당 학과를 통해 자료를 제출받았고 조사를 거의 마무리한 상태다. 2월 2일께 조사위에서 결론을 낼 예정"이라고 밝혔었다.

지난해 12월 말 결론 → 1월 초 결론→ 2월 초 결론→ 지금은 '조사 중'

<오마이뉴스>가 대학 측에 처음 사실 확인을 요청한 것은 지난해 12월 초다. 대학 측은 애초 12월 말까지 사실확인을 끝내겠다고 했다가, 1월 초순으로, 다시 2월 2일로 바꿔왔다. 특히 지난 1월 인터뷰에서는 "자체 조사위를 구성, 조사를 거의 마무리한 상태"라고 밝혔다.

그런데 조사위원회 구성을 지난달 3일에서야 했고, 조사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또다시 말이 바뀐 것이다. 지난 1월 대학 측이 조사위를 구성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사실과 다른 답변을 하며 시간만 끈 것 아닌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이 대학의 A 교수는 4과목(수업 시수 180시간)을 리조트-스키장에서 학기 말 '3박 4일' 벼락치기 수업으로 부실 수업을 했다는 의혹 외에도 학기 중 수업을 하지 않고도 수업을 위해 천안, 예산 캠퍼스 간 이동여비를 꼬박꼬박 받아 챙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3박 4일' 벼락치기 수업에 필요한 리조트 이용료 등 수업비도 대부분 학생들이 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마이뉴스>는 의혹이 불거진 당시 A 교수의 해명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학과 사무실을 통해 해명을 요구해도 답변이 없었다. 

그런데 이를 관리·감독해야 할 학교마저 진상조사 결과를 빨리 내놓지 않자 학생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공주대에 재학 중인 한 학생(23)은 "부실 수업을 하고 허위로 교비를 청구해 사용했다는 의혹은 학생들의 학습권과 관련된 매우 중요한 문제"라며 "대학 당국이 적극적인 사실확인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학의 교무처장은 "지난달 3일 구성된 진상조사위가 거의 조사를 마무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진상조사위가 몇 차례 회의를 했다"며 "조사위가 왜 2월에서야 구성됐는지 등에 대해서는 코로나 19로 진행 상황을 잘 챙기지 못해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공주대 #부실수업 #진상조사위 #3박4일 #벼락치기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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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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