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승무원입니다. 저를 피하지 말아 주세요!"

팬데믹 상황에서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등록 2020.03.26 14:13수정 2020.03.26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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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산업과 여행업계를 비롯한 전 산업에 코로나19의 위협이 점점 크지고 있습니다. ⓒ 이안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지구촌의 일상을 바꾸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1월 20일 최초 코로나 확진자 발생 후 2개월이 넘었음에도 유럽과 북미 등으로 확산된 공포가 다시 역풍이 되는 두려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3월 11일 마침내 세계보건기구(WHO)는 감염병의 위험도에 따라 감염병 경보단계를 1∼ 6단계까지 나누는 단계의 최고 단계인 6단계, 즉 팬데믹(pandemic 감염병 세계적 유행)을 선포했습니다.

1948년 WHO가 설립된 이후 팬데믹이 선포된 경우는 1968년의 홍콩 독감과 2009년의 신종플루에 이어 코로나19가 세 번째입니다.

특히 코로나19가 더욱 심리적 불안을 유발하는 것은 정보통신의 발달로 단숨에 확산되는 인포데믹(infodemic 정보전염병 : 잘못된 정보나 악성루머 등이 미디어, 인터넷 등을 통해 매우 빠르게 확산되는 현상) 때문입니다.
  
주식의 폭락으로 금융경제가 무너지는 상황을 넘어 이제는 각 개인의 경제활동이 위협받는 실물경제위기가 조여오는 전율을 누구나 체험하고 있습니다.

저는 모티프원을 방문하는 소수의 사람들, 하지만 각기 다른 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하고 있는 분들과의 대화를 통해 뉴스 밖 상황을 가늠하고 있습니다.

그제는 승무원이 다녀가셨습니다. 모티프원에서의 하룻밤을 통해 심리적 진정을 얻는 시간을 원했습니다.

모든 산업분야의 비상에도 불구하고 항공업계는 더욱 잔인한 상황을 맞고 있습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24일부터 한 달간 모든 국내, 국제노선을 운항하지 않는 '셧다운'에 돌입했고 다른 저가항공사(LCC)들도 개점휴업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여전히 밝은 웃음을 보이려고 애써는 그 승무원이 다녀간 날 아시아나항공은 '3월에 이어 4월 무급 휴직을 늘려 인력 50%만 운영하고 임원 급여 반납 비중도 60%까지 늘린다'는 자구책 시행을 발표했습니다.

저도, 저와 동시대를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도 생애 처음 맞는 이 사태 앞에서 과연 어떤 태도로, 어떻게 현사태를 극복해야 할지에 대한 생각들로 근심이 깊습니다.

프레이밍 효과(framing effect 틀짜기 효과)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특정 사안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지는 이론'입니다. 물이 절반 있는 컵을 '반이나 남았다'라고 볼 수도, '반밖에 안 남았다'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인식의 시각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지금까지 제 앞에 놓인 사안에 대해 긍정적인 틀을 적용해왔습니다. 그러면 심리적으로도 훨씬 가벼워지고 그 상태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데도 훨씬 적극적이 될 수 있었고 결과도 더 좋았습니다.

현 상황에서 대부분의 입장은 아래 승무원의 마음이지 싶습니다.

어떤 결론을 원하시나요. 긍정적인 결론을 원하신다면 긍정적 틀을, 부정적 결론을 원하신다면 부정적 틀을 적용하면 됩니다.
 

승무원이 남긴 방명록 ⓒ 이안수

 
"저는 승무원입니다. 최근 코로나사태로 많은 분들이 두려움과 걱정에 지친 요즘 같은 때에 저는 저만의 고민이 쌓여갑니다. 전 세계 사람들을 마주하는 직업인만큼 제가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큽니다. 더욱 위생에 신경 쓰고 항상 깨끗하게 손을 씻고 있으니 제 직업을 알게 된 모든 분들은 저를 피하지 말아 주세요!

모든 분들이 힘 드시겠지만 제일 큰 타격을 입는 것은 저희 항공산업입니다. 점점 줄어드는 노선들과 스케줄, 월급도 반 토막에 일자리를 잃지 않을까 하는 무서움... 얼른 이 사태가 말끔히 해결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좋은 곳에 와서 조용하게 있으니 무거운 생각도 들지만 평화로운 이곳처럼 모든 곳들이 평화로워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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