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 라이프, 미니멀한 삶, 단순한 삶. 미니멀 유행이 번지기 전 집이 좁아서, 정신이 사나워서 시작한 '단순하게 살기'는 유행이랑은 별개로 내 삶을 바꾸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그 중 월례 행사처럼 꼬박꼬박 하는 것이 있다면, '옥션 나눔박스'로 '아름다운 가게'에 기부하기이다.(옥션 광고 아닙니다^^) 코로나로 기부 열풍이 분다는데, 그 기부금이 어디에 사용되는지 못미덥거나, 기부금이 없지만 기부는 하고 싶다면 내 월례 행사를 한번 따라해보는 것은 어떤지.
'옥션 나눔박스'는 오픈마켓인 옥션이 기획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아름다운 가게에 기부를 원하는 사람들이 옥션에 '박스를 달라'고 신청을 하면, 집으로 '박스'를 보내주는 캠페인이다.
▲ 나눔박스 포장 ⓒ wanwol
E-커머스 산업의 선두주자(지금은 물론 아니지만)였던 옥션 답게 CSR을 통한 사회공헌을 하고 있지만, 많은 이들이 이 캠페인을 모르고 있다. 이 캠페인은 택배를 보내기 위해 마트에서 박스를 구해오거나, 박스를 사기 위해 우체국에 가는 번거로움을 줄여주고 있다. 기부에 있어 고민할 거리 가운데 배송-물류 단계를 없애버리고, 기부가 '편리'하고 '단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돕는다.
우리가 기부를 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은 단순하다. 옥션 프로모션 페이지에서 박스를 무료로 신청하고, 받는다. 그럼 집에 도착한 박스에 기부할 물건을 담은 뒤 다시 옥션으로 돌려보내면, 옥션이 모아서 아름다운 가게로 보내 기부해주는 방법으로 진행된다. 나 같은 경우는 2015년부터 이 박스를 신청해 보내왔는데, 지금까지 보낸 박스만 19개에 달한다.
이렇게 박스를 보내면 무엇하냐, 그렇게 보낼 게 많냐, 그렇게 사대니까 보낼게 많지라는 등 질문을 받을 수 있는데, 우리가 주로 이용하는 '다이소'에서 산 제품들이나, 길 가다 싸다고 구입해두고 실제로는 사용하지 않는 물건, 혹은 까먹고 또 사서 2-3개를 보유한 물건이나 유행이 지나버린 물건 등 우리 주변엔 굳이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물건들이 은근히 많다.
이 물건들이 다 사용만 되어도 빛을 발할텐데 싶은데, 어둠 속에서나 먼지를 뒤집어쓰고 자리만 차지하면서 언제 내가 쓰일까를 기다리고 있을 생각을 하면 얼마나 안쓰러운가. 그리고 그 물건이 차리한 자리는 얼마나 내 집을 비좁게 느끼게 만들까.
▲ 나눔박스 속 어떤 품목을 기부했는지 찍어둔다. ⓒ wanwol
그냥 버릴까 싶을 때도 있다. 하지만 그냥 버리는 것은 경제적으로나 환경적으로 굉장한 손해다. 인간이 만들어내는 쓰레기를 볼 때마다 인간이 자연을 얼마나 해하고 있는가 무섭게 느껴진다. 만들어진 물건을 쓰레기 취급하지 않고, 다시 사용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그들이 제2의 삶을 살 수 있도록 하자.
사실, 그 물건들이 차지하는 공간이나, 물건이 쌓여 발생하는 먼지와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하는 피로감 등으로 야기되는 건강 문제를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면 가히 적지 않은 금액일 것이다.
돌려보낸 박스 속 물건들은 '아름다운 가게'에서 재판매하여 수익금을 '기부금 영수증'으로 환산하여 돌려준다. 옥션 나눔박스로 받게 되는 기부금 영수증이 발급된다.
자선단체(여기에서는 '아름다운 가게') 기부금은 지정기부금(비종교단체)에 속한다. 이는 쉽게 말해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금액 한도가 본인 연 근로소득의 30%라는 것. 연 기부금이 3천만원 이하면 15%, 초과하면 25%를 세액공제 해준다.
▲ 실제 발급된 기부금영수증 내역들. ⓒ wanwol
예를 들어, 연봉 2천만원의 직장인이 올해 자선단체에 물건을 기부하고, 총 40만원의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 받았다면, 최대 공제한도는 20,000,000원 x 30% = 600,000원이다.
그리고 실제 세액공제되는 금액은 400,000원 x 15% = 60,000원이다.
토해내야 할 세금이 20만원이라면, 6만원을 감면 받고, 돌려받아야 할 세금이 20만원이라며 6만원을 추가로 환급 받을 수 있다.
연말정산 시 기부금은 소득공제가 아닌 세액공제에 도움을 주어, 실제 내야 할 세금에서 감면을 해주거나 환급을 해주기 때문에 체감할 수 있는 경제적 혜택은 매우 크다.
여러모로 이득인 나눔박스.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물건이 있다면, 이런 물건은 조용히 서둘지 않고 정말 필요한 곳에 돌려보내자. 새로운 주인을 만나 그 물건들이 가치롭게 사용될 수 있도록. 그리고 나에게 다른 가치로 돌아올 수 있도록. 오늘도 나는 박스를 채워 정말 이 물건이 필요한 곳에 보낸다. 이건 누군가에게 선물을 보내는 마음가짐이다. 그리고 그 선물은 오롯이 그들의 것이 아니라 나에게도 돌아온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