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재벌특혜, 환경오염 논란에도 해제된 센텀2지구 그린벨트

[현장] 풍산대책위, 중도위 열린 국토부 항의 방문

등록 2020.03.27 08:28수정 2020.03.27 08:28
1
원고료로 응원

"재벌특혜 환경오염 밀실행정, 국토부는 재벌에게 특혜 주는 그린벨트 해제 심의 중단하라" 풍산대책위 기자회견 ⓒ 이윤경

   
3월 26일 오후 2시 국토교통부 중앙도시계획심의위원회(아래 중도위)는 부산 해운대구 센텀2지구 그린벨트 해제를 위한 5차 심의를 열었다. 2018년 12월 13일 열린 4차 심의에서 '지역 시민들과 공론화 부족, 녹지비율 상향 검토, 산업시설용지 최대 확보' 등의 이유를 들어 그린벨트 해제를 보류한 지 1년 4개월 만이다.

"항의성 면담을 제외하고 부산시는 그동안 풍산대책위 등 지역민들과의 공론화 과정을 갖지 않았다"라고 풍산재벌특혜개발 센텀2지구 전면재검토 부산대책위(아래 풍산대책위)는 여러 번 밝혔다.

풍산대책위가 수 차례 제기한 재벌 특혜와 노동자 생존권, 난개발, 세금 낭비, 환경오염 등에 관련해 부산시는 단 한 번도 제대로 된 답변을 하거나 대안을 제시한 바도 없다고 했다. 2019년 4월 실시한 토양오염 실태조사를 통해 센텀2지구 내 풍산 부지에서 맹독성 물질인 시안(CN)이 기준치의 250배가 넘게 검출된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부산시와 풍산, 부산도시공사는 23일 비공개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중도위에 그린벨트 해제를 요청했다. 중도위 심의 일정은 국토부에서 비공개를 요청했으나 언론에 의해 유출되었다고 부산시 산업입지과 관계자가 밝혔다.

중도위의 그린벨트 해제 심의 소식을 들은 풍산대책위는 크게 반발했다. 풍산대책위는 25일 오후 1시 부산시 산업입지과와 면담을 진행하고 26일 버스 1대를 빌려 국토교통부로 향했다. 국토부 장관에게 면담을 요청한 풍산대책위는 26일 오후 1시 국토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린벨트 해제는 곧 재벌 땅 투기의 공범"이라고 비판하며 그린벨트 해제 중단을 촉구했다.

"국가기관이야말로 재벌과 사회적, 물리적 거리두기 해야"
 

김병준 민주노총 부산본부 조직국장, 이태환 민주노총 부산본부 부본부장, 문영섭 풍산마이크로텍 지회장, 노정현 민중당 부산시당 위원장,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 ⓒ 이윤경

   
이태환 민주노총 부산본부 부본부장은 "중도위가 그동안 4차에 걸쳐 제기했던 문제가 하나도 해결되지 않았는데 부산시와 풍산은 코로나19로 어수선한 정국을 틈타 밀실에서 갑작스런  MOU를 체결했다. 이는 풍산 재벌에게 막대한 특혜를 주겠다는 졸속적인 합의"라면서 "비밀리에 급히 MOU를 체결한 것은 총선 전에 개발을 추진해 모종의 성과를 내려는 음흉한 의도가 엿보인다. 국민을 속이고 밀실에서 진행하는 졸속적 개발 추진은 즉각 중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노정현 민중당 부산시당 위원장은 "국가 재난 사태를 부산시와 재벌이 어떻게 활용하는지 똑똑히 봤다.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라며 "2008년 금융위기 보다 더 큰 경제적 위기가 예견되는 상황에서 부산시는 시민혈세 1조 6천억 원을 재벌에게 특혜주는 데 사용하겠다고 한다. 부산 시민에게 재난 수당을 지급해도 모자랄 판국에 이게 말이 되는 소린가"라며 분노했다.

노 위원장은 "국민들에게 사회적 거리두기를 요구하며 국가기관은 재벌과 밀접 접촉하고 있다. 국가 재난 상황에서 국가기관이 오로지 재벌을 위해 일하고 있다"라며 "국가기관이야말로 재벌과 사회적, 물리적 거리두기를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후 1시 30분께 문영섭 풍산마이크로텍 지회장과 민주노총 부산본부 대표단이 국토부 녹색도시과 관계자와 면담을 진행했으나 성과는 없었다. 갓 부임해 명함도 없는 사무관과 직원이 나와 "대표성을 갖고 말하기는 어렵고 오늘 이 면담 내용을 보고해 그에 대한 답변을 문서로 드리겠다. 중도위는 독립적 기관이라 뭐라 말하기가 어렵다"며 말할 수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풍산대책위는 국토부 앞에서 규탄선전전을 벌이다 오후 4시께 부산으로 향했다. 이날 오후 5시께 중도위는 센텀2지구 사업부지 중 84.8%에 해당하는 약 49만 평을 그린벨트에서 조건부로 해제한다고 밝혔다. 조건은 보상비 산정근거 제시, 복합용지 활용계획 제출, 풍산 이전 과정 주기적 보고 등이다.

이에 대해 풍산대책위는 "부산시와 국방부에 이어 국토부까지 재벌의 땅 투기 놀음에 가담했다. 기만적이고 졸속적인 그린벨트 해제를 강력히 규탄하며 재벌 특혜에 맞서 끝까지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국토부 녹색도시과와 면담 중인 풍산대책위 대표단 ⓒ 이윤경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에서 오마이뉴스를 구독하세요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AD

AD

인기기사

  1. 1 "용퇴" 요구까지 나온 윤석열, 자업자득이다
  2. 2 신천지에서 딸이 돌아왔다, 전쟁이 시작됐다
  3. 3 "불륜설 흑색선전" 울먹인 이언주, 박재호 후보 고소
  4. 4 추미애, '윤석열 검찰-채널A 유착' 보도에 감찰 시사
  5. 5 한국과 같은 날 시작했는데... 미국, 왜 이렇게까지 됐냐면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