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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4.15총선480화

앞서는 전재수에 다급한 박민식 또 큰절, 통할까?

[4.15총선 현장] 구포시장 장날 맞붙은 부산 북강서갑 두 후보

등록 2020.04.04 14:59수정 2020.04.06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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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총선 공식선거일 이틀째인 3일 부산지역 격전지 중 하나인 북강서갑 미래통합당 박민식 후보가 구포시장에서 지지를 호소하며 유권자들을 향해 큰절을 올리고 있다. ⓒ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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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총선 공식선거일 이틀째인 3일 부산지역 격전지 중 하나인 북강서갑 미래통합당 박민식 후보가 구포시장에서 지지를 호소하며 유권자들을 향해 큰절을 올리고 있다. ⓒ 김보성


[기사 수정: 6일 오후 2시 50분]

"꼭 한 번만 살려주십시오."

'바꿔야 산다' 피켓을 들고 있는 미래통합당 선거운동원의 외침에 박민식 후보가 바닥에 바짝 엎드려 큰절을 올렸다. "우야노", "이제 일나라" 박 후보의 어깨나 손을 부여잡은 지지자들 사이에선 탄식이 쏟아졌다.

4.15총선 공식선거일 이틀째인 지난 3일 오후 구포시장 건널목 앞에서 만난 박 후보는 정말 절박해 보였다. 그는 장날 시장을 찾은 유권자들을 향해 널빤지 하나에 무릎을 꿇고 한 표를 호소하기 시작했다. 그의 큰절은 이날 오전부터 오후 내내 계속됐다.

"사즉생(죽기로 마음먹으면 산다)"을 강조한 그의 말에선 북강서갑 선거의 긴장감이 묻어났다. 하루에 서너 시간 쪽잠에 강행군을 하고 있다는 그는 "앞으로 계속 이렇게 선거운동을 하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의 큰절은 처음이 아니다. 앞선 20대 총선에서 그는 총선 초반 모든 현수막을 교체하고 "혼내신 만큼 더 열심히 하겠다"며 바짝 엎드렸다. 그러나 유권자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읍소 이유는? 통합당 박민식 "사즉생"


이번에는 더 다급하다. 북강서갑의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그 이유가 있다. 3월 30일 부산지역 일간지 <부산일보>의 여론조사 결과(조사기관 ksoi, 조사시기 3월 25일~26일, 만18세 이상 518명 대상, 표본오차는 95%에 신뢰수준 ±4.2~4.4%p)에서 전재수 후보는 48.3%로 41.3%를 받은 박민식 후보를 7.0%p 차이로 앞섰다.

이보다 두 달여 전인 2월 3일 SBS 조사에서도 전 후보는 51.4%로 35.6%의 박 후보를 15.8%p나 앞질렀다.(조사기관 입소스, 조사시기 1월 28일~30일,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최근 여의도연구원의 자체 조사까지 진행한 통합당은 다소 격차가 줄었다고 분석하면서도, 북강서갑을 경합 지역으로 분류했다. 접전이든 열세든 통합당 입장에서 결코 안심할 지역이 아니라는 의미다.

박민식 캠프 측은 "(문재인 정부 비판, 코로나19) 시국도 시국이지만 바닥 민심은 다르다"며 지난 여론조사에 불신을 나타냈다. 하지만, 통합당의 결정은 달랐다. 통합당은 4일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의 부산 방문에서 남구을, 중영도, 사하갑에 이어 북강서갑 유세를 마지막으로 일정으로 잡아 총력 집중에 나서기로 했다. 모두 경합으로 분류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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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총선 공식선거일 이틀째인 부산 격전지인 3일 북강서갑의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후보가 구포시장 앞에서 유권자들을 만나고 있다. ⓒ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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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총선 공식선거일 이틀째인 부산 격전지인 3일 북강서갑의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후보가 구포시장 앞에서 유권자들을 만나고 있다. ⓒ 김보성



지역 유권자들의 반응에서도 이런 분위기는 감지된다. <오마이뉴스>가 구포동에서 만난 백아무개(65)씨와 이아무개(70)씨는 처음에 의견이 엇갈렸다. 백씨가 "아버지가 잘못했으니 아들이 연대 책임을 져야 한다"며 문재인 정부 책임론을 제기하자 이씨가 "아직 한 번 밀어줘야지. 일은 잘 하지 않나"라고 받아쳤다.

백씨의 이번 선택은 박민식이었다. 그는 "전에 전재수를 찍었는데 (정부가 못해서) 이번엔 다른 사람을 찍겠다"고 말했다. 이에 질세라 이씨는 "전재수가 일은 잘한다. 박민식보단 낫다"며 여전한 지지를 표시했다. 

네 번째 대결, 공수 뒤바뀐 두 후보... 전재수 "재선택"

"(박민식이) 어렵지 않겠나. 마 (전재수가) 되긴 안 되겠능교. 일을 잘하니까. 이 지역에 노력을 많이 했다아이가."

그런데 "누가 될 것 같냐"는 질문에선 백씨의 답이 달라졌다. 그의 말에 이씨도 고개를 끄덕였다. 인근에서 만난 20대의 생각도 백씨와 비슷했다. 덕천동에 산다는 이아무개(26)씨는 "우리는 민주당을 싫어한다. 보수가 좋다"고 말했다. 이씨는 미래통합당 지지자라고 했다. 역시 '당선 가능성' 질문엔 "전재수가 될 것 같다. 분위기가 그렇다"라고 했다.

전 후보와 박 후보는 이번만 네 번째 맞붙는다. 과거 대결에서 첫 승자는 박 후보였다. 검사 출신으로 젊은 보수의 이미지였던 그는 18대, 19대 총선에서 내리 이겼다. 참여정부 청와대에서 일한 전 후보는 세 번째 도전 끝에 20대 총선에서 승리했다. 박 후보가 이겼던 18대와 19대의 표차는 각각 18.8%p, 4.8%p로 좁혀지더니, 20대에 와선 전 후보가 11.82%나 앞섰다.

그 사이 더불어민주당은 집권여당이 됐고, 전 후보가 이제 북강서갑 지역구를 지켜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공격과 방어가 달라진 상황에서 첫 선거다. 그나마 북강서갑의 여러 지표가 민주당에 다소 유리하게 나오지만, 그렇다고 마냥 안심할 수는 없다.

<부산일보> 발표를 더 들어가보면 이 지역의 대통령 국정운영평가는 '잘한다(48.7%)',와 '못한다(47.9%)' 차이가 0.8%p에 불과하다.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후보가 많이 당선(44.8%)'과 '여당 후보 많이 당선(43%)' 의견은 팽팽히 맞서고 있다.

구포 장날, 우연인 듯 아닌 듯 큰절하는 박민식 후보와 맞닥뜨린 전재수 후보도 반대편에서 연신 고개를 숙이며 쉴 틈 없이 유권자를 만났다. 그는 "변함없이 한결같더라는 평가를 해주신다. 주민들이 한 번 더 선택해주실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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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총선의 부산 격전지인 북강서갑. 전재수 민주당 후보와 박민식 통합당 후보가 4번째 리턴매치에 나섰다. ⓒ 김보성

#부산 북강서갑 #전재수 #박민식 #문재인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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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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