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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후보의 위험한 종부세 인식

1주택자 종부세 감면이 아니라 납부유예가 답

등록 2020.04.04 15:31수정 2020.04.04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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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이 2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의 종부세에 관한 인식이 크게 염려된다. 이 위원장은 2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1가구 1주택 실수요자가 다른 소득도 없는데 종부세를 중과하는 것이 큰 고통을 준다"며 "이 분들의 현실을 감안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근년의 부동산 투기와 그로 인한 가격 앙등은 낮은 보유세가 큰 원인

한국감정원 자료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6월 전국 주택의 평균가격은 2억5092만원, 서울 평균가격은 4억 7983만원이었으나 2019년 10월 현재 각각 3억683만원, 6억5024만원으로 폭등했다. 특히 서울 아파트의 경우 5억7677만원에서 8억712만원으로 40% 가까이 뛰어올랐다. 가히 살인적인 폭등세가 아닐 수 없다. 이제 서울은 중상층 이상의 시민이 아니면 아파트를 소유할 엄두를 낼 수 없는 도시로 완벽히 변신했다.

집값이 이렇게 폭등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투기를 통한 사재기 때문이다. <2018 주택소유통계>에 따르면 전체 1,997만9,000가구 중 무주택 가구는 874만5,000 가구로 43.8%가 아직까지 내 집을 장만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다주택자 수는 2018년 219만2,000명으로 지난해보다 7만3,000명이 늘었으며,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 또한 2014년 13.6%에서 2018년 15.6%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또한 주택소유 상위 1%가 소유한 주택이 2007년 평균 3.2채에서 2017년 6.7채로 폭증한 사실, 2013~2016년 사이에 서울에서 유주택자가 신규로 공급되는 주택의 77.6%인 18만호를 매집한 사실 등은 근래 집값 폭등이 명백히 투기 때문임을 증명한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부동산 사재기를 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천문학적인 불로소득이 생기기 때문이다. 작년 국세청이 김두관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보유한 지 3년을 넘지 않은 부동산을 2013년부터 2017년 사이 단타매매해 얻은 양도소득이 무려 22조 9,812억원에 달했다 한다. 

또한 국세청이 유승희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2017년 기준 부동산 양도차익으로 인한 소득이 한 해 물경 84조8천억원에 이르렀다 한다. 부동산 투기를 하면 이렇게 천문학적인 불로소득을 '땅 짚고 헤엄치기'식으로 사유화할 수 있으니 너도 나도 부동산 투기에 나서는 것이다. 

시장참여자들이 부동산투기에 경쟁적으로 나서는 데에는 낮은 보유세가 큰 기여(?)를 한다. 대한민국의 보유세 실효세율은 고작 0.16%에 불과하다. 이는 OECD선진국의 3분의 1에서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보유세가 너무나 낮다보니 시장참여자들이 부동산을 매집하는데 별다른 장애를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참여정부때 피투성이 싸움 끝에 현실화됐던 보유세는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를 통과하면서 형해화됐고, 이는 2014년부터 서울 아파트 가격이 폭등하기 시작한 원인 중 하나였다. 또한 문재인 정부가 취임초부터 작년까지 부동산 가격 폭등을 효과적으로 진정시키지 못한 이유 중 하나도 바로 보유세 강화에 미온적이었던데 있다.

최근의 부동산 시장은 코로나패닉으로 인해 조정을 본격적으로 받는 모양새다. 하지만 초저금리에다 대한민국 특유의 부동산 불패신화를 생각하면 안심하긴 이르다. 사정이 이와 같은데도 이낙연 위원장은 1주택자 종부세 감면 뉘앙스의 발언을 했다. 아무리 총선을 앞두고 한 발언이라지만 너무나 위험하고 협애한 인식의 발로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1주택자 종부세 감면이 아닌 납부유예제를 주장했어야

보유세는 사회가 만든 편익을 누리는 데 따른 반대급부다. 투기유무와 무관한 세금이란 뜻이다. 따라서 1주택자라도 보유세를 내는게 당연하며 고가주택을 소유한 1주택자가 종부세를 내는 것도 너무 당연하다. 게다가 1주택자는 이미 종부세에 관한 한 여러 겹의 세금 감면혜택을 보고 있다. 먼저 1주택자는 공시가격 9억원(실거래가는 12~13억원 가량)까지는 종부세를 한 푼도 내지 않으며 9억원 초과분에 대해서만 종부세를 납부한다. 종부세는 누진구조이기 때문에 공시가격 9억원 초과 1주택 소유자 중 고액의 종부세를 내는 사람은 정말 초고가 주택 소유자 뿐이다. 

또한 종부세는 1가구 1주택자의 경우 보유 기간 및 연령에 따라 세액을 크게 공제해준다. 즉 5년, 10년, 15년 등 보유 기간에 따라 산출세액의 20%, 40%, 50%를 각각 공제해 주며, 세대주 연령이 60세, 65세, 70세 이상일 경우에는 각각 산출세액의 10%, 20%, 30%를 공제해준다. 장기보유특별공제와 고령자공제는 총 공제율 70%까지 중복공제가 가능하다. 쉽게 말해 1주택을 소유한 종부세 대상자 중 주택을 장기로 보유한 사람이나 고령자는 차 떼고 포 떼고 정말 소액의 종부세를 내는 것이다. 

이렇듯 1주택 종부세 과세대상자는 이미 이중,삼중의 감면혜택을 누리고 있다. 여기서 무얼 더 고려하고 배려한단 말인가? 더구나 대한민국에서 자산이 많은 사람은 소득도 많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백보를 양보해 소득이 전혀 없는 고령자 중 1주택 종부세 과세 대상자가 있다면 종부세 납부를 유예해주다 주택을 처분(매매, 증여, 상속)할 때 한꺼번에 내도록 하면 된다.    

최장수 직전 총리이자, 민주당의 총선 사령관이자, 여권의 차기대권주자 부동의 1위인 이낙연 위원장은 '소득이 적어 종부세를 못내겠으니 종부세를 감면해달라'고 요구하는 1주택자들에게 보유주택 처분시까지 보유세 납부를 유예해주는 제도를 마련하겠다고, 1주택자라도 종부세는 응당 내야한다고 설득해야했다. 지금이라도 이낙연 위원장이 얄팍한 표 계산에 매몰되지 말고 보유세에 대해 올바로 인식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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