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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교사가 왜 국회의원에 도전하냐고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 653] 강민정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

등록 2020.04.06 18:22수정 2020.04.10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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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정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 ⓒ 이영광

평교사 출신으로 교육 운동을 하던 강민정(59) 징검다리 교육 공동체 상임이사가 15일 열리는 21대 총선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다소 의외였다. 열린민주당은 친조국 이미지가 강한 데 반해, 강 상임이사는 지난해 조국 사태 때 비판적 의사를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31일 서울 여의도 열린민주당사 근처 커피숍에서 강민정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를 만나 그가 정치에 참여하게 된 이유를 들어봤다. 다음은 강 후보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내용이다. 

- 정치에 입문한지 보름 정도 된 거 같다. 어떤가. 
"완전히 새롭습니다.전혀 경험하지 못했던 세계를 경험하고 있어요. 저는 교육 운동을 했지 제도 정치를 한 적은 없잖아요. 근데 당직자도 만나고 봉하마을도 가고. 저에게는 다 새로운 경험이라 지금 적응하는 중입니다." 

- 주위 반응은 어떤가요? 
"우리나라 역사상 교육 운동을 하던 평교사가 국회에 들어가는 경우는 거의 없었어요. 그래서 저를 아는 분들이 이런 사실에 되게 놀라시면서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과 관계없이 평교사를 국회로 보내는 일에 함께하겠다면서 응원해주십니다."  

- 교육 전문가면 국회의원보단 교육감 선거에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 것 같은데. 
"국회의원과 교육감은 역할이 좀 다른 거 같아요. 교육감은 현장과 직접 연결된 실질적인 정책과 행정을 하는 사람이고 국회의원은 교육과 관련된 법이나 제도를 만드는 거죠. 물론 국회는 입법 외에도 국정감사 등 행정을 감시하는 기능을 통해 정책이나 행정에 영향을 끼칠 수 있어요.  현실에서 평교사 출신 교육감이 더 많아지면 좋겠고 국회의원 중에서도 교육 현장 경험이 있고 교육을 잘 아는 사람들이 더 많았으면 좋겠어요.  그동안 국회 교육 상임위에 교육과 전혀 무관한 검사나 심지어 비리 사학 관계자 분들이 들어가 교육 관련법을 개선하기는커녕 개악하기도 해왔거든요."

- 비례대표 3번이면, 당선 안정권인데요. 
"선거를 앞두고 계속 정당 지지도 조사를 하잖아요. 현재 열린민주당 지지도가 계속 올라가고 있어요. 처음에는 한 자릿수였는데, 지금은 두 자릿수까지 올라간 상황입니다.  그걸 기준으로 보면 저는 당연히 당선권이고 상당수의 후보들이 원내에 진입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 내부분위기는 어떤가요? 
"고무돼 있습니다. 왜냐하면 열린민주당이 만들어진 지 얼마 안 되는 신생 정당인데도 유권자들이 굉장히 관심을 보여주시면서 지지도가 올라가고 있잖아요.  그래서 후보들이나 당 관계자들이 '야 우리가 열심히 하면 인정받는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


"친조국당? 검찰 개혁 확실히 하겠다는 의미가 더 강해" 
 

강민정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 ⓒ 이영광

 - 열린민주당에 친조국 이미지가 강하다고 보는 시각이 있습니다. 
"더불어시민당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면 개국본(개싸움국민운동본부)에서 활동했던 분들을 중심으로 '시민을 위하여'가 만들어지고, 그 분들과 민주당과 협력해서 정당을 만든 거 아닙니까? 그런 면에서 보자면 열린민주당을 친조국당이라고 하는게 맞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일부에서는 저희 당을 친조국당이라 말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최강욱, 황희석 등이 검찰과 굉장히 열심히 싸웠기 때문에 오히려 검찰개혁을 철저하게 하겠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이 아닐까 싶네요. 그리고 다른 후보들 면면을 보면 안원구 후보 같은 경우는 다스나 BBK등 때문에 굉장히 고통과 피해를 받았던 사람이잖아요. 주진형 후보는 경제 전문가이고요. 철저하게 개혁에 앞장설 수 있는 사람들이 모인 정당이라 할 수 있죠. 이런 인물들에게 친조국당 프레임을 씌우는 건 우리쪽 지지도가 높아지는 것에 대한 견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 후보님은 조국 사태 때 굉장히 비판적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조국 사태에 과도한 검찰권력이 개입된 것은 비판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 당시 상황을 보면 검찰개혁이 막 이슈가 됐고 공수처법이 핵심적으로 논의가 됐었잖아요. 그런 면에서 보자면 검찰 반발에 조국이 희생양이 된 측면도 있다고 봅니다." 

- 그렇다면 검찰 개혁과 별개로 조국 전 장관 딸 문제는 어떻게 보시나요? 
"조 전 장관의 정치적 신념과 일상적 삶의 불일치로 인해 어느 정도 한계가 드러났다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성찰해야 하는 부분이 있는 것이고요.  그렇지만 그게 한 가족을 완전히 몰살시킬 만큼의 문제인가 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일이라고 봅니다."

-  정치를 하게 된 이유는 뭔가요? 
"제가 정치를 해야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애초부터 나온 건 아닙니다. 교육 운동을 하면서 진짜 국회에도 교육을 잘 아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평소에 했습니다. 그런데 열린민주당이 교수 출신이 아니라 현장을 잘하는 평교사 출신을 찾았고,  저 한테 제안이 와서 적극 고민을 하게 된 겁니다. 우리 정당들이 교육계 비례에 대해 별로 고려하지 않는 상황에서 평교사 출신인 저에게 제안을 해서 솔직히 놀랍고 고마웠습니다." 

- 가장 고민은 뭐였나요? 
"첫 번째는 제가 애초 국회에 들어간다는 생각을 안 했기 때문에 그게 너무나 생경했고, 두 번째는 후보가 된다는 게 특정 정당을 정해야 하는 일이라 고민이 컸습니다. 그럼에도 열린민주당의 제안을 받고 응한 건 우리 교육 전체를 위한 기회이기도 하고 제게 주어진 역사적인 역할이 아닐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 선거 후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이 합당하는 거 아니냐는 시각도 있습니다. 
"그 문제는 선거 끝나고 나면 당선된 국회의원들을 중심으로 다시 논의를 해서 결정하자는 정도만 이야기가 됐습니다. 그런데 양당이 비슷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그런 가능성까지도 열려 있기는 하다고 봅니다. 다만 지금, 정해진 건 없어요."

- 더불어민주당은 열린민주당 지지율 오르는 게 불편한 거 같은데.
"선거라는 게 어차피 자신의 후보를 최대한 당선시켜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봐요. 근데 선거 끝나고는 상황이 달라질 겁니다."  

- 거대 양당이 만든 위성정당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있습니다.
"미래통합당이 미래한국당을 만들면서 시작됐고, 이는 연동형 비례제 선거법 개정취지를 진짜 형편없는 수준으로 망가뜨린 거지요. 근데 지금은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지 통합당 세력을 최소화 시키는 관점에서 풀어나갈 수밖에 없어요. 선거가 끝나고 나면 우리가 만든 연동형 비례제가 어떻게 개선돼야 그 취지를 제대로 살릴 수 있을지 다시 논의해봐야 한다고 봅니다." 

- 국회 들어가서 어떤 일을 하고 싶으신가요?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요. 그동안 교육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국회 교육 상임위원이 됐어요. 이 때문에 교육 현장에서 필요한 관련법을 제대로 만들 수가 없었죠. 일단 사학법을 개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봐요. 비리 사학이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면서 마치 개인기업을 운영하듯이 하는 건 빨리 고쳐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그리고 진보 교육감 생기고 나서 혁신 교육이나 학교 자치 관련 과제들이 많이 생겼는데, 이걸 뒷받침할 법‧제도가 제대로 없습니다. 그래서 현장에 장애물들이 많아요. 교육자치, 학교 자치가 잘 이루어질 수 있는 법을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또한 교사들은 일체의 정치적 활동을 못 합니다. 선거 날 투표밖에 못 해요. 당연히 정당 가입도 안 되고. 페이스북에 '좋아요'를 눌러서 재판받고 처벌을 받는 처지죠. 사실 민주시민을 길러내는 게 교사인데, 교사는 민주시민이 가지는 기본권을 가지지 못하고 있어요. 이것을 되찾는 작업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 문재인 정부 교육 정책은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남북관계나 코로나19 대응은 잘 하지만, 가장 취약한 부분이 교육이라고 생각해요. 교육 공약 중 지켜진 게 없습니다. 국회의원이 행정부 감시-감독 역할을 맡는데 남은 임기 동안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입니다."

- 전교조 법외노조도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가 한 걸 문재인 정부에서 고치지 못하고 있죠. 
"그것도 빨리 해결돼야 한다고 봐요. 왜냐하면 노조를 만들 권리는 기본권이기 때문입니다.  거기에 해고자가 몇 명 있는지가 기준이 되는 건 말이 안됩니다. 박근혜 정부야 워낙 황당한 정부였기 때문에 사람들이 '박근혜스럽다'라고 생각하면 그만이지만, 문재인 정부가 그걸 그대로 두는 건 다른 문제라고 봅니다. 전교조 법외노조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될 문제죠. 그리고 근본적으로는 교원노조법 2조를 바꿔야 한다고 봅니다. 전교조도 일반노조들이 누리는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법이 개정돼야 한다고 봅니다." 

- 지금 코로나19로 학교 개학이 계속 연기되고 있습니다. 4월 9일부터 순차적으로 온라인 개학을 계획하고 있는데 어떻게 보시나요. 
"학교가 집단발병의 진원지가 될 수 있고, 아이들은 신체적으로 약자이기 때문에 불가피한 조치라고 봅니다. 정부는 대책으로 온라인 개학이라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 인프라가 너무 없는 상태죠. 지원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온라인 수업을 해 본 적이 없잖아요.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EBS가 컨트롤타워이니만큼, 현장 교사들이 다양한 교육 콘텐츠를 만들어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필요합니다.  국가비상 상황에서 아이들이 피해를 받지 않도록 정부와 기업이 적극적으로 나섰으면 좋겠습니다." 

- 아예 9월 학기제로 가자는 의견도 나옵니다. 
"많은 나라가 9월 학기제를 채택하고 있지만, 여러 가지 다른 문제들과 연결되어 있는 만큼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코로나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된 다음에 검토해야 할 문제인 거 같습니다." 

-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평교사 출신이 국회의원이 되어 국회 안에서 교육 개혁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강민정 #열린민주당 #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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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연재 4.15총선 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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